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여행 전서윤 어머니 인터뷰] "그날 서윤이가 정말 행복한 얼굴로 잠이 들었어요."

 

* 인터뷰는 사회사업가 권대익과 이예지 대학생 자원활동가가 함께 했고, 인터뷰 정리도 함께했습니다. 

 


 

1. 주체성 자주성 주도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무엇이 자기 생각인지 아는 것,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생각한 바를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현실화하는 힘.

그 실천력을 주도성이라고 생각해요.

 

 

 

2. 더불어 삶, 공생성, 공동체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학교 수업시간에 페스트라는 작품을 가지고 수업을 했어요.

 

(서윤 어머니는 중학교 교직에 계십니다.)

 

거기에서 카뮈가 했던 말이 과거의 전염병으로부터 인간들이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하게 힘은 성실성과 연대이다.’ 이런 말을 하거든요. 작품에서 전염병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바라보는 것 같아요. 저도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것 자체가 현대사회에서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을 같이 해결하고 그 해결해나가는 기쁨을 맛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3. 이번 방학 활동의 목적을 알고 계시나요?

 

 

아이들 스스로 계획하고, 계획한 바를 실천해 보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목표였던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이 과보호되잖아요. 엄마 없이 해보자는 의도이신 것 같아요. 저는 엄마와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끼리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서윤이랑 얘들도 너무 집 안에서만 있으니까.

자연에서 노는 것도 중요한 목표인 것 같아요.

 

 

 

4. 아이가 방학 활동에서 스스로 주체적으로 실천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서윤이가 저한테 말하기로는 여행 장소를 정할 때 서윤이가 바닷가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바닷가는 너무 멀지 않냐고 물었더니 서윤이가 그래서 우리가 타협을 봤어.’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한테 가장 들떠서 이야기가 있었어요. 여행 갈 때 차가 모자랐는데, 그 차를 해결하기 위해서 관장님한테 가서 이야기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굉장히 인상 깊었나 봐요. 요새 어른들은 아이들이 부탁하기 전에 해주잖아요. 그게 익숙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서윤이가 필요해서 관장님한테 찾아갔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경험이 되게 좋았나 봐요. 그날 저녁에 들떠서 저한테 말한 기억이 있어요.

 

 

 

5. 아이가 이번 활동에서 새롭게 알게 되거나 더 친해진 친구나 이웃이 있나요?

 

 

같이 여행 갔던 누나를 알게 되었어요.

 

서윤이가 복지관에 이렇게 많은 분이 일하시는지 몰랐어.’라고 말하더라고요. 서윤이가 음식 가져다드리고 하면서 복지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집에 가까이 있는 복지관이었지만, 잘 몰랐던 이웃인 복지관에 있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을 알게 되었어요.

 

 

 

6. 집에 돌아와 활동에 대해 이야기 한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아이가 활동을 통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활동을 보고 어떠셨나요?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았나요? 아이가 무엇을 느꼈을까요? 이 활동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바다에 가서 라면을 해 먹었잖아요. 거기 가서 라면을 끓여 먹었던 이야기를 저한테 아주 자세하게 하더라고요. 라면이 모자라서 더 사 와서 끓여 먹고 했던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할 때 서윤이 얼굴이 너무 예뻤어요. 바다에서 신나게 놀다 와서 얼굴을 새카맣게 탔는데 눈을 때굴때굴 굴러가면서 즐겁게 이야기했어요.

 

그날 아빠가 서윤이를 안아주면서 우리 서윤이 너무 행복했겠다.’라고 말을 해줬어요. 서윤이가 원래 감정표현을 잘 안 하는 아이인데 응 엄청 좋았어! 아빠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날 잠이 들 때도 정말 행복한 얼굴로 잠이 들었어요. 근래에 본 얼굴 중에 가장 행복한 얼굴이었어요.

 

 

 

7. 이번 활동에서 가족들과 더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나요? 가족과 조금 더 가까워졌나요?

 

서윤이가 밖에서는 무뚝뚝해도 집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요.

준비물을 어떻게 짰는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잘 해줬던 것 같아요.

 

같이 밤에 운동하러 가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요.

그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요.

 

 

 

8. 이번 활동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요?

 

 

개별화되는 사회 속에서 누군가하고 주기적으로 만나는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정해진 시간에 모이고 끝나면 집으로 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저는 가장 좋았던 것은 과정이 좋았던 것 같아요. 여행 가는 것도 좋았지만, 이 과정을 아이들이 함께 겪었잖아요. 의논하고 잘 안 되면 다음 날에 또 회의하는 게 참 좋았어요.

