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잔치 준비 - 당일 아침

 

<글쓴이 : 이미진 사회복지사>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버이날 잔칫날이 되었습니다.


기대 반 설렘 반인 마음에 밤새 잠도 설쳤습니다.


출근하자마자 분주하게 필요한 물품을 챙긴 후 정우랑 팀장님과 함께 유진숙 선생님 댁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재옥 선생님도 오셨습니다.


어버이날 잔치에 필요한 재료들을 사기 위해 동네 슈퍼마켓으로 갔습니다.


두 선생님은 저번 만남 때 필요한 재료들을 적어 놓았던 메모를 보시며 앞장서서 물건을 고르셨습니다.

<장보는 모습>


“음... 오이가 싱싱하고 좋네. 이거 한 팩만 있으면 되겠다.”
“나무젓가락은 이 정도만 있어도 되겠지”


저와 정우랑 팀장님은 두 선생님의 뒤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고르신 물건을 장바구니에 열심히 담았습니다.

<두 장바구니 가득 담긴 재료들>


쇼핑하는 중간 두 선생님께서 슈퍼마켓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정우랑 팀장님과 저를 소개해주시며 어버이날 잔치를 홍보하셨습니다.


“오늘 여기 방화11복지관 선생님들이랑 진숙 언니네에서 어버이날 잔치해요. 좀 있다 올 수 있으면 놀러 와요.”


보이는 사람마다 놀러 오라며 홍보하시는 두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두 선생님을 보며 저 또한 설렘과 기대가 높아져만 갑니다.

 

장을 다 본 후 재료 손질을 위해 유진숙 선생님 댁으로 갔습니다.

<장 본 물건들. 펼쳐놓으니 한 가득 입니다.>


유진숙 선생님의 지휘로 재료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선생님 여기서 부추 좀 다듬어주세요. 이렇게 지저분한 것만 골라내면 돼요.”
“오이랑 당근은 이렇게 채 썰어서 여기 봉지에 담아주세요.”
“부추는 저기 화장실에서 한 3번 정도 씻으시면 돼요.”

<유진숙 선생님 지휘에 따라 재료준비하는 담당자>


지휘에 따라 양말을 벗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채소를 씻고 거실 식탁에 둘러앉아 재료를 다듬었습니다.


다 같이 재료 손질할 때 빠질 수 없는 수다.


 

<도란도란 이야기나누며 재료손질하는 정우랑 팀장님(좌), 김재옥 선생님(우)>

 

두 선생님의 가족 이야기부터 인생이야기까지 끝날 줄 모릅니다.


재료손질을 하는 중에 문득 ‘어? 어느 순간부터 내가 두 선생님의 지휘에 움직이고 있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두 분이 주체적으로 하실 수 있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속 여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두 선생님께서 주체적으로 하고 계시고 저는 심부름하는 모양새가 되어있습니다.


신기합니다.

예전에는 담당자니까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불안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주민이 직접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보니 그 불안은 쓸모없는 불안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역주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마을잔치가 이런 거구나 하고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신없이 재료준비를 하고 있으니 배에서 꼬르륵 알람 소리를 울립니다.

 

점심시간 때에 맞추어 유진숙 선생님께서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여주셨습니다.


차린 건 없다 하시며 이것저것 집에 있는 반찬 꺼내주십니다.

<한 상 가득 차려주신 음식>


열심히 일한 뒤 먹으니 밥맛이 꿀맛입니다.


무척 맛있어서 더 먹고 싶었지만 좀 있다 뱃속에 전이 들어올 자리 남겨두었습니다.


다시 잔치 준비를 합니다.

 

전만 먹으면 심심하니 전과 같이 먹을 부추 오이김치를 담갔습니다.

<단 시간에 뚝딱 만들어진 부추오이김치>


언제 풀까지 쑤셨는지...액젓 조금, 설탕, 고춧가루, 다진 마늘 등 유진숙 선생님의 손대중 눈대중으로 재료 넣어 만든 부추오이김치가 뚝딱 완성됩니다.


밖에 나가 잔치할 자리에 돗자리를 깔아놓고 전기 팬을 사용하기 위한 전기를 연결하였습니다.


빌라 1층에서 전기를 빼 오려고 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아 3층에 있는 유진숙 선생님 댁에서 전기를 빼 왔습니다.

 

전기연결은 유진숙 선생님 남편분이 도와주셨습니다.

 

퇴근하고 오신 지 얼마 되지 않아 피곤하실 법도 한데 흔쾌히 함께 해주셨습니다.

 

가위를 이용하여 줄을 내려 전기도 연결해주시고 잔치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살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전기 팬도 연결하고 이것저것 물품들을 꺼내놓고 반죽을 갖다 놓으니 어느덧 잔치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전에 행사 준비할 때와 달리 이렇게 여유로워도 될까? 싶던 준비가 금세 뚝딱 끝났습니다.


함께하니 준비도 금방 끝납니다.

 

함께하니 웃음꽃이 활짝 핍니다.

댓글(2)

  • 김은희
    2018.06.15 16:11

    두 분은 동네잔치 생각하며 장보는 것, 잔치하는 것 모두 큰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어떻게 준비할지 뭘해야 하는지 알고계셨겠지요.
    ‘어? 어느 순간부터 내가 두 선생님의 지휘에 움직이고 있네?’
    심부름하는 모양새 맞습니다. 그럴만도 합니다.
    그러니 두 선생님이 궁리하고 준비하신 동네잔치로 이룹니다.

  • 정우랑
    2018.08.20 19:28

    "보이는 사람마다 놀러 오라며 홍보하시는 두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복지관의 일이 아니라 '내 일'로 생각했기에 더 설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당신들이 준비한 잔치에서 "하하호호" 동네 어르신들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모습에 얼마나 기분이 좋으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