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어르신이 바라는 도란도란 식당. 동료의 사회사업 실천 어떻게 도울까?

(글쓴이: 정우랑 사회복지사)

[혼돈의 도란도란 식당.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약 2주 전. 도란도란 식당 어르신들끼리 큰 다툼이 있었습니다. 영양사님의 긴급한 전화를 받고, 담당인 이미진 선생님과 함께 식당에 갔습니다.

빈번하게 발생하던 ''자리다툼' 이었습니다. 다만, 감정이 상할수 있는 나쁜 말을 주고 받아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그 자리를 정리했지만, 여운은 오래 갔습니다.

담당자와 함께 어떻게 할 지 고민했습니다.
이번 일을 기회 삼아, 어르신들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가 바라는 도란도란 식당의 모습, 함께 지켜야 할 규칙 등을 정해보면 좋겠다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미진 선생님의 진심어린 부탁]

50명이 넘는 어르신과 집단으로 이야기 나누기는 쉽지 않습니다. 각각의 의견을 듣기 어려울 뿐 아니라, 어떻게 이야기 분위기가 흘러가느냐에 따라 나눌 이야기가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진 선생님은 6~7명을 한 조로 편성하여 각 조에 동료들이 함께 하길 바랐습니다. 소수이기 때문에 어르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을 수 있습니다.

복지관 사회사업가답게 어떻게 무료급식사업을 이루어가고 싶은지 진지하게 설명했습니다.

"무료급식사업은 어르신이 주인입니다. 어르신이 주인 노릇하고, 식사를 구실로 관계가 풍성해지기 바랍니다. 어떤 식당을 바라는지 이야기를 듣고, 누구나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정겨운 도란도란식당이 되길 바랍니다."

김은희 부장님, 김수재 과장님, 김미경 과장님, 박은하 선생님, 한수현, 권대익 주임님, 원종배, 신미영 선생님, 그리고 저까지 총 9명의 동료들이 함께 했습니다.
부장님과 먼저 워크숍 구성에 대해 의논했습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동료들에게 진지하게 워크숍의 의도와 내용, 방향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동료의 사회사업을 도울 수 있어 기뻤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참고할 만한 글도 보내줬습니다. 

"복지관_경로식당 사업(김세진 선생님 글)"
http://m.cafe.daum.net/coolwelfare/RbOF/32?svc=cafeapp

동료의 진심어린 부탁. 이렇게 부탁하고 들어주는 조직에서 일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워크숍 정말 풍성하게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미진 선생님의 매끄러운 진행.
워크숍의 의도를 잘 알고 조별 의견 나눔을 도와준 8명의 동료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이야기 나눠준 어르신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마친 후 이미진 선생님이 다시 한 번 부탁했습니다. 어르신과 이야기 나눈 동료들의 소감까지 실천이야기에 적고 싶었습니다. 열정적으로 실천하고 기록하는 동료의 부탁을 어느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요?

[즐겁고, 서로 사랑하고, 웃음이 넘치는 도란도란 식당이 되길]

서비스제공팀에서 2014~2015년까지 무료급식사업 담당했습니다. 이미진 선생님은 그 다음 다음 담당자입니다.
담당했던 사업이기에 마음이 더 갑니다. 사회복지사, 조리사, 영양사, 자원봉사자, 이용 어르신들의 마음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료급식사업 담당 부서 관리자로 강점입니다.
담당했던 당시에 이루지 못했던 일들을 조금씩 해 나가는 이미진 선생님이 자랑스럽습니다.

운영위원회를 구성을 제안하고, 한 분 한 분 만나 이야기 나눕니다. 어르신들이 직접 식자재업체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합니다. 밥, 반찬 싸가는 오래된 문제도 운영위원회 어르신들이 주변 어르신들을 만류하며 해결해갑니다. 매월 드시고 싶은 음식 투표를 하고 다음음달 식단표를 만들 때 반영합니다.

복지관 사회사업답게 무료급식사업 이루려는 이미진 선생님이 당사자 어르신들과 함께 이룬 일입니다. 대단합니다. 후배지만 배울 게 참 많습니다.

워크숍 자리 구성부터 이미진 선생님은 신경 썼습니다. 어르신의 지혜를 구하는 자리입니다. 한 분 한 분의 이야기가 귀합니다.
귀한 시간인만큼 자리를 어떻게 꾸밀지 궁리했습니다. 예쁜 테이블 보를 깔고, 자리마다 소식지, 기념볼펜, 음료, 간식 놓았습니다.
동료들이 자리에 앉아 오시는 어르신들을 맞이합니다. 이런저런 일상의 이야기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합니다.
권대익 주임님이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음악 틀어놓습니다. 간단한 게임으로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듭니다.

도란도란식당의 주인은 어르신이고, 어르신이 함께 만들어갑니다.
어떤 식당의 모습을 바라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연스러운 순서대로 묻고 이야기 나눕니다.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도록 각 조의 동료들이 노력합니다. 어르신들과 워크숍을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배웁니다.
그 여느 때보다 풍성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여러명의 어르신에게 의견을 여쭈면 이야기를 하지 않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7명 내외의 조별로 이야기를 나누니 누구도 빠지지 않고 이야기 합니다.

워크숍 마치고 돌아가시면서 한 어르신이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젊은 선생님들 보기 민망하기도 했어요. 이야기 나누며 깨달은 바가 많아요."

식사의 주인인 어르신이 만들어 가는 도란도란 식당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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