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놀자] 공항동 자연놀이터 | 2교시(두 번째 여행. 동막해변)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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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놀자] 공항동 자연놀이터 | 길 위의 학교 입학 2022.06.14. 정해웅

[친구야놀자] 공항동 자연놀이터 | 1교시(첫 번째 여행. 안양예술공원)2022.06.21. 정해웅

 

여행 준비 회의

두 번째 여행 일정을 정하면서도 첫 번째 여행 이야기로 가득했습니다.

계곡이 말라 있었던 이야기, 돗자리 펴고 간식 나눠 먹었던 이야기,

물놀이 이후 컵라면 파티를 했던 이야기 모두가 아이들이 직접 준비하고 다녀온 여행 추억이었습니다.

 

다음 여행은 어디 갈지 각자 조사를 해오고 다시 회의하면 좋겠어요.”

여행 날짜 먼저 정하면 좋겠어요.”

 

여행 장소는 다음 회의 때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서로 일정을 물으며 여행 날짜 먼저 정했습니다.

716일로 두 번째 여행 날짜가 정해졌습니다.

6명의 친구들 모두 일정을 맞추는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친구가 일정이 안되는 이유를 이해해주며 여행 날짜를 정했습니다.

 

그럼 앞으로 매주 어떤 여행 준비를 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눠볼까?”

 

첫 번째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두 번째 여행도 아이들 스스로 준비하고 다녀올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여행 장소 회의 해야 해요.”

준비물 챙기는 역할도 정해야 해요.”

 

규담이와 승민이가 아이들의 의견을 칠판에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여행 전까지 어떻게 여행을 준비하면 좋을지 정해졌습니다.

 

여행 장소 선정

아이들 각자가 여행지를 조사한 이후에 다시 만났습니다.

오이도, 동막해변, 계곡 등 많은 후보지가 생겼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가율이가 회의록을 작성했습니다.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여행지와 가는 길까지 꼼꼼히 정리했습니다.

원택이와 승민이는 회의를 이끌어줬습니다. 근우와 윤성이, 규담이는 조사해 온 여행지를 발표했습니다.

여러 여행지의 장단점을 이야기하며 여행지 후보를 줄여나갔습니다.

어디가 더 좋은지 투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번에는 계곡에 갔으니까 이번에는 바다로 가자

오이도는 갯벌인데 지하철 타고 갈 수 있어

동막해변은 캠핑같이 텐트도 치고 놀 수도 있어

 

회의 끝에 동막해변으로 여행지가 정해졌습니다.

여행지 선정 이후에 여행 날짜도 다시 정했습니다.

716일에 개인 일정으로 여행을 갈 수 없는 친구가 생겨

다 같이 갈 수 있는 날로 여행 날짜를 다시 정했습니다.

아이들 방학식 날인 722일에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여행 날짜와 시간이 정해지고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방학식이 끝나고 뜨거운 태양 아래 여행지까지 가는 길이 걱정되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 힘든 여행지인데, 여행 짐까지 들고 다녀오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복지관 스타렉스 차량으로 다녀오면 편할 일이었지만,

아이들의 여행이기에 아이들이 직접 차량을 빌릴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스스로의 일을 설명하고 부탁하는 법을 배우길 바랐습니다.

 

얘들아 우리 이번에 여행가서 캠핑도 할 계획이었잖아,

짐도 많고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데 복지관에 차를 빌릴 수 있는지 찾아가서 여쭤보는건 어떨까??”

좋아요. 다음 주에 바로 가요.”

 

여행 차량 빌리기

복지관 차량을 빌리러 가기 위해 송정초에 모였습니다.

여행에 차량이 왜 필요한지 설득하기 위한 리허설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를 잘 설득하는 방법을 부모님께 물어 팁을 얻어왔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길 위의 학교가 어떤 활동인지 설명해야 돼

우리 스스로 자연으로 여행가는거고 친구들하고 잘 지내려고 하는 활동이야.”

 

아이들 나름대로 자연놀이터 활동을 소개하며 리허설을 했습니다.

복지관에 도착해 부장님과 만났습니다. 자연놀이터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어떤 여행인지 궁금해하시는 부장님 질문에도 천천히 잘 대답했습니다.

한 친구가 말하면 옆에 있는 친구가 거들어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의 부탁 끝에 복지관 차량을 빌릴 수 있게 됐습니다.

공식적인 차량대여 신청서도 아이들이 직접 작성했습니다.

 

다행이야! 이제 여행 준비물만 회의하면 되겠어

조마조마 했는데 성공해서 다행이야!”

 

차량을 빌리고 복지관 사무실을 나오며 아이들이 소리질렀습니다.

