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글쓰기] 공항동 문집사업 (ep1. 책 출판까지의 여정)

(글쓴이 : 강수민 사회복지사)

 

 

[누구나 글쓰기]

‘누구나 글쓰기’는 공항동 사는 사람들이 나의 삶을 되돌아보며

어린 시절, 나의 부모님, 나의 친구 등 여러 가지 삶의 이야기를 엮어 하나의 책으로 만든 문집사업입니다.

 

공항동 주민, 8명이 작가로 참여해 자신의 삶 이야기 나눠주셨습니다.

여러 사람이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별거 없는 인생이라, 생각하면 눈물 나는 인생이라..’라고요. 전혀 아니었습니다.

누구보다 찬란한 삶을 이어오셨습니다. 그럴 수가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삶이란, 돌이켜보면 볼수록 후회와 아픔 등 부정적인 생각이 더 들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이미 지나버린, 돌이킬 수 없는 때를 생각하면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치만, 우리 작가님들은 이 감정을 이겨내셨습니다.

이만하면 성실히, 열심히 지내왔다고 생각하십니다.

긍정적으로 격려하고,

어딘가에서 힘겨운 사람이나 당신처럼

열심히 살고있는 누군가에게 응원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도 하셨습니다.

작가님으로 이야기 풀어주시기도, 인생 선배로 응원과 조언 해주십니다.

 

공항동 작가 8명의 이야기 자세히 들어보시겠습니까?

 


누구나 글쓰기 참여자 모집이 쉽지 않았습니다.

'책을 만든다고? 나는 그런거 못해' 라고 하시며 거절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직접 글을 쓰시는게 아니라,

제게 이야기를 풀어주시면 제가 대신 글로 옮긴다며 제안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살아온 인생을 이야기 하기에 큰 부담을 느끼셨습니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셨습니다. 

 

흔히들 자서전이라고 하면 대단한 사람, 업적이 있는 사람이 작성한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21년부터 복지관에서 발간해 온 11단지 아파트 사람들의 이야기 책을 펼쳐들며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만 하면 된다고요?"

 

가벼운 마음으로 삶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들려주셨습니다. 

좋은 사람 만났던 이야기, 친구들과 고향에서 놀았던 일화,

처음 경험해 본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들

이야기 나누며 당시에는 슬프고 괴로웠던 일도,

말하다보니 별거 아니였으며 그 힘듦에서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셨습니다. 

 

힘듦이 있었지만, 이야기 하시며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하셨습니다. 

조향자 님은 이야기 들려주시고 난 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셨는지

둘레 사람 직접 소개해주시기도 했습니다. 

 

귀한 당신의 시간을 제게 들려주어서 고맙습니다.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한 명, 한 명 만나서 이야기 직접 듣고 녹취록 풀어냈습니다. 

 

이야기 첫 물꼬로 '고향이 어디세요?'라고 여쭈었습니다.

이 질문을 시작으로 어린시절, 학창시절, 결혼생활, 경제활동 하던 때, 힘들었던 시간,

행복했던 시간 모두 흘러흘러 들려주셨습니다. 

별거 없는 인생이지 않았습니다. 반짝반짝 빛나고 희노애락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자와 대화 나누며 인간적인 우정과 감정 나눌 수 있었습니다.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에는 같이 눈물 짓기도 하고

재밌는 이야기는 함께 박장대소 하며 말입니다. 

 

이야기 들을 수록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대한 박물관 같았습니다.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격변하던 사회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 사람들은,

이웃들은 꾸준히 또 열심히 삶을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살아온 삶 이야기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작가님의 이야기가 얼마나 멋지고 빛나는 삶을 살아오셨는지 소개하겠습니다. 

 

권도순 작가 「내가 살아온 시간/ 내 고향 시골마을」
- 경상남도 하동군 옥종면 정수리가 고향이시다. 어린시절 친구들과의 일화가 많다. 밝고 쾌활하던 어린 소녀였다. 웃고 떠들던 작은 추억도 기억하신다. 그 때의 추억이 가끔 생각나 웃음 짓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쓸쓸하다. 다시 못 돌아갈 찬란했던 나의 시절이니까 말이다. 글을 쓰려고 생각해보니 나는 열심히 힘내서 살아온 생이었다. 끈기와 한번 마음 먹으면 끝까지 해내는 근성이 나를 있게 한것 같다. 젊을 때는 젊음을 모르고, 힘들 때는 힘든줄로만 안다. 돌이켜 보니, 즐거운 추억 많이 안고 있구나 싶다. 앞으로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 지내고 싶다. 교회에 열심인 신자로, 여러 활동에 적극적인 사람으로, 아이들의 엄마 할머니로 말이다. 참 즐거운 삶이다. 


