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기웃-육아모임] 이번주는 우리 돈, 다음주는 복지관 예산으로

(글쓴이 : 신미영 사회복지사)

 

 

주 수요일 육아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4시쯤 모이면 점심에 아이 보느라 식사를 제대로 못하시고 오십니다.
어머님들께서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배고파요. 허기져요. 점심 제대로 못 먹었어요."

마음이 쓰였습니다.
어머님들이 배고프고 허기져도 모임에 나와서 이야기 나누십니다.
이야기 꽃에 더하여 음식이 있으면 마음의 여유가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라 기대가 되었습니다.
또, 배고픔을 달래줄 안식이 되는 육아모임이 되길 바랐습니다.
이번만큼은 사회복지사가 제안하기보다 어머님들 입에서 시켜먹자! 말씀해주시기 바랐습니다.

김다영 어머님은 매번 우리 뭐 시켜먹을까요?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하지만 배가 고프지 않으신 분들도 계시고 조금 뒤면 남편과 식사를 준비해야 하니
선뜻 다 같이 먹자고 이야기하지 못하셨습니다.
그 이야기하실 때마다 어찌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11월 말,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 어머님들은 밖에 나올 때 더 만반의 준비를 해야 됩니다.
온김에 이야기보따리 다 풀고 가시고 이 시간을 누구보다도 잘 누리고 가고 싶어 하셨습니다.
어머님들의 마음이 통하신 그때가 오늘인 것 같습니다.

평가 회비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의논했을 때 어머님들께서 주도하여 결론을 내려주셨습니다.
"회식 및 평가회는 다음 주로 하고 오늘은 시간 되는 분들 모여서 근황 토크 어떤가요?"
"원래 예산은 없었던 거니까 오늘은 그냥 원래대로 시켜먹고 예산은 다음 주에 쓰는 걸로요! "

적극적으로 의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담당자는 어머님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감동헀습니다.

흘러가는 대화 속에서 어머님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음식 오기 전에 재빠르게 아이 모두 재운 육아 왕 어머님들과

모임 할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담당자가 추천한 음식 드시고 모임 평가가 아닌

담당자가 미식가 인지 아닌지 평가하는 어머님들 너무 재미있습니다.

 

육아모임 처음 홍보하러 다닐 때가 생각납니다.

김다영 어머님이 그러셨죠.

"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카톡에 답장 안 해도 되는 거죠?

한 번 참여하고 안 나가도 되나요?"

 

그러셨던 어머님의 말이 무색하게

지금은 카톡방에서 제일 활발히 대화 나눠주십니다.

그만큼 어머님 삶에 이 모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겠죠?

 

어머님들~ 육아모임 하며 삶의 활력, 쉼 얻길 바라요.

저도 어머님들 덕분에 사회사업하며 활력, 쉼 얻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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