공항동 어버이날 잔치 - 유진숙 선생님, 김재옥 선생님 두 번째 만남

<글쓴이 : 이미진 사회복지사>

 

김재옥 선생님, 유진숙 선생님 두 번째 만남


김재옥 선생님과 유진숙 선생님을 처음 만나 뵙고 일주일 후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할지, 재료는 어디까지 나눔을 받으셨는지, 저희가 도움을 드릴 곳은 없는지 여쭙기 위해 만났습니다.


오늘은 정우랑 팀장님과 동행 했습니다.


어버이날 잔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간단한 인사와 안부를 나누었습니다.


“잘 지내셨어요?”
“네~ 잘 지냈죠. 아 안 그래도 이번 어버이날 저녁에 아랫집 할머님댁에 남편이랑 같이 전이랑 막걸리 들고 가려고요.”


김재옥 선생님께서 지난 첫 만남 때 이야기해주셨던 아랫집 할머님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 첫 만남 이후 한 번 더 찾아뵈었고 이번 어버이날을 구실로 전과 막걸리를 들고 갈 거라고 하셨습니다.


관계를 쌓기 위해 아랫집 할머님이 좋아하시는 것을 구실로 다가간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아랫집 할머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잘 쌓을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셨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유진숙 선생님 집 주변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 분 한 분 특성들을 꿰고 계셨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웃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많으신지, 이웃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많이 배웠습니다.


어버이날 잔치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선 어디까지 준비가 되셨는지 여쭈었습니다.


“혹시 어디까지 준비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아! 저희 바르게살기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거기에 같이 활동을 해주시는 분이 전 부치는 거 함께 해주시기로 하셨어요.”
“어르신은 네 분은 확실히 오신다고 하셨고요. 주변에 아시는 분들도 같이 데리고 오시라고 말씀드렸어요.”


제가 굳이 관여하지 않아도 일이 척척 진행됩니다. 벌써 장소부터 잔치에 오실 어르신, 함께 해주실 지역주민까지 구해졌습니다.


다음으로 필요한 물품과 재료에 대해 나눔 활동 안내지를 보며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지난날 한수현 주임이 S복지관 명절행사 진행당시 만들었던 나눔 활동제안 안내지를 참고하여 어버이날 잔치 나눔 활동을 제안하는 안내지를 만들었었습니다.

<나눔활동 안내지>


예상인원을 말씀드리니 안내지에 적혀있는 필요재료를 보며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음... 밀가루보다는 부침개 가루가 좋을 것 같아요. 한 3봉 정도 있으면 될 거에요.”
“식용유랑 밀가루는 아는 동네 언니가 나눠주기로 했어요. 따로 사지 않아도 돼요.”
“마실 거랑 김치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우리 집에 있는 김치 준비할게요. 마실 것도 우리가 준비하고요.”


두 선생님의 많은 경험을 통해 재료준비가 막힘없이 진행됩니다.

 

<두 선생님의 수첩>

 


“그럼 저희 복지관에서는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전기 팬을 이용해서 전을 부치려고 해요. 그래서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있는 게 필요한데...”
“아 그럼 저희 복지관에 긴 롤 선이 있어요! 전기를 빼 올 수 있는 곳만 있으면 전기 쓰시는 건 어렵지 않으실 거예요. 저희가 그럼 롤 선을 준비할게요.”


필요한 재료와 물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두 선생님은 잔치를 이끌어가고 있고 저랑 팀장님은 두 분을 거드는 모양새가 되어있었습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 복지관이 거드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몸소 알게 됩니다.


그 외에도 담당자가 고민했던 부분인 홍보, 예상되는 소음으로 우려되는 점, 진행하는 방식 등을 나누었습니다.


두 선생님께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골목에서 전을 부쳐 먹고 있으면 관심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모여 나누어 드시게 될 거고 모두 동네 사람들이기 때문에 소음에 대해 말씀하실 분은 없으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담당자만 고민이 한가득인 듯 했습니다. 두 분의 편안한 모습에 담당자도 저절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두 분이 모든 것에 관해 결정해주시고 이끌어주시니 담당자가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안합니다.


복지관의 일이 아닌 마을의 일이 되게 하니 신기하게도 사회사업가는 오히려 편해집니다.


마을주민이 마을 어르신을 대접하기 위해 만들어갈 작고 소박한 어버이날 잔치. 잔치를 구실로 동네 오가며 인사 나눌 이웃이 많아지는 그 날이 벌써 기대됩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는 복지를 넝쿨째 불러들이는 마법입니다. 복지가 넝쿨처럼 뻗어나가게 하는 요술입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 사람이 생기고 그 사람의 지혜 지식 정보 기술 재화가 따라오고 또 다른 사람이 연결됩니다. 돈은 물론이고 공간도 도구도 재료도 해결됩니다. 일이 술술 풀립니다. 신납니다. 감동 감사가 넘칩니다.


<복지요결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 중>

 

만남 그 이후


김재옥 선생님과 유진숙 선생님을 만나 뵙고 난 후 4일 뒤 김재옥 선생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김재옥 선생님의 카톡>


“안녕하세요. 공항동 5/8 봉사하려고 월차 냈어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오셔야 하는데...날이? 그래도 준비는 해야죠.~~ 그날 오전에 뵈어요.~~♥”


어버이날 잔치를 위해 월차까지 내셨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동네의 어르신들을 생각하시는 마음이 깊이 느껴졌습니다. 너무 감사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 처음이라 잠도 설친다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기대하고 계시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담당자인 저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었습니다. 담당자 혼자 준비하고 진행하는 잔치가 아닌 마을 주민과 함께 진행하는 잔치이다 보니 불안함도 고민도 모두 같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두 분이 함께함이 복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1)

  • 정우랑
    2018.08.20 18:58

    “네~ 잘 지냈죠. 아 안 그래도 이번 어버이날 저녁에
    아랫집 할머님댁에 남편이랑 같이 전이랑 막걸리 들고 가려고요.”

    김재옥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닫습니다.
    어버이날 잔치는 결국, 풍성한 이웃 관계를 위한 구실일 뿐입니다.
    굳이 어버이날 잔치에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형태로 관계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여 나오기 어려운 할머님께
    직접 찾아가십니다. 중간에 복지관과 사회사업가는 없어도 됩니다.

    사회사업가가 직접 전달했다면
    할머니는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아마도 '복지관에서 좋은 일 하네. 고맙네.'라고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김재옥 선생님이 직접 '전'을 들고 찾아갑니다.
    얼굴 보며 인사 나누고, 맛난 음식 나눕니다.
    할머니는 '윗집 아주머니가 참 정겹네. 고맙네.'라고 생각하십니다.

    이겁니다.
    어버이날 잔치로 동네가 들썩거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지관과 사회사업가가 빛나면 안 됩니다.
    이 잔치를 준비한 동네 이웃이 빛나도록 도와야 합니다.

    공항동에 '이웃과 인정'이 풍성해지는데
    부족한 부분만 거들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