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기웃] 책봄(주부책모임) 이야기

(글쓴이 : 곁에있기1팀 정민영 사회복지사)

 

이웃모임이 오래 이어지다보면 처음과 달리 열정이 식기도 합니다. 대체로 책을 주제로 만나는 모임은 이런 권태기가 없습니다. 다양한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책모임은 관계를 맺으려는 구실이 분명하지만, 책을 함께 읽는 가운데 얻는 지혜도 모임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복지관 지역복지 공부노트」

 

 

책봄은 방화2동 주부들이 모여서 책을 읽고 이야기하고 생각을 나누는 느슨한 주부책모임입니다.

책봄의 인연은 작년부터 시작되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책봄 참여자 소개

 

혜진 님은 작년부터 책봄에 참여하신 40대 주부입니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오랫동안 책봄의 맏언니 역할을 해주고 계십니다.

평소에도 책을 좋아하시고 틈나는 대로 책을 읽습니다. 

책모임에도 늘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대화를 이끄십니다. 

 

작년 혜진 님에게는 당신의 전공과 관심사를 살려 동네에 소박한 작업실을 여는 목표와 꿈이 있었고 마침내 올해 그 꿈을 이루셨습니다.

작업실 오픈 준비로 분주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셨습니다.

 

당신의 작업실에서 책모임도 하자고 먼저 제안해주셨습니다.

소중한 공간을 흔쾌히 내어주신 혜진 님께 감사합니다.

혜진 님의 안온한 작업실에서 책모임하는 날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몇 시간이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새암 님은 세 아이를 키우는 30대 주부입니다.

작년에 유모차를 끌고 막내아들과 함께 열심히 모임에 오시던 새암 님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올해는 막내아들이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하면서 지금은 한결 가벼운 걸음으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하은 님도 30대 주부로 작년에는 뱃속에 아이와 함께 모임에 부지런히 참여하셨습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이제는 소중한 아이가 세상에 나와 하은 님과 함께 모임에 오곤 합니다.

 

신규 참여자 효경 님은 결혼으로 방화동에 이사와 동네에 아는 이웃이나 친구가 없으셨습니다.

책모임을 통해 동네 이웃을 사귈 수 있어서 기뻐하셨습니다. 효경 님에게도 최근 기쁜 소식이 생겼습니다. 기다리던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모두 진심으로 축하인사를 전했습니다.

 

정말 신기하네요. 작년에는 하은 님 뱃속에 아이가 있었는데 올해는 출산해서 함께 오고 갓난아기였던 새암 님 아이도 올해는 어린이집을 갔는데 또 임산부가 생겼네요.”

모임에서 태교하고 내년에는 하은 님처럼 아이랑 같이 오면 좋겠네요.”

 


 

책모임 방식

 

참여자분들과 의논하며 올해 책모임 방식을 다시 정리했습니다.

함께 책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에 사전에 책을 읽어와서 모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책을 꼭 읽어와야만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육아, 집안일, 회사 일 등 개인 사정으로 책 읽을 시간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어오지 않아도 부담 없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책모임에서 읽을 책은 참여자분들이 돌아가며 정합니다.

본인이 평소 읽고 싶었던 책, 책모임에서 함께 읽고 싶은 책, 혼자 읽기 어려운 책 등 서로에게 추천해 줍니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책을 읽고

 

올해 책모임에서 처음으로 읽게 된 책은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입니다.

 

작가님의 아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이 사표를 던지고 왔는데도 어떻게 이렇게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나도 남편한테 이렇게 말을 해야지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아이한테 말하는 내 모습과 말투가 싫을 때가 있어요. 화가 나도 참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데 어렵네요.”

 

책을 읽으면서 남편에게 자녀에게 말하는 본인의 모습을 성찰했다고 합니다.

대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서로의 삶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의 말에 경청해 주고 공감해줍니다. 고민도 나누고 위로도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힘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책 이외에도 올해 7권의 책을 읽고 나눴습니다.

