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 보는 사회사업 이야기

 

 

 

 

이어주기팀 연수를 무의도로 다녀왔습니다. 

 

팀연수 가운데 공부와 나눔의 주제를

넥플릴스 드라마 <소년심판>을 보고 사회사업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무의도 트레킹을 하다가 만난 근사한 카페 야외 루프탑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각자의 생각을 글로 정리했고 이를 공유합니다. 

 


 

권대익 사회복지사

 

 

푸른복지 출판사에 대중문화로 배우는 사회복지책이 있습니다. 같은 강서구에 있는 가양5종합사회복지관 김상진 선생님의 책입니다. 대중가요 만화 리얼 예능 드라마 광고 인물 영화 개그콘서트 등 대중문화에서 사회복지 핵심 근본 철학 방법을 생각하고 쓴 글입니다. 학창시절에 이 책을 보며 저도 여러 대중문화에서 사회복지를 떠올리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번 이어주기팀 연수에서 넥플릭스 <소년심판> 드라마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관심 있는 주제의 드라마이고 흥미롭게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눌 이야기가 풍성했습니다. 10화 가운데 마지막화는 함께 모여서 보기로 했는데 모두 약속을 지키지 않고 끝까지 보고 왔습니다. 그만큼 드라마가 재밌었고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근사한 카페 루프탑에서 1시간이 훌쩍 넘도록 이야기 나눴습니다. 각자 생각하고 말한 바를 글로 정리했습니다.

 

 

1. 나를 믿어주는 한사람의 힘

 

극중 차태주(김무열) 판사는 소년범을 믿고 응원하는 따뜻한 사람입니다. 소년범과 함께 식사하며 인격적으로 만납니다. 그런 차태주 판사를 믿고 따르며 변화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차태주가 그토록 소년범을 애정으로 만나는 이유는 자신도 소년범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강원중(이성민) 판사가 자신에게 따뜻하게 다가오면서 변화되었고 판사가 되어 출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 외지인 가정법원에서 일하고 있는 겁니다.

 

김세진 선생님은 사회복지사의 독서노트에서 여러 책과 논문에서 아이들에게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과의 건강한 인간관계는 자존감과 회복탄력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그러니 복지관에서는 아이들에게 인격과 관계를 선물하면 좋겠다고 합니다.

 

나를 믿어주는 한사람의 힘. 차태주 판사에서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인격과 관계를 선물받은 차태주 판사가 어른이 되어 다시 한번 소년범 아이들에게 인격과 관계로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따뜻한 만남의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달라질 겁니다. 작은 출발점이 되었을 겁니다.

 

 

2.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지막화 마지막 재판이 끝나고 심은석 (김혜수) 판사가 이렇게 말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 그 말은 반대로 온 마을이 무심하면 한 아이를 망칠 수 있단 뜻도 돼.” 익숙하고 잘 알고 있는 아프리카 속담입니다. 대부분의 소년범 아이들이 건강한 가정에서 자라나지 못했습니다. 가정을 대신할 수 있는 이웃 둘레 사람들, 마을이 있었다면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그동안 단기사회사업과 친구야놀자 사업에서 아이들이 마을 속에서 이웃과 어울리도록 도왔습니다. 이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3. 푸른청소년쉼터 센터장님

 

드라마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는 푸른청소년쉼터원장님과 아이들 간의 갈등입니다. 성심성의로 아이들을 돌보지만 아이들은 원장님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쉼터 안에서 아이들 간에 갈등이 생겨 한 아이가 크게 다쳐 병원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병원비 마련을 위해 사업비를 거짓으로 썼다고 서류를 만들어 냅니다. 사건이 끝난 뒤에 재위탁 심사에서 이를 더 키우지 않고 넘어갑니다. 위탁을 받을 만한 기관이나 법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청소년쉼터의 열악한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사회복지 현실을 둘러보면 다른 여타의 영역과 달리 청소년은 예산과 지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소년범 아이들이 소년원에 들어가는 처분보다 더 작은 처벌을 받을 때 쉼터에 머물게 됩니다. 그만큼 청소년에게 중요한 시기이지만 이를 돕는 제도와 정책은 부족합니다. 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도 이러한 현실의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극중 센터장님의 헌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사명감으로 온 힘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지만 정작 이 때문에 남편과 이혼하고 자녀와 갈등이 커집니다. 쉼터를 신고한 것도, 쉼터를 부수며 아이들을 내쫓은 것도 딸입니다. 이런 딸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한 것 명백한 엄마, 센터장의 잘못입니다. 사명으로 쉼터를 운영하지만 자신의 일상을 지키지 못한 겁니다. 이 모습에서 어떻게 일을 해야할지 나를 돌아보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자녀가 생길 수도 있겠지요. 사회사업에 열정과 뜻이 지나치게 깊어 정작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 일상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을 경계해야겠습니다.

