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1105동 복날잔치 이야기 E02

 

 

잔칫날 오전 일찍 강인혜 어르신 댁에 갔습니다. 

역시나 반려견 2 마리가 제일 먼저 반겨줬습니다. 

강인혜 어르신께서 냉장고에서 큰 통에 담긴 식혜를 꺼내시더니 

복지관에서 가져온 물병 일곱 개에다 식혜를 옮기셨습니다. 

다행히 식혜는 저한테도 주실 정도로 양이 충분했습니다. 

강인혜 어르신은 혹시 모자라면 안 되니 조금 넉넉히 준비 했다고 하셨습니다. 

 

 

강인혜 어르신의 편지와 식혜

 

 

강인혜 어르신과 식혜 배달을 어떻게 나가면 좋을지 상의했습니다. 


“양 아저씨는 11시에 일어나니까 11시 30분에 가자.” 
“일찍 가야 성당 사람들 만날 수 있을 거야. 성당 사람들부터 만나러 가자.”
“김정자 씨는 늦게 일어나서 12시에 가면 딱 맞을 거야,”


당사자 없이 혼자 배달을 갔으면 가까운 곳부터 방문 했을 텐데, 

강인혜 어르신은 이웃들의 상황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이웃을 만나러 가는 강인혜 어르신

 

강인혜 어르신과1101동에 갔습니다. 

고정희 님, 이안내 님 댁에 갔지만, 두 분 다 댁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괜찮다. 괜찮아. 아마 둘이 시장 갔을 거다. 원래 둘이 일찍부터 돌아다닌다.”


이번에는 1104동에 갔습니다. 

4동에는 강인혜 어르신께서 알고 지내는 이웃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강인혜 어르신께서 벨을 누르시고 문을 두드리셨습니다. 


“나야, 문 좀 열어봐~”


김수임 님께서 맞아주셨습니다.


“어머 형님이 직접 만든 거야? 고마워 잘 먹을게.”


김수임 님은 최근에 항암 치료를 받으셔서 기력이 좋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내가 만든 식혜라도 먹고 힘내라.”


로사님도 만났습니다. 
“웬일이야 강여사? 잘 먹을게, 고마워. 편지도 직접 쓴 거야? 강여사가 많이 바빴겠네. 고마워.”


구순이 넘는 김순희 어르신도 만났습니다. 

김순희 어르신은 고맙다며 강인혜 어르신께 직접 뜨신 손수세미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강여사, 다음에는 그냥 빈손으로 놀러와라. 응? 꼭.”

 

 

김정운 아저씨 댁에도 갔습니다. 

아저씨 댁은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었습니다. 


“아저씨, 잠깐 나와 봐요. 얼굴 좀 보자.”

 

문 밖에서 기다려도 김정운 아저씨의 인기척이 없자, 홍인혜 어르신은 조심스럽게 

김정운 아저씨의 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괜찮다. 괜찮아. 잘 아니까 내가 들어가도 아무 일도 없다.” 


강인혜 어르신의 확인 결과, 김정운 아저씨는 댁에 안계셨습니다. 


“여기다 놔두고 가야겠다. 알거다 내가 왔다 간거.”


강인혜 어르신은 김정운 아저씨의 탁자 위에 식혜와 손편지를 두고 나오셨습니다.
강인혜 어르신과 1105동으로 향했습니다. 

김영란 님의 댁에 왔지만, 댁에 계시지 않아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저희가 돌아가는 모습을 복도에 나와 계시던 한 이웃 분께서 보셨습니다.


“제가 어르신께 대신 전달해 드릴게요. 그분 누구신지 알아요~”


대신 전달해주시는 이웃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강인혜 어르신과 양 아저씨 댁에 갔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손님을 맞이한 양 아저씨는 놀라신 표정이었지만, 

강인혜 어르신을 뒤늦게 보시고는 크게 반가워 하셨습니다.


“누님,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양 아저씨는 강인혜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셨지만,

 다른 이웃 분도 뵈러 가야 했기에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내가 또 올게.”

 

강인혜 어르신과 마지막으로 만날 이웃은 김정자 님이셨습니다. 

김정자 님은 밤늦게 주무시기 때문에 늦게 기상하십니다. 


“열두시에 가면 되겠다. 그 때면 일어나 있을 거야. 내가 안 그래도 어제 미리 연락했다. 오늘 간다고.”


열두시에 김정자 님을 만나러 강인혜 어르신과 출발했습니다. 

김정자 님은 문을 활짝 열고 저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김정자 씨, 우리 왔다.”


김정자 님은 저희를 위해 과일을 준비하셨습니다. 

강인혜 어르신도 손님이지만 김정자 님 옆에서 거드셨습니다. 

 

과일을 준비하고 계시는 김정자 님

 

김정자 님께서 사과와 포도를 차려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거 다 먹고가요. 다 못 먹으면 하나씩 가져가서 먹어요.”


최근 김정자 님의 건강이 좋지 않으셨습니다. 작년보다 체중도 많이 증가했다고 하셨습니다. 

강인혜 어르신은 김정자 님을 걱정하셨습니다.


“골고루 잘 먹어야 돼. 잘 먹고 건강한 게 최고다.”


“집이 지저분해서 오늘 오지 말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참에 청소도 조금 하고 집에 오랜만에 손님도 오니까 좋네~”


편치 않은 몸으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기상하자마자 청소 하시고 과일도 주신 김정자 님께 감사했습니다.


“오늘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요. 식혜도 잘 먹을게요.”


점심시간이 되어 김정자 님께 인사를 드리고 강인혜 어르신과 집을 나왔습니다. 


“이제 다 돌았지? 원 선생 고생 많았다.”


한분 한분 직접 만나 식혜를 전달하고 인사드리려 했던 강인혜 어르신께 감사했습니다. 

제게 주신 식혜도 잘 먹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글쓴이 : 곁에있기2팀 원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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