막상 못빌리면 어쩌지라는 걱정스런 마음도 있었나 봅니다.

긴장되는 순간이었지만 친구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 준비

작년 친구야놀자 기획단원인 태영이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이제는 송정초를 졸업하고 중학교 1학년이 된 친구입니다.

 

선생님, 이번에 친구야놀자 친구들하고 여행가신다면서요.

동생들이 어떻게 여행하는지 보고싶는데 같이 가도 돼요?”

 

태영이는 올해 친구야놀자 기획단원 몇몇 친구들과도 동네 형, 동생 사이라는 말을 듣고

같이 놀러 간다기보다 태영이에게도 선배로서 역할을 주고 싶었습니다.

 

태영아 그럼 이번 여행에서 봉사자로 함께 해줄 수 있어?

동생들하고 어울려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놀 수 있게 듬직한 형이 되어주면 좋겠어.”

 

그렇게 두 번째 여행은 태영이와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여행 준비물을 챙겼습니다.

사야 하는 재료는 다 같이 마트에 가서 장을 봤습니다.

삼겹살과 소시지, 음료수를 골라 담았습니다.

라면은 집에서 가지고 올 수 있는 친구들이 가지고 오기로 했습니다.

냄비와 휴지, 소금 후추, 프라이팬 등 요리에 필요한 재료는

가지고 올 수 있는 친구들의 준비물로 나눴습니다.

각자가 집에서 챙겨야 하는 재료가 많았기에

이번 여행은 더욱 특별히 아이들이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부모님께 여행 설명을 잘 드릴 것을 안내하고,

부모님들께는 아이들에게 여행에 관련해서 물어봐 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아이들의 여행이지만 그 과정에서 부모님과의 관계도 더욱 좋아지길 바랐습니다.

 

 

여행 당일

722(), 아이들과 송정초에서 만났습니다.

서로가 챙겨온 준비물을 자랑하며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송정초등학교 김정주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해 음료수를 준비해주셨습니다.

어머님들께서는 아이들의 여행가방을 함께 챙겨주셨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준비물이 아닌데도 친구들을 생각하며 함께 나누고 싶은 음식, 놀이도구를 가지고 왔습니다. 여행 한 번에 함께하는 많은 분들의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여행지에 도착해서 장화와 호미를 빌렸습니다.

갯벌 저 끝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컸나 봅니다.

서로 얼굴에 팩을 해주기도 하고, 모래찜질도 하고 놀았습니다.

자연 속에서는 무엇을 하든 놀이가 됐습니다.

한바탕 놀고 나서 신나게 먹었습니다.

밖에 나와서는 요리와 설거지까지 온전히 아이들의 일입니다.

자연 속에서는 같이 요리해 먹고 치우는 일까지 재밌습니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역할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라면 담당, 고기 담당, 설거지 담당, 정리 담당 등으로 함께하다 보니 마치 캠핑을 온 듯한 기분입니다.

식사 후 다시 갯벌로 향했습니다.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원택이는 멋진 노을을 담기 위해 사진찍기에 열중합니다.

해가 질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지치지 않습니다.

오늘 여행 추억을 나누느냐고 시끌벅적 한 사이에 다음 여행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음식과 여행지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자연 속에서 신나게 놀 수 있는 경험이 앞으로도 많이 쌓였으면 좋겠습니다.

자라면서 꺼내 먹을 수 있는 비타민 같은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평가 & 사 인사

여행 이후에는 학교가 방학을 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만나지 못했습니다.

공항동 사업에서는 오히려 반가운 일이기도 합니다.

다른 마을 공간을 활용하며 아이들이 새로운 어른 및 이웃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친구야 놀자 활동 시에도 공간을 빌려주셨던

강서든든데이케어센터 센터장님께서 이번에도 공간을 빌려주셨습니다.

아이들은 동네에서 처음 와보는 곳이라며 신기해했습니다.

아이들과 회의 공간을 내어주신 센터장님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여행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도 여행사진과 엽서로 감사인사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저한테 편지 쓸래요. 이번에 여행 준비하고 다녀오면서 저 엄청 잘했거든요

부모님이 여행에 많이 관심 갖고 챙겨주셨어요. 그래서 더 친구들하고 재밌게 놀 수 있었어요.”

회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송정초 선생님, 강서든든데이케어센터 선생님께 감사해요.”

 

아이들 스스로가 여행을 다녀온 것에 대한 뿌듯함,

부모님과 도움을 주신 선생님, 장소를 빌려주신 마을 어른에게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여행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가족과 주변 이웃들과의 관계가 더욱 생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들과도 지금처럼 잘 어울려 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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