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안녕!] 가정의달 인사캠페인 쪽지판 떼러가기(곁에있기1팀)

쪽지판 떼러 가는 날

쪽지판 떼러 가는 날입니다. 우리가 붙인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많이 붙여주셨을까요?

하연이, 시훈이를 만나 11단지 아파트로 먼저 향했습니다.

하연이가 가는 길에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승강기 타면서 보았는데 11단지 아파트 사람들이 붙임쪽지랑 펜을 자꾸 가져가서 속상했어요.

사람들이 쪽지판에 욕을 써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며칠간 정성껏 만든 쪽지판, 아이들은 장난스럽게 꾸몄다고는 하지만

그 곳에 담길 따뜻한 말을 기대하며 만들었을 겁니다. 이웃들이 서로 고맙다는 말을 가득 써주기를,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잔뜩 써주길 말입니다.

 

하연이는 살고 있는 아파트에 인정이 넘쳐 흐르는 것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하연이가 사는 동네이니 하연이의 일이 되었고, 그래서 하연이의 근심이 되었나 봅니다.

그 마음이 기획단에 닿았고 더 커졌습니다.

설령 부정적인 말들이 쓰여 있다고 하더라도 쪽지판에서 의도적으로

더 좋은 글만 읽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쪽지판을 떼러 가는 길 하연이와 같은 반 친구 허린도 만났습니다.

우리 인사하자는 쪽지판을 붙였어. 그거 떼러 갈 건데 너도 같이 갈래?”

하연이가 제안하니 마침 시간이 넉넉한 린도 함께 도와주기로 합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11단지 승강기가 열렸습니다. 자세히 보니 좋은 말이 한가득입니다.

 

 

주민 여러분들 사랑합니다. 늘 밝은 웃음 잃지 마세요.”

 

늘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어떤 말들이 붙었나 먼저 읽습니다. 무척 뿌듯할 겁니다.

뿌려놓은 씨앗을 거두듯 기대하는 마음으로 승강기를 기다립니다.

많은 쪽지가 붙어 있는 곳에서는 작은 선물을 받은 듯이 우와!’하며 소리지르고

적은 쪽지가 붙은 곳은 조용히 거둬옵니다.

우리가 떼야 하는 쪽지판은 총 23. 두 시간 안에 하려니 마음이 분주합니다.

역할을 나누어 시훈이가 열림 버튼을 누르고 하연이와 린이 서둘러 떼어내는 것을 반복하니

이것도 꼭 놀이 같습니다.

 

다섯 개 동을 돌다가 예전 친구야 놀자에서 놀이 가르쳐주시던 채수암 님을 만났습니다.

얘들아, 이 분은 팔씨름을 굉장히 잘 하시는 채수암 님이야.

예전에 친구야 놀자 할 때에도 팔씨름 선수로 도와주셨어. ”

 

 

아이들은 채수암 님께 인사하였습니다. 쪽지판을 붙이면서도 동네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아이들에게 어른을 소개하고,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이 하고 있는 멋진 일을 소개합니다.

자연스럽게 관계가 좋아집니다.

 

11단지 돌면서 재미난 일이 또 있습니다.

아연이와 하연이가 살고 있는 동 승강기에서 쪽지판을 떼는데 하연이가 엄마가 쓴 쪽지를 찾아낸 겁니다.

 

참 착해요. 참 잘했어요. 우리 예쁜 딸들. ! 이거 누가 썼는지 알 것 같아요. 바로 우리 엄마요.”

 

엄마 글씨체를 알아보고 기뻐하는 하연이가 신나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마침 밖에서 일 보고 들어오시는 엄마를 만났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엄마를 외치며 와락 안겼습니다.

 

엄마, 이거 엄마가 쓴 거 맞지요?”

 

응 그래. 맞아. 어떻게 알았을까!”

 

손혜진 팀장님이 아연, 하연 어머니께 그동안 아이들이 잘 해왔던 것 자랑했습니다.

부끄러운신 듯 하면서도 하연이를 더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12단지에 갈 때에는 아연이도 함께 왔습니다. 팀을 나누어 다녔습니다.

둘씩 다니고 복지관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얼마 후 주렁주렁 쪽지판을 달고 두 팀이 모였습니다.

아이들이 쳐 놓은 관계의 어망에 따뜻한 인사가 걸려 있습니다.

 

아이들과 헤어졌습니다. 곧 동네 분들이 어땠는지 후기 들려주실 겁니다.

이것도 아이들과 공유할 생각을 하니 설렙니다.

글쓴이 : 정한별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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