 

둘째가 서윤이한테 왜 이렇게 회의할 것이 많냐고 물어보면 서윤이가 "넌 몰라도 돼. 우리가 결정할 것이 많아."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렇게 과정을 겪는 경험이 아이들이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과정에서의 즐거움을 많이 맛본 것이 가장 큰 의미인 것 같아요.

 

카톡으로 연락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선생님이 카카오톡으로 공지를 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카카오톡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나 봐요. 서윤이는 카카오톡으로 친구들이랑 게임 이야기만 하고 초성으로 대화했었는데, 카카오톡으로 준비물준비와 회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카카오톡을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는지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9. 이번 활동을 다시 한다면 더하거나 빼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선생님이 처음에 소개해주실 때 학교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고 소개해주셨어요. 서윤이는 그게 인상 깊었었나 봐요. 그런 직업이 있는지 몰랐던 거에요. 복지관에 가서도 일하시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을 보면서 새로운 직업 세계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것 같아요. 남을 도와주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또 하나가 있네? 라고 말하더라고요.

 

서윤이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이 없어요. ‘이렇게 어른이 돼도 무언가 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더라고요. 10대 아이들에게 자기 꿈에 관해 설명하고 그래서 너희들과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 거야. 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서윤이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말하더라고요. ‘엄마 이런 직업이 있었어? 그러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해?’ 이렇게 물어보더라고요.

 

 

 

아이들을 위해서 졸업식처럼 수료식을 해주셨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자신이 되게 소중한 일을 했다는 것을 인정받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아요. 형식이 굉장히 쑥스럽고 낯간지럽지만, 어른들이 자신들이 발표하면서 아이들이 지지받는 것 같아요.

 

재덕이랑 서윤이랑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요, 둘이 기분이 어땠냐고 물어보는데 말은 창피했다고 말했지만, 목소리가 즐거워 보이는 거예요. 재덕이 엄마도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저한테 말하더라고요.

 

수료식 발표화면 속에 있는 제 아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더라고요. 집에서는 너무 어렸는데. 아이들을 더 깊게 이야기 할 수 있었고, 아이들은 부모가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라는 것도 경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더 먼 곳을 가고 싶다고 말해요. 권대익 선생님께서 자전거 타고 춘천 간 이야기 해주셨잖아요. 그 얘기 듣고 서윤이도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수료식 다녀와서 저한테 다른 프로그램도 해보고 싶다고 말해요. 겨울에 이런 프로그램 있으면 신청해달라고 하는 거예요. 동생도 듣고 부러웠는지 자기도 꼭 신청해달라고 하더라고요.

 

 

 

10. 다음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싶나요?

 

아이들만의 공간을 찾아주는 활동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방화동 주민으로서 걱정인 것이 있어요. 어린이들은 놀이터가 있고, 어른들은 자기만의 공간이 있는데, 청소년들은 놀이터에 가도 구박받아요. 학교 선생님으로서 그럼 저 아이들은 어디 가 있지?’ 이렇게 생각해요.

 

청소년들은 센척하지만 약한 존재잖아요. 복지관은 약한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니까 청소년들을 위해 힘을 실어주셨으면 해요. 공원이나 놀이터도 어린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잖아요. 청소년을 위한 놀이터는 없는 거예요. 청소년에게 나가서 놀라고 하면서, 놀 공간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청소년을 위한 놀이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공항고등학교 없어지니까 스포츠몬스터(스포츠 융복합 테마파크)처럼 청소년들이 놀 수 있는 아이들이 있을 만한 공간을 확보했으면 좋겠어요.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면서 아이들만이 있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 것 같아요.

 

 

 

11. 복지관 사업 어떻게 홍보하면 좋을까요?

 

요즘은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요. 하지만 서윤이는 학원을 보내지 않아요. 그런데 이렇게 저와 생각이 맞는 엄마들이 꽤 많아요.

 

다른 엄마들한테 서윤이 복지관 프로그램 갔어~’ 이렇게 말하면 우리도 신청해주지~’ 이렇게 말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몰라서 못 하는 엄마들이 많은 것 같아요.

 

주로 제가 엄마들한테 정보를 알려줘요. 좋은 정보 있으면 꼭 저한테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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