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놀자] 공항동 자연놀이터 | 길 위의 학교 4교시(여행준비)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이 글은 7월 활동 시점을 기준으로 쓰여진 실천기록입니다.

 

 

자전거 답사

길잡이 팀이 답사를 다녀오는 날입니다.

동행하는 김상진 관장님께서 출발하기 전 자전거 타는 요령과 수신호를 알려주셨습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을 한 번 더 짚어주셨습니다.

 

답사는 여행 날 있을 수 있는 여러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직접 경험해보니 필요한 준비물도 늘어납니다. 시원한 옷과 목을 축일 물이 필요합니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제가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땀 흘리며 준비물을 떠올렸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점점 아이들의 여행으로 완성되어 갑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행주산성에 가는 길, 소요 시간, 그늘이 있고 없고의 환경, 경사로 등

국토여행에 필요한 내용을 아이들 스스로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여행 정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자전거 답사 도중 힘이 들어 뒤처지던 친구를 기다려준 마음,

서로의 속도를 맞춰가며 발을 맞춘 기억,

다녀와서 고생했다며 서로를 격려하던 말 한마디를 바라봐야 합니다.

 

서로를 묵묵히 기다려주며 같은 팀으로서 싫은 소리 한번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안에 관계가 있습니다.

여행을 구실로 잘 돕다 보니 관계가 보입니다.

그 관계를 바라봄에 귀한 답사였습니다.

서로에게 감사함이 가득합니다.

 

답사를 다녀온 동현 선생님의 이야기 들으며 생각했습니다.
아이들 안전, 체력에 대한 것은 적극적으로 권하거나 말릴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해가 쨍쨍한 시간에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몇 번이고 말렸지만 그렇게 하자 해서 물러섰었습니다.

답사 때는 물을 챙겨오지 않았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면티와 긴바지를 입고와 더워했던 아이도 있었습니다.
적극적으로 간섭해야 합니다. 당사자가 모두 결정하고 이룰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과 건강은 저희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께도 부탁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에게 맡겨 주세요. 안전하게 다녀오겠습니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걱정해주세요. 저희에게 맡기지 말아주세요.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하고 부탁드려야겠습니다.

아이들의 여행은 당사자인 아이와 지역사회가 이루어야 하는 일입니다. 
여행길 안전 대책도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만나 서로 의논할 일입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마을 인사

사진방역팀과 준비물팀이 마을 인사를 다니며 국토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준비물 팀이 복지관에서 무전기를 빌리기로 했는데 준비물 팀인 k-잼이 아파서 못 왔습니다.

 

혼자 복지관에 오게 된 작비를 위해 손오공과 핫도그가 함께 와주었습니다.

어른들을 찾아가 인사하고 부탁하는 일이 갑작스러웠을 수 있습니다.

혼자 가는 친구를 위해 같이 가준 손오공 핫도그의 마음이 귀합니다.

친구가 아파서 못 와도 씩씩하게 마을 인사 가자는 작비의 마음이 귀합니다.

그 마음을 잘 알아봐 주어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수현 팀장님을 뵀습니다. 팀장님은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작비, 손오공, 핫도그는 모두 자기 별칭으로 소개를 했습니다.
정한 별칭이 마음에 드나 봅니다.

무전기 빌려주시며 사용법도 알려주셨습니다.
아이들끼리 무전기를 사용해 봅니다.
작비가 시험해보며 "핫도그 멍청이"라 말합니다. 벌써 재밌어 보입니다.
사진팀인 손오공이 저희 모두의 사진도 찍어주었습니다. 모두 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김은희 부장님께도 인사드렸습니다. 
부장님은 온화한 미소로 아이들에게 여러 질문해주셨습니다. 
장난치는 모습도 보였지만 곧잘 설명합니다. 
둘레 어른께 인사하고 부탁하는 일, 이제는 처음보다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화상 모임

길잡이 팀이 답사를 다녀온 후 친구들과 여행지 정보를 나누기 위해 전체 회의가 필요했습니다.

한 공간에 모두가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ZOOM을 통한 화상 모임을 했습니다.

 

두 번째 화상 모임입니다.
정해웅 선생님이 먼저 놀고 회의를 시작하는 것이 어떤지 제안해주셨습니다.
게임부터 하고 회의 시작합니다.

