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샘누리공방 김화경대표님과의 만남

(글쓴이 : 이미진 사회복지사)


322일 목요일! 처음으로 팀원 전원이 공항동에 나가기로 한 날이 되었습니다

마티즈를 타고 팀원들과 방문하기로 정했던 장소들을 방문하였습니다.

며칠 전부터 공항동에 나갈 생각에 두근거리던 마음을 겨우 진정시켰었는데, 산뜻한 바깥 공기를 마시며 지역주민의 가장 가까운 삶터에서 만나니 사회사업 잘하고 싶은 마음과 설레는 마음이 다시 솟구쳤습니다.

큰미래지역아동센터와 밑반찬을 이용하시는 어르신 댁, 지역 어르신을 만나 뵙고 마지막으로 꿈샘누리공방을 찾아갔습니다.

공항중학교 앞 골목 사이에 있는 꿈샘누리공방.

푯말이 붙어 있는 빌라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니 김화경 대표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빌라 앞에 붙어있는 꿈샘누리공방 푯말>

 

김화경 대표님은 복지관 삼시세끼프로그램에서 효도밥상 팀으로 활동하고 계셔서 평소에 관계가 잘 쌓여있던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편한 마음으로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꿈샘누리공방은 소드래모임과 효도밥상모임 누리공방모임이 함께 만든 곳이었습니다.

김화경 대표님께서는 저희가 공항동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많이 보고 왔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공항동에 어디 다녀오셨어요?”

저희는 오늘 공항시장 근처에 있는 큰미래지역아동센터랑 지역 어르신 댁에 다녀왔어요.”

지역아동센터가 어디에 있는 거예요?”

......저희도 아직 공항동을 잘 알지 못해서 어디라고 말씀을 드리기가...”

~그렇구나...공항동이 좀 특이하게 생겼어요. 어떻게 생겼냐면

공항동지역의 모양을 그리시던 김화경 대표님께서 일어나시더니 공항동의 큰 지도를 들고 오셨습니다.

여기 꿈샘누리공방을 시작할 때 지역탐방하면서 만들었던 지도예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꿈샘누리공방 회원들이 함께 만든 공항동 지도>

 

직접 만드신 공항동 지도에는 공항동에 대한 역사부터 직접 그려 넣은 건물 그림까지 있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단순히 지역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보다 김화경 대표님은 관심을 넘어서 애정이 흘러넘친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계속 흘러 공항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공항동 안에 있는 이주단지는 김포공항이 생기면서 김포공항에 거주하던 사람들을 이주시킨 곳이에요. 장미마을 근처에 있고요. 장미마을이라고 해서 우리가 장미를 보려고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몰라요. 근데 한...세 송이 봤나...? 이 마을 돌아다니다가 장미사우나라는 곳에 가서 마을의 유래를 들었는데 이전에는 장미가 매우 많았지만, 지금은 새롭게 건물이 들어서면서 장미가 많이 없어졌대요.”

...그렇구나...! 저희는 여기 지역주민이 이주단지, 장미마을이라고 해서 왜 그런지 궁금했는데 김화경 대표님 덕에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여기 공항시장은 원래 방신시장보다 더 큰 시장이었어요. 이전에 공항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이 여기에서 김을 많이 사갔대요. 하지만 지금은 재개발구역이 되어서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요.” 

새롭게 알았습니다. 9호선을 타고 지나갈 때 공항시장역이라고 해서 그냥 역 이름이겠거니 했었는데 실제로 방신시장보다 큰 시장이었다니... 역시 지역주민을 만나서 이야기하면 알지 못하는 정보들을 많이 알 수 있습니다.

혹시 여기 어르신들이 많이 사신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김화경 대표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 듣고 계시던 한수현 주임님께서 물어보셨습니다.

이 동네는 좀 많이 특이해요. 이 동네에서 오래 사신 분들은 대부분 어르신인데 그 외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여기가 재개발지역이라 집을 사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세를 주는 경우도 많이 있고요. 그리고 세도 값이 저렴하다 보니 저소득의 사람들이 많이 사는 것 같아요.”

그럼 그 혼자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 연령대가 어떻게 되세요?”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것 같아요. 대부분 미혼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우리 이웃에 사는 사람들만 봐도...낮에는 직장에 다니고 밤에는 집에 와서 자고... 마치 집이 아닌 숙소 같은 느낌이랄까...그러다보니 이웃과 교류도 거의 없어요.  전에 한번 이웃들과 같이 모여 보려고 해도 혼자 살기 때문에 일을 하는 시간대가 잘 맞지 않아서 못했어요...예를 들면 아침 11시에 출근해서 오후 11시에 퇴근 한다든가...”

이웃들과 관계를 맺고 같이 교류하며 지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셨는지 이야기 속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김화경 대표님은 이웃들과 교류를 잘 지내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셨지만, 저는 지역 안에서 이웃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분이 있다는 것에 함께하면 이웃과 인정이 넘치는 마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중장년 고독사에 관한 이야기, 혼자 사는 사람들의 식생활 이야기와 그분들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일에 관한 이야기, 마을 안 소극장을 계획하고 계신 이야기, 꿈샘누리공방의 총괄 대표님에 관한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김화경 대표님의 공항동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저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관심뿐만이 아닌 지역을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까지 하고 계셨습니다. 새삼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일터에서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활동해본 경험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서울시에서 지원해주는 마을밥상이야기를 듣다가 지역에 대해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서울시에서 지원해주는 사업 중에 골목에서 하는 사업도 많아서 하고 싶지만...못하는 이유가 여기 공항동지역은 지금 재개발을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간에 관계가 그리 좋지 않거든요...조금만 걸어가면 집 문 앞에 내 집 내버려둬!’라고 써 붙여놓은 곳도 있어요. 이런 분위기에서 괜히 다 같이 모이는 것을 했다가 관계가 오히려 더 안 좋아질까 봐...”

공항동에 이런 사연이 있다니...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공항동에서 어떻게 사회사업을 해야 할지, 어떻게 지역주민에게 다가가면 좋을지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여기 공항동에는 마을 공동체가 거의 없고 있어도 소모임 정도 있긴 한데... 지속적이진 못해요. 그래도 직능단체랑 통친회가 엄청 활동력도 높고 잘 되어있어요.”

다행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많은 지역자원들이 있다는 것과 생각보다 많은 주민들이 지역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외에도 김화경 대표님에 관한 이야기, 지역에 관한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나누었습니다똑딱똑딱 흘러만 가는 시간이 야속했습니다. 그래도 약속한 시간이 있기에 아쉬움을 뒤로한 채 감사인사를 드리며 꿈샘누리공방을 나왔습니다.


<단체사진>

 

지역주민에게 듣기 전 제가 보던 공항동은 빌라가 많고 골목이 많은 곳, 동의 면적이 무척이나 넓은 곳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역주민에게 직접 동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후 공항동을 보는 시야가 달라졌습니다. 빌라가 많다 보니 동네에 나무가 없는 대신 작은 공간, 옥상 등에 있는 작은 텃밭이 보이고 지역의 특성에 따라 상가도 집의 형태도 바뀐 동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역주민이 애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직접 공항동 이야기를 해주시니 저 또한 공항동에 대한 애정과 사회사업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아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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