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놀자] 공항동 자연놀이터 | 길 위의 학교 1교시(팀별모임)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이 글은 7월 활동 시점을 기준으로 쓰여진 실천기록입니다.

 

 

팀별 모임(사진·방역 팀)

든든데이케어센터에서 사진·방역팀 진서, 재훈이를 만났습니다.

아이들이 장소를 빌려주신 든든데이케어센터 파트장님께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시원한 장소를 빌려주셔서, 여행 가는데 회의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 인사를 전한 후, 가장 먼저 활동 별칭을 정했습니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여행가는 만큼 핸드폰이 아닌 무전기를 사용하며 소통하기로 했습니다.

무전기 사용 시에는 이름보다 별칭을 부르며 놀기로 했습니다.

사진·방역팀답게 사진사, 손소독재훈 등 재치 있는 별칭도 나왔습니다.

각자 좋아하는 동물과 관련된 별칭을 만들었습니다.

좋아하는 동물을 말하다가 진서는 손오공, 재훈이는 핫도그로 별칭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부터 아이들은 손오공, 핫도그입니다!

 

규칙과 별칭을 정한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팀의 역할을 생각했습니다.
사진팀으로서 친구들과 여행하면서 재밌는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주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예쁘게 찍는 방법을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방역팀으로서 마스크 쓰라고 말하고 손 소독을 권하기로 했습니다.
학교에서 코로나19와 방역을 공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방역팀으로서 ‘핫도그’와 ‘손오공’의 멋진 활약이 기대됩니다.

손오공은 적극적이고 실천력이 좋습니다.
“우리 저분께 한 번 여쭤볼까?” 하면 바로 가서 여쭙니다. 망설임이 없습니다.
쉽게 마음 열고 고민 이야기도 해줍니다. 
영어 캠프를 하고 있는데 영어로 한마디도 못 하겠다고 합니다.

“그래? 말도 못 하니 답답하겠다. 나도 초등학생 때 영어 진짜 못 했어, 그래서 영어가 정말 싫었어.” 

제가 해줄 말은 이것뿐이었습니다. 그저 경청하고 공감해주었습니다.
든든데이케어센터에서 주민센터로 가는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그때 손오공이 “저희 지금 걷기 연습한 거죠? 걷기 연습해야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선생님들이 민망하지 않게 배려해준 재치와 배려가 고맙습니다.

핫도그는 신중하고 세심합니다. 
이동할 때 어디를 가든 계속 문도 잡아주고 기다려줍니다. 
마지막에 정리할 때 바닥에 떨어져 있는 펜까지 발견해서 주워줍니다. 
펜과 펜 뚜껑 짝이 안 맞는 것도 다시 바꿔 끼워줬습니다. 어쩜 이렇게 세심할까요.
오늘 하기로 했던 것 중에 까먹은 활동도 "선생님 이것도 해야 하지 않아요?" 하며 알려줍니다. 
무언가 적을 때도 바로 적지 않고 생각합니다. 질문 하나 해도 핫도그는 속으로 생각하고 천천히 말합니다.

소수로 모이니 아이들의 강점을 더 여유롭게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서로 다른 강점이 있는 손오공과 핫도그! 벌써 호흡이 척척 맞습니다. 
사진 찍는 연습도 틈틈이 해봅니다. 벌써 아이들에게 사진기사님 느낌이 납니다. 
부모님께도 아이들의 강점을 하나하나 적어서 보내드립니다. 
우회 칭찬을 생각합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팀별 모임(준비물 팀)

든든데이케어센터에서 준비물팀 지호, 준영이를 만났습니다.

장소를 빌려주신 파트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에는 복지관의 이름, 위치를 설명하고 길 위의 학교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까지 설명했습니다.

이제는 사회사업가가 할 일이 점점 줄어듭니다.

여행을 아이들의 일로 아이들이 소개하고 이끌어주어 고맙습니다.

 

별칭을 정하면서 모임을 시작합니다.
지호는 작비, 준영이는 K-잼이 되었습니다.
K-잼은 고민 없이 별칭을 바로 적습니다. 그 외에도 후보가 아주 많습니다. 
글씨도 크게 크게, 거침없이 씁니다. 주변 관계망도 그려봅니다.
K-잼은 가족, 친구를 적으며 모든 사람이 친구라는 말을 합니다. 
자기 주변 사람에게 쉽게 마음 열고 친하게 지내는 강점이 있습니다.