 

 

4. 강원중 판사의 사건일기 다이어리

 

강원중 (이성민) 부장판사는 재판을 할 때마다 다이어리에 별도의 성찰일기를 씁니다. 판사로서 판결을 내리고 판결문을 쓰면 직업인으로의 역할을 충분히 다 한거지만 강원중 판사는 판결 이후 자신의 재판을 돌아보고 성찰하고 반성하는 일기를 매일 써온 겁니다. 놀라웠습니다. 그런 성찰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차태주 판사를 인격적으로 만나는 인품을 갖출 수 있었고, 국회의원이 되어 청소년과 소년범을 위한 법개정을 하고자 하는 열망이 생겼을 겁니다. 문광고 시험지 유출사건으로 강원중 판사의 아들이 연류됩니다. 강원중 판사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칠 때 심은석 (김혜수) 판사가 이렇게 말합니다. “부장님, 22년 동안 기록한 그 일지에 이번 마지막 사건은 어떻게 적으실 겁니까?” 이 말을 듣고 강원중 (이성민) 판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내려놓습니다.

 

강원중 판사의 사건일기 다이어리를 보며 사회사업가의 기록을 생각했습니다. 사회사업 글쓰기는 실천 과정을 의도와 근거와 성찰로 담아 글로 남기는 일입니다. 이는 사회사업을 바르게 하고 있는지 살피는 도구요, 당사자를 향한 내 마음을 바로잡고 다듬는 성찰의 도구입니다. 판사로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강원주 판사의 다이어리가 반가웠습니다. 사회사업가로 기록하고 성찰하는 일을 꾸준히 놓지 않고 해야겠습니다.

 

 

5. 후배를 돕고 지원하는 강원중 판사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고 심은석 판사의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날, 새롭게 부임한 나근희 판사가 징계위원회에 먼저 들어갑니다. 전날 강원중 판사가 나근희 판사를 만나 한 말이 마음을 움직인 겁니다.

 

징계위원회 열리는 날, 내 새끼한테 힘 한번 실어주시죠. 후배판사가 일 한번 열심히 해보겠다는데 앞길 막아서야 되겠습니까? 안그러냐 근희야.”

 

자신을 내부고발한 후배 심은석 판사의 상황을 듣고 강원중 판사가 힘을 썼습니다. 자신을 고발한 후배가 미울 법한데 후배의 진심을 알고 도와주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후배를 사랑하는 선배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뜻있는 후배 판사를 돕는 일이 소년범에게 가정법원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선배 판사의 모습을 보며 복지 현장을 떠올렸습니다. 좋은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뜻있게 일하려는 후배를 잘 돕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6. 소년법 개정을 위한 연구보고서 출판

 

징계위원회 이후 심은석 판사는 법정에서 잠시 물러납니다. 그리고 <소년 강력범죄에 대한 대처방안 사법적 연구 보고서>를 발간합니다. 선배 판사인 강원중 판사의 염원을 이어 공부하고 정리해낸 겁니다.

 

소년법 개정을 위해 강원중 판사가 논쟁한 대사가 생각납니다.

 

아이들의 범죄가 언론을 통해 흉폭하게만 그려지고 있어. 사회도 대책이 없지. 그저 소년법 폐지만 주장해. 문제는 법이 아니야. 시스템이지. 인원도 시설도 선진국 중 역대 최저 최악.”

 

촉법소년에 관한 주제가 사회적으로 이슈입니다. 촉법소년 폐지 여부로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조금 더 깊게 들여다 봐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극중 강원국 판사의 대사처럼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회의적으로 바라봅니다. 외국 사례를 보면 형사 처벌 확대와 강화를 통해 소년 범죄 감소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엄벌주의 정책은 소년사범에 대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대처가 아니라는 겁니다. 소년법의 초점은 교화라고 열변하는 강원중 판사의 말이 와닿았습니다.

 

염원과 주장은 글과 책으로 완성됩니다. 사회사업 가치와 윤리, 이상과 철학을 담은 실천을 기록으로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넥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흥미롭게 재밌게 보았습니다. 성찰하고 생각할 수 있는 영역도 많았습니다. 팀연수에서 팀원들과 생각을 나누니 더욱 풍성했습니다. 내가 보지 못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동료의 생각과 경험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팀연수 시간에 아름다운 자연을 걸다가 만난 근사한 카페에서 나눈 1시간 30분 가량의 이야기가 배움과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정해웅 사회복지사 

 

 

팀원들과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을 보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눴습니다. 드라마를 통해 느낀 점을 나누며 사회사업 적용점에 대해서도 궁리했습니다.

