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자람책놀이터] 변화에는 늘 저항이 있기 마련입니다.

 

 

<도서관 주민운영위원회 2019년 첫 정기회의>

 

아주 오래간만에 도서관 주민운영위원회 선생님들과 만났습니다.

작년 12월에 마을지향 성과발표회 때 마지막으로 모이고 올해 들어서는 처음입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도서관리사 도현주 선생님과 함께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갔습니다.

 

만나자마자 서로 반가운 얼굴로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볍게 식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음식이 나오기 전 준비해왔던 회의 안건을 나누었습니다.

 

 

<도서관 근황>
1. 오전에 일자리 사업의 어르신들이 도와주고 있음.
2. 도서관 책을 정리해주는 고등학생 두 명이 오고 있음.
3. 잔잔한 음악을 틀어두고 있음.
4. 4월 말까지 도서관 생태를 살피기로 하였음. 기존 프로그램은 잠정적으로 중단함.
5. 노란 서가에 주제별로 책을 고르고 전시하고 있음.
6. 복지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있음.
7. 담당자(정한별)가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있음.

 

 

아주 가까이 계획하고 있는 바도 나누었습니다.

 

<가까운 계획>
1. 3월 말 ~ 4월 초 중에 장서점검을 할 예정임.
2. 5월에 강서동화축제가 있을 예정임.
3. 아주 오래된 장서는 파기하고자 함.
4. 수유실 공간을 청소하고 용도를 변경하고자 함.

 

 

“도서관에 적극적으로 봉사해주는 학생들이 있다니 정말 반가운 소식이네요.”
“제가 2년동안 근무하면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처음이에요. 제발 쉬면서 하라고 말할 정도에요.(도현주 선생님)”

 

요즘 도서관 장서 찾기가 수월해졌습니다.

도현주 선생님이 특별히 애써주시고 또 봉사활동하는 친구들이 집중하여 정리해준 덕분이지요.

반가운 소식에 모두들 기뻐하셨습니다.

식사가 시작되고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가니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점점 더 깊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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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복지관의 변화에 발맞춰 함께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용하는 주민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서로 알고 지내는 이웃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관련하여 도서관이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점점 깊어지고 풍성해집니다.
생각과 마음이 하나로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고 쟁점에 닿기도 합니다.

 

건강한 문제의식 1
“독서교실은 지역주민에게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독서지도교육 프로그램이 축소되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요.”

 

 

- 복지관이 해야 하는 일(정체성), 할 수 있는 일(능력)을 고민해보았습니다.

화11종합사회복지관은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을 미션으로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하는 힘을 기르는 일, 혼자가 아닌 둘레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 데에 더욱 집중하기로 하였습니다.

사회교육사업이 필요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기관(학원 등)에 맡기고

우리는 ‘스스로 하게 돕는 것’, ‘동네에서 어울릴 힘을 얻는 것’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 더하여 올해부터 구청의 운영비 예산 지침이 변경되었어요.

사용 비목 조정으로 인하여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는 조금 어려워졌습니다.


- 하지만 기존에 이용해왔던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놓친 것은 분명한 제 불찰인 것 같아요.

늦어진 감은 있지만 그래도 작년에 참여하셨던 분들게 충분히 설명드려 당혹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겠네요. 

 

 


건강한 문제의식 2
“복지관에서 하는 다른 프로그램들을 보았어요. 참여하는 사람들이 계속 반복이 되더라고요.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복지관 규모에 비해 너무 좁은 집단만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서관에서 하고자 하는 프로그램도 접근성이 떨어질까 싶네요.

 

 

-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 있다보니 저도 이 부분은 미처 깊게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사업 방향이 변화한 이후  초기에 기틀을 잡는 과정이에요.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아이들의 반응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정하고 있어요.


- 말씀해주신 이 부분을 특히 유념해야겠어요.

우리 프로그램을 어떻게 홍보해야 넓고 다양한 대상에게까지 미칠 수 있는지 같이 고민하고 싶어요.