당사자 면접 때 아이들과 했던 마피아를 합니다.
2주 전 했던 첫 화상 모임과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그사이 많이 친해졌습니다. 
또 바로 회의하지 않고 놀고 시작했기 때문일 겁니다. 
아이들은 신나서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카메라는 켜지 않았지만, 마이크 켜고 신나게 말합니다.

아이들이 회의에 집중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할 때, 
그저 끌고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재밌게 놀고 나니 회의가 잘 됩니다. 핵심적인 내용만 집고 빠르게 회의가 끝났습니다.

먼저 답사팀이 전날 얼마나 힘들었는지 친구들에게 알려줍니다. 
무조건 아침 일찍 가서 종일 놀아야 한다던 아이들의 의견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이 아닌 친구들이 말하니 금방 설득이 됩니다.
여행 시간을 오후 3시로 바꿨습니다. 
넉넉잡아 두 시간 반 예상했던 편도 거리는 답사를 다녀오니 세 시간도 넘을 것 같았습니다. 
도착해서 놀고 나면 돌아올 힘이 남아있을지 의문입니다. 
걷기 여행이지만 적당한 타협점을 찾습니다. 
몇몇 부모님이 차로 데리러 와주실 수 있는지 부탁해보기로 했습니다.

밥을 어떻게 먹을지 정합니다. 
분명 배달 음식을 좋아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반대 의견이 많았습니다. 
컵라면이 먹고 싶다는 아이도 있고, 배달시키고 싶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통일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상할 걱정 없는 방법, 방역수칙 지켜서 먹을 방법, 이 두 가지만 지켜진다면 뭐든지 된다고 알려줍니다.
각자 정하고 카톡으로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대부분 컵라면을 먹기로 했습니다. 
행주산성에는 편의점이 없어서 뜨거운 물을 구할 수 없습니다.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간다고 합니다. 
컵라면에 진심인 아이들입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처음 만났을 때는 밥을 사달라고 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복지관에서 여행가는 프로그램인줄 알고 그랬을까요,

이제는 밥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습니다.

복지관의 프로그램, 일이 아니라는 걸 압니다.

아이들의 것, 지역주민의 것으로 다녀오는 여행이라는 걸 잘 압니다.

 

 

 

걱정해주세요, 물어봐 주세요.

국토여행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직접 부모님께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언제 여행을 가는지, 어디서 출발해서 어디까지 가는지
본인들의 여행을 잘 알고 있는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께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아이에게 질문합니다.

본인들의 여행이기에 잘 알고 있습니다. 직접 계획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도 이렇게 잘 설명해주길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전화하며 말했습니다.

“네가 준비한 것 부모님께 실컷 자랑해!”

처음으로 어머니들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건 익숙해도 아이 부모님과 소통하는 일은 아직 어색합니다. 
무척 긴장됐지만, 긴장 안 한 척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이들이 본인 여행 과정을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여행 어디로 가는지, 
몇 시에 가는지, 아이는 무슨 역할을 했는지 질문해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많은 칭찬 격려 부탁드렸습니다.
준비물도 잘 챙겨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바빠 보이시는데도 제 이야기 잘 들어주셨습니다. 
아이들의 강점 하나하나 말씀드렸습니다. 
기뻐하시고 안심하셨습니다.

작비 어머니와 히유 어머니가 행주산성까지 차로 데리러 와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아이들의 여행 후 안전한 귀갓길을 들여봐 주셨습니다. 
아이들 여행 계획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둘레 이웃과 함께

사진방역팀과 준비물팀이 지난 활동에서 마을 어른께 묻고 부탁한 준비물을 받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둘레 어른과의 만남이 자연스럽습니다.

사진방역팀은 송정초 교육복지사 선생님을 찾아뵀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길 위의 학교에 다녀요. 걸어서 행주산성까지 여행 가기로 했어요.”

 

차분히 국토여행을 설명합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여행이 기특해 보이셨는지

손 소독제와 마스크 외에도 과자, 음료수, 컵라면까지 한 보따리 가득 간식을 챙겨주셨습니다.

 

송정초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입니다.

학교 선생님이 여행을 거들어 주신 만큼,

아이들이 학교에서 오가며 교육복지사 선생님과도 관계가 생동했으면 합니다.

