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1105동 복날잔치 이야기 E01

 

8, 보성빌라 반장님과 복날잔치를 준비했지만, 

코로나 19 상황과 보성빌라 어르신들의 개인사정으로 잔치는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지역주민이 동네잔치를 구실로

이웃과 인정을 나누며 이웃사촌을 만드는 활동입니다.

알고 지내는 이웃 한 명만 있어도 그 동네는 살만하다고 합니다.

권민지 팀장님께서 꼭 잔치를 이루지 못해도 그 구실 하나로 이웃관계 살필 수 있다면

편지 한 통을 이웃이 전달하도록 도와도 의미 있는 잔치라고 하셨습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잔치라는 단어를 당사자에게 표현할 때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동네사람들을 왜 하는지, 우리가 왜 제안하는지 되돌아보았습니다.  

 

권민지 팀장님은 복날잔치를 강인혜 어르신과 해보길 제안하셨습니다.

강인혜 어르신은 단기사회사업으로 인연이 있었습니다.

단기사회사업 당시 강인혜 어르신께서 직접 만든 식혜를 이웃들과 나눠 마셨던 게 기억났습니다.

오랜만에 강인혜 어르신을 뵈러 댁에 방문하니 반려견 두 마리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강인혜 어르신께서 식혜를 잘 만드시니, 식혜를 이웃들께 인사하며 전달하면 어떨 지 제안 드렸습니다.

 

식혜 만들어도 줄 사람 없다. 부담스러워.”

 

강인혜 어르신은 1105동에 사는 양 아저씨와 친하셨습니다. 

강인혜 어르신은 거동이 불편한 양 아저씨를 몇 년째 안부 확인하며 가끔은 심부름도 도와주셨습니다.

 

강인혜 어르신~ 양 아저씨는 어떠세요? 이번 여름 많이 더우셨을 텐데, 식혜 가져다 드리면 좋아하실 거 같아요.”

 

강인혜 어르신과 인사드리러 갈 만한 분들을 두 세분 더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105, 1104, 공항동 성당 이웃들이 계셨습니다.

 

그래도 식혜 가져다주면 다 좋아는 하겠네.”

 

식혜만 드리면 섭섭하니 손편지도 부탁드렸습니다. 

식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음료였습니다. 

강인혜 어르신은 일요일부터 쌀을 준비해서 식혜를 만드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물엿도 사고 밥도 불려야 돼.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게 식혜다.”

나 혼자 먹는 거면 대충해도 되는데, 이웃들 준다니까 더 잘 만들어 된다.”

 

복지관은 식혜를 담아서 전달할 물병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물병 일곱 개만 사면 될 거야. 많이 사지 말고 딱 일곱 개만 사.”

 

강인혜 어르신께서 전달할 이웃은 일곱 분이셨습니다.

철두철미한 강인혜 어르신은 식혜도 인원수에 맞혀서 만드시기로 하셨습니다.

식혜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고생하시는 거 같아 강인혜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웃을 생각하는 강인혜 어르신의 마음이 참 감사했습니다.

 

이웃들에게 전할 엽서를 작성 중인 강인혜 님

 

 

다른 날, 강인혜 어르신께 손편지 작성을 위해 복지관 방문을 부탁드렸습니다. 

강인혜 어르신께서 천천히 편지를 작성하셨습니다.

 

무더위 힘드셨죠. 감주 한잔으로 털어 버리고 웃으세요.’

 

이웃 분들이 식혜를 받으시고 시원하게 여름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랐습니다. 

평소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으시는 강인혜 어르신의 모습에 이웃 분들이 크게 감동하실 거 같았습니다.

 

어르신~ 식혜보다 편지받고 이웃 분들이 더 좋아하시겠어요.~”

그래도 식혜 먹으면 식혜 더 좋아 할 거다.~”

 

강인혜 어르신과 잔치 당일에는 일곱 분의 이웃께 인사하며 식혜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식혜를 받은 이웃 분들이 어떤 말씀을 나눠주실지 기대됩니다.

 

 

글쓴이 : 곁에있기2팀 원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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