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1101동 설날 잔치 당일

설날 잔치 당일이 되었습니다.

어르신께 전화로 언제 가면 좋을지 여쭙고 방문했습니다.

어르신 댁에 도착하니 이미 소고기로 육수를 끓여놓으셨습니다.

 

“아휴 도와줄 거 없어요. 할 것도 없는데 뭘. 앉아있어요.”
하시며 떡국 만들 준비 하시는 어르신.
앉아만 있을 수가 없어
“어르신 제가 새댁이라 음식을 만들 줄 몰라서요. 한 수 알려주세요.”

하며 옆에서 거들었습니다. (사실 거들었다고 썼지만, 옆에 있었다가 맞는 듯합니다.)

 

김을 봉투에 넣고 부시고, 대파 송송 썰어 놓고,

달걀을 풀어 휘리릭 넣어주고, 소금과 빠질 수 없는 마법의 가루 다시다도 넣어주고

떡국 떡도 넣고 팔팔 끓이니 순식간에 떡국이 완성되었습니다.

 

어르신께서 같이 떡국을 나눠 먹고 싶다고 말씀하셨던

김수재 과장님을 초대해 함께 먹었습니다.

어르신께서 떡국만 대접하기 아쉽다고

무나물과 콩나물무침도 함께 준비해주셨는데 어찌나 맛있던지요.

게 눈 감추듯 순식간에 해치웠습니다.

 

이웃집 분들께서 함께 집에서 드시는 건

조심스럽다고 하셔서 통에 담아 나눠드리기로 했습니다.
이웃집에 나눠드릴 떡국을 미리 준비한 통에 담고 마음을 담은 편지도 썼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얼마 되지 않지만, 마음의 나눔을 가집니다. 건강하세요’ -거제댁-

 

 

“저기 6층에 11호, 4호 가져다주면 돼요.”
“어르신. 제가 어르신이 아시는 이웃분들을 잘 알지 못해서요. 같이 가면 안 될까요?”
어르신께서 배달할 이웃집 호수 알려주셨지만

직접 가져다주시면 더욱더 좋겠다 싶어서 잘 모르는 척했습니다.

 

어르신께서 직접 이웃분들에게 나눠주시며 설날 인사 나누셨습니다.
“설날이라고 떡국 좀 만들어봤어요. 잡숴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음 명절에는…
같이 한자리에 모여 나누어 먹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나눌 이웃이 더 늘어나 인사 주고받는 이웃이 늘어나기를 소망합니다.

 

[글쓴이 : 이미진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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