작비는 싫은 것도 “싫어요.” 하지 않습니다. “괜찮아요.” 합니다. 
선생님들의 기분도 살펴주는 걸까요. 그저 고맙습니다. 
장난치다가도 이제는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며 진지한 의견도 내줍니다. 
친구들과 놀다가도 활동의 중심을 잘 잡아줍니다. 
저희가 고려하지 못한 여러 가지도 생각해줍니다. 
무전기가 산에서 터지는지 걱정해주고, 무전기를 빌리기 힘들 거라는 것도 알려줍니다. 
작비가 있으니 이번 여행 걱정이 줄어듭니다.

준비물 팀은 장난이 많습니다. 
준비물 이야기하면서 은행 돈을 훔치자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할 수 있다는 건 아이들의 특권입니다. 그래야 건강한 것 아닐까요.
은행을 터는 상상을 하면서 얼마나 재밌었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놀기만 한 건 아닙니다. 
물티슈, 구급상자, 음료, 마스크 등 여행에 꼭 필요한 준비물도 생각했습니다. 
각각의 준비물을 어떤 어른에게 부탁하면 좋을지도 정리했습니다. 
구급상자를 구하러 소방서에 가자는 계획도 말했습니다. 
회의가 놀이고 놀이가 회의인 아이들의 회의법을 배웠습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한 회의가 아닙니다.

이웃을 사귀고, 잘 놀기 위한 활동입니다. 놀이와 관계를 먼저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엄청난 성과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친구야 놀자 길 위의 학교시간만큼은 수업이 아닌, 놀이였으면 좋겠습니다.

 

 

 

 

팀별 모임(길잡이 팀)

길잡이팀 민철, 태영이를 만났습니다.

길잡이팀도 별칭을 정했습니다. 민철이는 히유, 태영이는 레몬비트입니다.

 

열정이 넘치는 레몬비트와 히유는 국토 여행지를 쏟아냈습니다.
63빌딩, 계곡, 경복궁 등 다양했습니다. 걸어서 갈 수 없는 곳도 있고 자연이 아닌 곳도 있었습니다.
잠시 여행지 선정을 멈추고 ‘길 위의 학교’의 의미를 묻자 아이들이 여행지 선정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멀지 않고 자연이어야 해요. 또 사람이 적은 곳이어야 해요.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하는 곳은 다음에 가요.”

레몬비트는 동네 지리를 잘 압니다. 
지도도 잘 봅니다. 가본 곳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습니다. 
레몬비트가 여행 코스 후보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덕분에 든든합니다.

레몬비트가 하는 이야기를 위주로 듣다 보니 히유가 말합니다.
“저는 있으나 마나인 것 같아요.” 가슴이 쿵 했습니다. 히유의 말을 잘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히유가 금방 마음을 풀고 참여해줍니다.
히유는 레몬비트가 무슨 의견을 내도 옆에서 "그것도 좋아요!" 하며 잘 경청해줍니다. 
덕분에 레몬비트가 더 신나서 의견을 마구 냅니다. 
항상 의견을 낼 때도 "친구들이 싫으면 안 해도 돼요." 하며 배려해줍니다. 마음이 참 따뜻합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팀별 추가 모임(길잡이 팀)

전체 모임 전, 여행지 후보를 정하기 위해 길잡이 팀을 만났습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레몬비트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히유와 민재도 길잡이 팀이지만 사정이 있어 오지 못했습니다.

레몬비트가 직접 히유와 민재한테 전화를 걸어 오지 못하는 이유를 묻습니다.

히유는 늦게라도 올 수 있다고 합니다.

민재는 다음 전체모임때는 꼭 온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아닌, 아이들이 직접 약속을 잡아갑니다.

 

히유와 민재 외에도 함께 여행지를 찾아볼 친구가 있을지 전화를 걸어봅니다.
레몬비트는 물어보고 제안하는 것을 잘합니다.
내일 전체 모임에서 친구들에게 설명할 여행 코스 세 곳을 정했습니다.
강서생태습지공원, 행주산성, 서서울호수공원입니다. 

히유와 전화통화 하며 함께 여행 코스 발표 준비를 했습니다. 각 코스의 장단점, 가는 시간을 알아봤습니다. 
여행지 후보 선정, 발표 준비가 끝나고 히유가 왔습니다.
레몬비트와 히유가 함께 강서구 지도도 구했습니다. 아주 손쉽게 구했습니다. 
마을에서 필요한 것을 구하는 일이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걸 느꼈을까요, 
앞으로 마을 어른께 인사하고 관계가 생기는 일에 재미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실습생 실습일지 가운데-

 

 

모든 팀을 한 번씩 만났습니다.

여행 이야기도 나눴고, 둘레 사람을 돌아보며 국토여행에 필요한 것을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왜 우리가 여행을 가는데 지역사회와 함께함이 중요한지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받아드릴 수 있는 만큼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길 위의 학교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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