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놀자] 공항동 자연놀이터 | 우리의 두 번째 여행지는?!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여행준비를 위해 송정초 교육복지실에 모였습니다.

일주일 만에 아이들을 만나며 했던 질문이 떠오릅니다.

우리 여행지 조사해오기로 했던 거 좀 찾아 왔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차"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숙제 검사를 하는 선생님의 모양새는 아니었는지 돌아봅니다.

이 활동은 학교에서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서로 관계하며 주도성을 갖고 자연으로 떠나는 놀이입니다.

선생님의 역할이 아닌,

관계를 돕고 스스로 하는 활동에서 강점을 찾아 칭찬해주는 어른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을 숨기고 아이들과 일주일간의 근황을 이야기하며 인사합니다.

 

아이들과 짧은 인사를 마치고 여행지를 조사해왔냐고 묻기보다

오늘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지를 물었습니다.

 

제가 남산 알려줄게요! 주말에 가족들하고 근처에 갈 일이 있어서 갔다가 남산도 답사 가봤어요.”

아쿠아리움은 입장료가 비싸던데요?”

알아본 계곡이 있어요, 지하철로 타고 가면 돼요.”

 

 

오늘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아이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여행지를 투표하자고도 합니다.

준비해온 이야기를 친구들과 공유하기 위해 각자 종이에 여행지에 관한 내용을 적었습니다.

 

계곡, 남산, 서울식물원, 63빌딩 아쿠아리움, 경복궁, 안산 둘레길까지.

각자 조사하기로 한 여행지를 발표합니다.

 

계곡은 인천 계양구에 있고, 지하철 타고 갈 수 있어

아쿠아리움은 여의나루역에서 갈 수 있어, 근데 입장료가 17,000원이나 해

남산은 지하철을 갈아타야 해, 케이블카를 타면 돈이 필요한데 걸어 올라가면 돈이 필요 없어

서울식물원은 가까워서 걸어갈 수도 있어, 가까우니까 더 많이 놀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여행지를 가는 방법부터 비용, 장단점까지 발표합니다.

아쿠아리움에 가고 싶지만 비용이 걱정된다는 현실적인 이야기까지, 회의가 아주 활발합니다.

아이들이 진지하게 회의하는 모습이 대견했는지

송정초 교육복지사 선생님께서 아쿠아리움을 가게 되면 입장료를 지원해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진심으로 아이들의 여행에 응원과 지지를 해주시는 송정초 교육복지사 선생님, 고맙습니다.

 

입장료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에도 아이들이 흔쾌히 최종 여행지로 아쿠아리움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부터, 부담된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떠나는 현장학습이었으면 달랐을까요,

아이들과 다시 한번 자연놀이터활동의 의미를 나눴습니다.

친구, 마을 이웃과 관계 맺으며 자연으로 여행갑니다.

스스로 여행을 준비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마을 어른에게 인사하고 부탁하며 구합니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예산으로 다녀오는 현장학습과 다릅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을 어른을 찾아가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합니다.

 

활동의 의미를 나누다 보니 여행 후보지에서 아쿠아리움을 빼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른 후보지들을 두고 투표하기로 했습니다.

안산 둘레길과 남산을 가자는 이야기가 제일 많이 나왔습니다.

 

남산타워 가자 ! 서울 랜드마크! 그 앞에서 사진도 찍어야지

 

남산으로 여행지가 정해졌습니다. 다음에는 여행지(남산) 주변 맛집을 각자 알아오기로 했습니다.

지난 길 위의 학교에서 길잡이 역할 경험이 있는

레몬비트(별칭)여행지에 대해 조금 더 조사해오기로 했습니다.

 

각자 여행지에 대해 알려줄 어른이 있는지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야 하는 다음 주를 위해

각자가 물어볼 수 있는 어른에게 여행지에 관해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 활동 회의록은 손오공(별칭)이 작성했습니다.

손오공은 적극성이 뛰어납니다.

회의록 작성 시 다른 친구들이 망설일 때 자기가 하겠다며 펜을 쥡니다.

투표할 때도 친구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회의록에 잘 적었습니다.

잘 듣고, 항상 적극적으로 말하려고 해주어 고맙습니다.

 

자연으로 여행갑니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과정에 자연놀이터활동의 의미가 잘 담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회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잘 돕고 싶었습니다.

활동의 의미를 알아주고, 잘하는 일들을 강점으로 바라보며 칭찬만 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에서도 그렇게 옆에서 잘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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