아이들의 생태, 사람살이 안에서 생긴 귀한 관계입니다.

 

 

준비물팀은 꿈샘누리공방 김화경 대표님을 찾아뵀습니다.

무전기를 빌리며 무전기가 왜 필요한지도 설명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멀리 떨어져 걷는 여행을 가는데 핸드폰이 없는 여행이라 무전기가 필요해요.

무전기 좀 빌려주실 수 있나요?”

 

차분히 아이들이 준비한 여행을 소개합니다.

 

 

김화경 대표님께 무전기 두 개 받았습니다. 안테나가 쭉 늘어나는 멋진 무전기입니다.
사용법도 가르쳐주셨습니다. 대표님이 무전기는 친구 관계와 비슷하다 하셨습니다. 
양쪽에서 동시에 말하면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없습니다. 
휴대전화와 다릅니다. 
상대의 말 잘 듣고 기다렸다고 말해야 합니다. 
무전기 사용법 하나 설명해주시면서도 아이들에게 뜻깊은 가르침 주셨습니다.

다음은 든든데이케어센터 센터장님을 뵀습니다. 
물 17병과 간식 챙겨주셨습니다. 집에서 물 챙길 필요도 없겠습니다. 충분합니다. 
센터 앞에서 차를 가지고 뵈어서 오래 머물지 못했습니다. 
여행 다녀와서 도움 주신 모든 분께 제대로 감사 인사드려야겠습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마지막 여행 준비

여행 전 마지막 모임 공간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회의 장소를 내어주셨던 상인연합회 회장님께서

오늘은 일정이 있어 회의 장소 대관이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궁리하던 중, 레몬비트네 교회가 생각났습니다.

레몬비트 어머님께서 교회에 방이 많으니 교회에서 모임을 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에게 흔쾌히 장소를 내어주신 레몬비트 어머님, 고맙습니다.

 

작비와 히유는 사정이 있어 오지 못했습니다.
아쉽지만 다섯이서 여행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둘 셋으로 나뉘어 회의했습니다.

한 팀은 무전기를 두 개 들어야 합니다. 
유일하게 세 명인 손오공, 히유, 핫도그 팀이 두 개 들기로 했습니다.
세 팀으로 나뉘어 거리를 두고 걷는데 걷는 팀 순서를 정했습니다. 

길을 잘 아는 작비, 레몬비트가 1팀, 
무전기 두 개로 앞뒤 소통이 되는 손오공, 히유, 핫도그가 2팀, 
체력이 좋은 MJ K-잼이 3팀입니다. 
걷는 순서와 팀을 정했으니 이제 마지막 준비물을 돌아봤습니다.

둘레 어른들께 받은 것이 가득합니다. 모두 책상 위에 펼쳐두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받아 온 물건이니 어떤 걸 두고 갈지, 들고 갈지 또 누가 들지 모두 아이들이 정합니다. 
선생님 들어달라 부탁하면 저희는 심부름하는 모양새로 도왔습니다.

“선생님 잠깐 사진 좀 찍을게요.”

사진팀인 손오공이 준비물을 사진 찍습니다. 어쩌다 보니 역할과 상관없이 팀이 정해졌습니다.
2팀에 사진방역팀 두 명 다 있다 보니 1팀, 3팀에는 사진 찍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두 명은 다른 친구에게 부탁했습니다.
1팀은 레몬비트가, 3팀은 k-잼이 사진 찍기로 했습니다. 
자신의 역할을 책임지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핫도그는 조용한 편입니다. 그래도 친구들과 있으면 장난기 가득합니다. 
오늘 핫도그가 큰 소리로 투정 아닌 투정 부릴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편해 보였습니다.
MJ와 k-잼은 감사 인사와 수료식 내용까지 생각하고 회의했습니다. 
레고 만들기, 절 드리기, 편지 등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K-잼은 계란 후라이를 만들어서 드리자는 말도 했습니다. 재밌는 의견이 많습니다. 
여행 다녀온 후 아이들과 더 의논해봐야겠습니다.

도움 주신 이웃분들을 생각합니다. 
걱정 응원 도움 주신 부모님을 생각합니다. 여행 준비 열심히 한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여행 이루어가면서 수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람살이이게 준비했습니다. 
여행 날도 아이들이 주인 되어 놀 수 있게 잘 거들고 싶습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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