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동 어버이날 잔치 준비 - 1. 담당자의 고민

(글쓴이 : 이미진 사회복지사)

 

올해 이어주기팀에서 공항동 어버이날 행사진행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어버이날 담당을 맡게 되었다고 이야기 들었을 때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복지관과 공항동은 멀리 떨어져 있어 관계가 없던 곳이었기 때문에 공항동 지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도 했었고 복지관이 공항동에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행사이기도 했으며, 어버이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 남짓 남았을 때였습니다. 막막했습니다. 방화동에서 담당했다면 어떤 분에게 부탁하면 좋을지, 어떤 장소에서 하면 좋을지 머릿속에 금방 그려졌겠지만... 아직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공항동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하니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속 고민했습니다. 다른 복지관은 어버이날을 어떻게 보냈는지 각종 사이트에 검색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어버이날은 생활복지운동으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얼른 어버이날 행사를 구상해야만 마을에 인사도 다니며 설명도 드리고 함께 해주실 분을 찾을 텐데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만 가고 머릿속은 백지장이니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그때 함께 고민해주시던 한수현 주임님이 어버이날에 ‘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수현 주임님이 인천에 있는 S복지관에 다닐 때 진행했던 명절이야기를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복지관에서 집에서 틈틈이 한수현 주임의 명절이야기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책이 저에게 계속 질문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수현 주임님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저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저에게 던지는 질문을 종이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 나에게 던진 질문에 관해 책과 인터넷을 통해 찾고 생각하여 그에 대한 답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적어 내려갔던 메모 1>


1. 질문 : 어버이날은 어떤 날인가?  
  답변 : 부모님, 어르신을 공경하는 날
  1-1 질문 : 독거 어르신들이 보내는 어버이날은 어떤 모습인가?
         답변 : 대부분 집에서는 어버이날 음식을 대접하거나 선물을 전하며 어버이날을 보냄. 하지만 ‘독거어르신 어버이날’을 포털사이

트에 검색해보면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이 어르신 댁에 방문하여 선물을 전달함. 이때 어르신은 불쌍하게 보이기 쉬워 보임.
  1-2 질문 : 우리가 꿈꾸는 어버이날은?
         답변 : 불쌍하고 나약한 모습이 아닌 마을의 어른으로서 공경받는 어버이날이 되었으면 함.
2. 질문 : 공항동 어버이날 행사를 통해 어떠한 것을 얻고자 하는가?
   답변 : 이웃 간의 관계를 살리고자 함.
 2-1. 질문 : 그럼 내가 주력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답변 : 관계에 주목해야 함. 관계의 시작은 인사임.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구실이 있어야 함. 그래서 어버이날을 구실로 하고자 함.
3. 질문 : 어른다움은 무엇인가?
    답변 : 어른 구실, 어른 노릇 하시는 것
4. 질문 : 왜 마을의 것으로 하려고 하는가?
    답변 : 복지관은 언제까지나 일시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음.


질문에 대한 답을 적고 나니 제가 행사를 진행할 때 무엇을 주로 보고 가야 할지 눈에 보입니다. 내가 잔치를 왜 하고자 하는지 내적동기가 생깁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한수현 주임의 이야기를 읽으니 어떻게 행사가 진행될지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려집니다.


생일파티에 생일인 당사자가 주변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생일을 축하받듯이 공항동 어버이날은 어르신들이 동네주민을 초대하고 초대받은 동네주민은 어르신에게 공경과 감사를 전하는 날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머릿속에 그려진 모습을 다시 빈 종이에 적었습니다. ‘골목 어귀에서 진행하기’, ‘수혜자의 느낌이 아닌 어르신을 대접하는 모습으로’, ‘조금씩 부담되지 않을 정도만 부탁하기’, ‘어르신이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는 모습으로’, ‘생일파티 같은 느낌으로’  

<적어 내려갔던 메모2>


 

잔치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니 지역주민에게 설명하는 안내지를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생각이 샘솟습니다.

곧바로 함께해주실 분을 찾기 위해 공항동 주민에게 왜 어버이날 잔치를 진행하는지, 어떤 어버이날 잔치를 할 것인지 설명할 안내지를 만들었습니다.

 

<어버이날 잔치 안내지 앞면>

 

<어버이날 잔치 안내지 뒷면>


 

만들고 나니 참 뿌듯합니다. 의미 있게 실천하기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은 어렵고 힘들지만 팀원들이 본인 일처럼 함께 해주니 힘이 납니다.

어버이날 행사 의미 있게 잘 실천해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습니다.

 

댓글(4)

  • 정우랑
    2018.05.14 08:00

    어버이날 행사를 복지관 사회사업답게
    잘 해보려 끊임없이 고민하고 궁리했습니다.
    어르신을 어르신답게 세워드리고
    공항동에 '관계'가 생동하길 바랐습니다.
    동료의 선행연구를 읽으며 함께 궁리했기에
    든든했을겁니다.
    지향하는 바가 같은 동료가 있기에
    함께 머리 맞대고 의논할 수 있었습니다.

  • 정우랑
    2018.05.14 08:03

    어떤 일을 하든지 선행연구는 무척 중요합니다.
    이미진 선생님의 이번 실천은
    앞으로 지역 안에서 '어버이날 행사'를
    궁리하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선행연구가 될 겁니다.

  • 김은희
    2018.05.14 17:34

    이미진 선생님이 어버이날 행사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많은 고민과 궁리한 모습이 보입니다.
    정말 어버이날의 의미에 맞게 또 마을의 잔치이게 돕기 위한 궁리였습니다.
    처음엔 신입에 가까운 본인이 해야하는 것에 더 부담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행연구하고 궁리하며 더 잘 해보고 싶은 마음도 커졌을 것 입니다.
    정말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미진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 손혜진
    2018.05.18 17:36

    어버이날을 우리 복지관답게, 사회사업답게 준비하고자
    궁리하고 노력한 한적이 보여요^^
    처음 부담스러웠던 마음이 조금씩 설렘으로 바뀌는게 눈에 보여요.
    참 잘 했어요. 미진 선생님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