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동 어버이날 잔치 준비 - 유진숙 선생님, 김재옥 선생님 첫번째 만남

<글쓴이 : 이미진 사회복지사>

 

통장님들께서는 기존에도 동네의 많은 역할을 맡고 계셨기에 어버이날에도 함께 하시는 건 부담스러워 하셨습니다.


어버이날 잔치를 위해 함께 해주실 분은 누가 없을까 계속 고민했습니다. 그때 정우랑 팀장님과 신미영 선생님께서 김재옥 선생님과 유진숙 선생님을 만나 상의해보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김재옥 선생님과 유진숙 선생님은 지난날 송정초 동문회 박영옥 선생님께서 지역에 많은 관심이 있는 분이 있다며 소개해주셔서 정우랑 팀장님과 신미영 선생님이 만나 뵙고 온 분이었습니다.


어버이날이 얼마 남지 않아 전화 드린 바로 다음 날 약속을 잡게 되었습니다. 급한 약속일정에도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다음 날 오전 10시에 송정뜨락 카페에서 한수현 주임과 신미영 사회복지사와 함께 만났습니다.


김재옥 선생님과 유진숙 선생님을 뵙기 전 속으로 ‘잘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자.’를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며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먼저 와계셨던 김재옥 선생님과 유진숙 선생님은 저희를 반겨주셨습니다. 명함을 드리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한수현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미진입니다.” 
자리에 앉아 음료를 시킨 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김재옥 선생님께서는 지난 정우랑 팀장님과 신미영 선생님을 만난 후 이웃과 고독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남편과 함께 평소 왕래하지 않던 아랫집 할머님을 찾아뵈었다고 하셨습니다.


집 문을 한참을 두드리고 나서야 문을 빼꼼 열어주셔서 겨우 집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하셨습니다. 아랫집 할머님의 집에는 술 냄새가 진동하였고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지 않다며 죽고 싶다는 말씀을 계속하셨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김재옥 선생님께서는 본인이 사는 곳에서도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며 이제라도 알게 해주신 정우랑 팀장님께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바로 실천해주신 김재옥 선생님께 오히려 저희가 감사했습니다.


사람들의 관계를 이어주기 위해 일을 한다는 저조차도 평소 잘 알고 지내지 못한 사람의 집에 찾아가 인사를 드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 어려운 일을 이야기 듣고 바로 실행하셨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전율이 온몸에 흐릅니다. 앞으로 사회사업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격적으로 어버이날 잔치에 대해서 설명해 드렸습니다. 제가 먼저 말씀을 드린 후 설명이 더 필요한 부분은 한수현 주임님께서 덧붙여 주셨습니다.


어버이날 잔치에 대한 설명을 들으신 김재옥 선생님과 유진숙 선생님께서는 고민 없이 어버이날 잔치를 진행하고 나면 주민끼리 관계가 생길 수 있으니 아주 좋은 것 같다며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곧장 어떤 부분을 해야 할지 물어보신 후 주변에 알고 지내시는 어르신들과 주민에게 전화하셨습니다.


“어르신 잘 지내고 계셨어요? 아 다른 게 아니고 저희 5월 8일에 전을 부쳐 먹으려고 하는데 시간 괜찮으세요?”
“언니! 아니 우리 5월 8일에 동네 어르신들이랑 모여서 전을 부쳐 먹으려고 하거든~ 혹시 식용유 3통 정도 필요한데 나눠줄 수 있어?”


이야기를 끝내자 바로 전화하시는 두 선생님의 빠른 실행력에 오히려 제가 당황했습니다. 두 선생님을 만나기 전 제가 했던 고민은 무색해졌습니다.


장소도 바로 정해졌습니다. 장소를 궁리하던 저희에게 유진숙 선생님께서 본인 집의 주차장에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송정뜨락 카페에서 이야기가 끝난 후 장소를 보기 위해 유진숙 선생님 댁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유진숙 선생님 집 앞 주차장>


골목사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게 그늘진 곳이었습니다. 비가 오면 비를 막아줄 천장도 있었습니다. 어버이날 잔치 준비 중 가장 어려울 것 같던 장소섭외가 이렇게 쉽게 끝나니 모든 근심·걱정 사라졌습니다.


아쉽게도 김재옥 선생님은 출근 시간과 겹쳐 함께 잔치를 즐기진 못하시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재료 구하는 것부터 함께해줄 주민 섭외까지 본인 도움이 필요한 부분 도와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유진숙 선생님, 김재옥 선생님. 저희가 어버이날 잔치를 하려는 의도에 동감해주시고 흔쾌히 동참해주시니 참 감사합니다.
적극적으로 관심 두고 함께 해주시려는 두 분이 있기에 ‘과연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일을 확신으로 이끌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2)

  • 김은희
    2018.05.25 10:05

    통장님들께서 마을에서 하는 일들이 많아 이번에 함께 하기 어렵다 하셨을 때
    이미진 선생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을거예요.

    그런데 구세주처럼 나타나신 김재옥, 유진숙님께서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직접 도와줄만한 이웃도 알아보시고, 장소도 바로 결정하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했을까요?

    월평살이 94쪽에
    '51곳을 갔습니다. 비오는 날, 바람이 매서운 날에도 갔습니다.
    단호하게 거절하는 사장님, 다음에 오라는 사장님...하지만 지선이 사정을 이해하는
    사장님, 눈을 보며 이야기하는 사장님 같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사회사업가는 이처럼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인정을 깨우는 일이라 합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니 잘 돕고 싶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씨를 뿌리고 다녔으니 언젠가는 열매를 맺고 싹을 틔울 겁니다.'

    이글 보며 조금은 숙연해졌습니다. 한가지를 위해 그렇게 많이 인사드리고 찾아뵌 것을 보며
    더욱 우리가 해야할 일이 선명해집니다.

    우리도 그렇게 인사드렸던 분 없었다면 공항동 동네잔치 어찌 가능할까요?
    발바닥 닳도록 다니며 이웃과 인정을 살리는 사회사업 하다보면 열매맺는 날 있을 겁니다.

  • 정우랑
    2018.08.20 18:52

    "어버이날 잔치에 대한 설명을 들으신 김재옥 선생님과 유진숙 선생님께서는 고민 없이 어버이날 잔치를 진행하고 나면 주민끼리 관계가 생길 수 있으니 아주 좋은 것 같다며 말씀해주셨습니다."

    사회사업가의 의도를 잘 알아주는 '단 한 분만 있어도' 해 볼만 합니다.
    그런데 벌써 '두 분'이나 만났습니다.

    아는 어르신을 전화로 초청합니다.
    주변에 함께 동참하실 권합니다.
    장소도 선뜻 내어주십니다.

    사회복지사의 입장에서만 봤다면
    빌라 주차장을 어버이날 잔치 장소로 생각해봤을까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쳐버릴 장소를
    어버이날 잔치를 위한 장소로 정했습니다.
    모든게 술술 풀립니다.

    이전에 김재옥, 유진숙 선생님을 만나
    복지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사회사업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설명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사회사업, 인사가 절반, 아니 그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