 

 


건강한 문제의식 3
“보통 도서관이라면 독서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요. 책모임이라든지 독서논술교실이라든지요.

런데 우리 도서관에는 그런 류의 프로그램이 많이 없기 때문에 책에 관심있는 먼 사람들을 불러오기가 어려워요.

점점 더 피아노 수업이나 어린이집 등·하원 때 잠깐 들르는 공간이 될 것 같아요.”  

 

 

- 말씀하신 대로 우리 도서관이 가지는 제 1의 과제가 바로 독서 프로그램이에요.

서관에서 책과 함께 교양을 쌓는 류의 활동이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올해 높은 우선순위로 책모임, 책활동을 계획하고 있어요.

요즘에 도서관에서 어떤 책 모임을 하면 좋을지, 같이 해볼만한 분은 누가 있을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도현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도서관이 책과 함께 어울리는 공간이 되기 위해 놀더라도 책으로 노는 활동이 많아져야겠네요.

 

 

 

건강한 문제의식 4
“복지관 내에 있는 도서관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면 좋을까요?

‘도서관’의 이름을 하면서도 다른 공공도서관과는 추구하는 목적이 다른 것 같아서 혼란스럽습니다.”

 

 

- 강서구 내 방화2종합사회복지관 내 해뜰작은도서관, 가양5종합사회복지관 내 가람작은도서관도 복지관 내에 있는 도서관입니다. 반면 대부분의 작은도서관은 주민센터에 있거나 독립된 작은 공간에 위치해있지요.


- 보통의 공공도서관은 책을 읽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고 문화공간으로서 기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독서지도)이나 제반 능력 향상 프로그램(수학교실, 영어교실),

책 읽는 문화 형성 프로그램(책 읽어주기, 독서모임) 등을 실시하고 있어요.


- 복지관 내에 있는 도서관은 지역주민의 소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가 많아질 모이는 공간, 매개로서의 공간이 곧 도서관이 되는 것이지요. 

 

 

 

건강한 문제의식 5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역량 자체를 성장시키는 일도 필요해요.

주도적으로 하는 것은 원래 가지고 있던 에너지에서만 끌어낸다는 한계가 있어요.

실력을 길러주는 일에 대해서도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마지막 화제에서는 저도 뚜렷하게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더 고민해보아야 할 과제로 남았습니다.

 

 

이야기는 어렵고 깊고 진지했습니다.
도서관을 오랜 기간 아껴주시고 지켜봐주신 운영위원회 분들의 깊이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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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어렵다고 합니다.
쉬운 것이었으면 재미있어서 웃음 소리로 가득했겠지만
어려운 것이어서 웃음보다는 침묵이 길었고 그래서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변화를 시도하는 주담당자가 신입직원이다보니 예전의 맥락을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였고,

그래서 질문과 답변처럼 진행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변화의 과정이지만 그 자리에서는 잘 몰랐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함께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긴장된 상황에서는 몰랐습니다.
다음날, 운영위원회 김윤희 선생님께서 긴 카톡을 보내주시기 전까지는요.

 

“변화에는 늘 저항이 있기 마련이에요.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곳을 갈 땐 아쉽더라도 때론 내려놓고,

때론 나눠 지고 가야 끝까지 갈 수 있다는 거 아시죠?”

 

김윤희 선생님께서 최근에 읽은 책 한 권 추천해주셨습니다.

 


‘힐빌리의 노래’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저도 선생님께 최근에 읽은 책 한 권 추천하였습니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선생님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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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볼 책이 참 많습니다.
책을 자꾸 읽다보면 속도가 붙겠고, 그러다보면 생각의 깊이도 더 깊어지겠지요?

올 한 해의 도서관에 어떤 변화가 올지, 우리가 어떻게 함께할지 지혜를 얻고 싶습니다.
그 지혜를 운영위원회 분들 안에서 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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