 

소년심판은 단순히 소년법 폐지를 주장하거나 아동, 청소년 가해자의 문제로만 소년범을 바라보는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한 소년범이 만들어지는 데는 아이의 가정환경, 학교생활, 주변 환경 등 많은 사연과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아닙니다. 가해자인 아이들을 어떻게 교화시키고, 피해자인 아이들의 아픔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여러 질문을 우리에게 던집니다. 현재 법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들을 보여주며 현재 아동,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이 말을 반대로 하면 온 마을이 아이에게 무심하면 한 아이를 망칠 수도 있다라는 대사가 드라마에 나옵니다. 소년범이라는 가해자를 문제로만 바라보고 처벌을 강화하자는 시각이 결코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이 아니라는 게 이 드라마의 핵심이었습니다.

 

여기서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생각해봤습니다. 이제 5년 차 사회복지사에게 생각이 깊어지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소년심판에서 나오는 가해자, 피해자 아이들을 주로 만나지는 않습니다. 교정사회복지사, 심리상담가도 아닙니다. 한 아이를 교화하거나 아픔을 꺼내 보며 치료한다는 말은 더욱 조심스럽고, 멀리하고 싶은 일입니다.

 

마을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는 명확합니다.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어른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지역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에게는 좋은 어른의 역할이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합니다. ‘내게 좋은 어른이 있다라는 경험과 기억을 심어주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한 아이를 만난다는 건 그 가정과 환경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부모님을 만나며 아이의 가정과 환경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을 물으며 아이의 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거기서 부모님에게는 부모님의 역할을 부탁드릴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관계를 주선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 아이를 돕기 위해 마을의 역할에 관계를 만들고 주선해볼 수 있습니다. 결국 한 아이를 만나기 위해선 가정과 마을을 만나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소년심판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참 고맙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한 아이를 만날 때, 어떤 마음으로 만나야 할지 배웠습니다. 가정과 환경, 관계를 왜 붙잡아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아동, 청소년을 돕는 일, 사회사업답게 돕고 싶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팀 연수를 통해 팀원들과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팀 연수가 아니더라도 사회사업 이야기 자주 나누고 싶습니다.

 

 


 

강수민 사회복지사

 

 

소년심판은 사회적으로 치열한 논의가 있었던 촉법소년문제부터 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와 소년범 교화 사이 떠오르는 질문 등을 다룬 드라마 보고 팀원들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드라마를 보기 전 저는 사회적으로 화두인 촉법소년 폐지 혹은 연령 하향을 찬성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소년범들이 아무리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어도 그 속에서 범죄를 택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이 지지합니다. 피해자는 상처를 안고 이전과는 같은 삶을 살 수 없을 텐데 가해자에게 많은 자비를 베푸는 것 같아 불편했습니다. 대선 시간 가장 유력했던 세 후보의 공약에 포함될 만큼 촉법소년 연령하향에 대한 요구가 드높았던 것은 끔직한 범죄를 저질러도 어리기 때문에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분노가 주된 사회적 시선이며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며 시선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단순 감정에 휩싸여 소년범 문제 본질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깊이있게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정말 엄벌주의가 맞을까, 재범방지를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소년심판에서 내려지는 처분의 무게가 당사자와 보호자만이 아닌 사회가 함께 느껴야 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극 중 심은석 판사 대사가 마음을 울렸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 그 말은 반대로 온 마을이 무심하면 한 아이를 망칠 수 있단 뜻도 돼.” 극 중 소년범이 범죄를 택하게 되는 서사를 대사를 통해 알게됩니다. 대게 소년은 가정에서 불안정한 아이들입니다. 카와이섬 연구 결과처럼 한 아이 성장에는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바른 성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지지해주는 단 한 사람이 사회에 있었더라면, 바른길로 안내해주는 어른이 곁에 있었더라면 아이들의 미래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여기서 사회사업가로서 역할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지역주민이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돕는 역할, 바탕을 만들 수 있도록 알려드리는 역할을 지금까지처럼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회문제를 다룬 콘텐츠를 같이 보고 모여 서로 이야기 나누니 다양한 프로그램도 언급하며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책 읽고 나누기말고 색다른 방법으로 나누니 신선하고 즐거웠습니다. 이야기가 풍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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