조향자 작가 「아들과 고향에 가다」
- 전라남도 해남 시골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들과 함께 갔던 고향 여행이 가장 큰 행복을 느낀 시간이었다. 고마운 아들, 기특한 아들! 죽기 전에 고향에 갈 수 있을까 내심 쓸쓸하고 슬펐던 엄마를 알았던 것일까. 참 고마운 아들이다. 하나님 마음 깊이 섬기며 이웃도 섬기며 산다. 나의 고마운 사람, 권도순 권사님과 새벽기도 가는 게 내 하루 일과이다. 앞으로도 쭈욱 서로 건강히 의지하며 같이 하고 싶다. 


노명숙 작가 「사랑하는 내 친구들」
- 사랑하는 친구들을 위해 글을 쓰고 싶었다. 그들을 기억하면 힘이 난다. 힘든 일도 기쁜 일도 친구들 덕에 살았다. 그리운 나의 친구들.. 내게 큰 힘이 되어줬던 나의 친구들 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였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문득 생겼다. 나처럼.. 내 글을 읽는 당신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존재이길!


김정석 작가 「내가 쌓아온 시간/ 고마운 그대, 남편에게」
- 손재주가 남다르다. 아버지 어머니가 동네에 소문난 손재주꾼이었다. 바느질이며 뭐며.. 부모님 어깨 넘어로 배웠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어릴 때부터 내 옷은 내가 다 만들어 입었다. 가끔 멀쩡한 옷도 뜯어서 내가 새로 만들어 입기도 했다. 재밌었다. 시골에서 처음 서울 올라와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한 장사를 주변 이웃이 도와준 덕분에 먹고 살 수 있었다. 나는 봉사를 좋아한다. 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봉사시간만 1,800시간이 넘는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김태석 작가 「고마운 인생」
- 나는 꼼꼼하고 섬세하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식물, 물고기 키우기에도 관심이 많다. 이웃과 나누는 삶이 중요하고, 서로 마음 맞춰 지내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살아갈 수 있었던 기회들은 나를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 덕분이었다.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처럼 참 귀한 인연 많이 만났다. 


김흥기 작가 「나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에게」
- 나는 불화를 안 좋아한다. 좋은게 좋은거지라는 생각으로 시비를 걸어와도, 화가 나도 잠시뿐이라는 생각으로 참아내고 있다. 그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손해본 적은 없다. 내가 참고 견디는 걸 상대가 깨닫고 먼저 다가오기도 하니까 말이다. 사랑하고 미안한 내 자녀들에게 전하지 못한 진심이 있다. 차마 전하지 못한.. 이 진심이 이 글로 전해지면 좋겠는 것도 욕심일까 싶다. 내 삶의 버팀목, 내 자녀들 사랑한다. 건강하고 바르게 잘 자라주어 고맙다. 


김영자 작가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 사람은, 행복하면 행복한 줄 모르고 풍요로우면 풍요로운 줄 모른다. 늘 자신 상황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지냈으면 좋겠다. 북, 중국, 한국에 각 30년씩 살아왔다. 내 고향은 북녘땅이지만, 해방날 흔들었던 태극기로 내 고향은 대한민국이다. 평화통일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 하느님 자녀로 살아가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모두가 행복하길 기도한다. 


염춘순 작가 「살아 숨 쉬는 역사같은 내 이야기」
- 안해 본 장사, 안가본 지역없이 바쁘게 살았다. 동생만 여섯인데, 나는 동생키우기 보다 부모님이 살림을 시켰었다. 어깨넘어로 배웠던 어머니의 살림 덕분에 내 자녀들 먹여살리고 장사할 수 있었다. 그때는 살림이 싫고 공부하고 싶었는데, 나를 먹여살린 어머니께 배운 살림. 지금와 생각하니 참 감사하다. 바쁜 시절 보내고 요즈음은 수영, 운동도 다니고 주민센터랑 복지관 프로그램도 하고 재밌게 하루하루 살고 있다. 열심히 살아온 나다. 이제는 조금 놀기도 하고 싶다. 

 

작가님 8명 이야기 들으며 참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 관계에 대한 마음가짐, 

힘든 순간에도 배울 점이 있다는 긍정적인 태도도 중요함을 배웁니다. 

 

무엇보다 고마운 사람을 기억하고 나도 받은 은혜를 베푸는 마음이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서로 돕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 존재임을 잊지 않고, 또 내가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사람들에게 베푸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작가님 집에 저를 초대해주시고 질문 하나하나에 성의껏 답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떤 이야기하면 좋을지 고민하시고 의논해주시고, 책 만들기에 앞장 서 주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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