 

책봄에서 함께 읽은 책 목록

- 강원국 어른답게 말합니다

- 최태성 역사의 쓸모

- 김형석 백년을 살아보니

- 박완서 엄마의 말뚝

- 오쿠다 히데오 무코다 이발소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 유은실 마지막 이벤트

-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책봄 중

 


 

책봄 참여 소감

 

동네 이웃과 함께 모임을 하면서 어떤 점이 좋으셨어요?”

동네에 처음 이사와서 아는 분이 없었는데 동네 주민을 만나 친해지는 계기가 되어서 방화동이 더 좋아지고 다른 주민분들도 궁금해졌어요.”

지역의 구석구석 상황들을 서로 정보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른분들이 추천하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게 되어 좋고 무엇보다 책을 좀 더 많이 읽게 된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모임이 여가활동에 어떤 도움이 되셨나요?”

모여서 책 얘기와 함께 사는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책봄을 통해서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고 삶의 지혜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평소 책을 읽어도 다른 사람과 공유를 하며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여가시간을 활용해서 문화생활 경험도 하고 책을 읽게 되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결혼하고 방화동에 산지 벌써 7년이 되었어요. 책모임 덕분에 복지관도 알게 되고 좋은 분들이랑 책모임을 하게 되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저는 책모임을 하면서 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바뀌었어요. 아이가 어떤 행동이나 잘못을 해도 이제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어요. 책모임 덕분인 것 같아요.”

저도 결혼하면서 올 초부터 방화동에서 살게 되었어요. 방화동은 남편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저는 이 동네를 잘 몰랐는데 책모임 덕분에 책도 읽고 이웃들을 많이 만나게 되니까 동네에 애정이 생겼어요. 남편한테도 책모임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요. 제가 활발하게 책모임에 참여하고 말을 많이 하니까 남편도 제가 이 동네에 잘 적응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책모임 하면서 복세권을 잘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복지관이 뭐하는 곳인지 잘 몰랐는데 책모임하면서 복지관이 하는 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책모임 하게 되면서 덕분에 다른 모임도 하게 되니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독서 편식이 심했어요. 책모임을 하니까 다른 분들이 추천하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게 되어 좋고 무엇보다 책을 좀 더 많이 읽게 된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지난번에 역사의 쓸모도 읽어서 좋았던 게 아마 저는 평생 역사 관련 책을 안 읽었을텐데.”

저희가 전부 좋아하는 장르나 취향이 다르다 보니까 모임에서 읽을 책을 추천하는 게 어려웠는데 그래서 오히려 다양한 책을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저희 남편이 책모임에 엄청 관심이 많잖아요. 이번에

는 무슨 책 읽는지 항상 물어보고 자기가 책을 추천해준다고 하고.”

저는 책모임하면서 잊고 있었던 저의 모습을 찾았어요. 제가 원래 엄청 밝은 사람이었는데 육아하면서 많이 어두워졌었는데 모임하면서 내가 밝은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책모임을 통해 도서관을 알게 된 점도 너무 좋아요. 성인이 읽을 책이 많지는 않지만 책두레 서비스가 잘되어 있으니까 크게 불편하지도 않고 도서관 분위기도 마음에 들어요. 책모임 책을 대출하러 오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책도 빌려서 읽게 되니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도서관을 올 때마다 아이랑 같이 오는 데 아이도 도서관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되니 교육에도 도움이 돼요. 도서관에 오면 아이랑 저랑 각자 떨어져서 각자의 책을 읽다 가요.”

 


 

책모임 덕분에 이웃이 생겼다는 말에 사회복지사로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역주민을 알고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다는 말에 감개무량합니다.

참여 소감이 사회사업가의 역할과 이웃기웃 사업의 의미를 설명해 줍니다.

주부책모임 하길 참 잘했다 싶습니다.

사회사업가로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습니다.

책모임을 통해 지식도 얻지만 이웃도 얻습니다.

책을 구실로 이웃 관계가 자라고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2022 마지막 책모임

 

2022 마지막 책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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