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11단지가 다 같이 함께한 추석 잔치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4. 12. 8. 14:44
(글쓴이 : 박성빈 사회복지사)
대국민 명절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경우가 많은 명절이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많습니다.
11단지 주민분들도 혼자 지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도 가족, 이웃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추석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마음을 이운장 님에게 말씀드리고 잔치를 제안했습니다.
"이운장 님~ 이번에 추석이 되는데 11단지에 혼자 보내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혹시 그분들도 즐거운 추석을 보낼 수 있게 같이 잔치 한번 해보면 어떠세요?"
"맞아요. 저희 그런 사람이 많아요. 잔치는 좋은거죠. 어떻게 할건데요?"
이운장 님은 평소에도 이웃들에게 나누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기회가 될 때면 항상 먹거리를 준비해서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주민분들께 나누며 행복을 찾습니다.
"그러면 추석이니까 같이 송편 만드는 건 어떨까요? 추석 느낌 나고 좋을 것 같아요."
"좋죠~ 그러면 음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복지관에서 송편만 좀 준비해줘요. 그럼 제가 다른 음식들을 준비해볼게요."
"누구를 초대하면 좋을까요? 아무래도 추석에 혼자 보내시는 분들이 많이 오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제가 아는 사람 많아요. 제가 초대할게요. 걱정하지 마요."
송편을 각자 만들어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많은 음식을 나누고 싶었던 이운장 님이 동태전, 잡채 등
여러 추석 음식을 직접 요리해서 드리는 것을 제안해주셨습니다.
너무 많은 요리를 하니 혼자 다 준비하실 수 있을지 걱정되어 여쭤봤습니다.
동네에 요리 잘하는 분들을 많이 알아서 초대할 거니까 괜찮으시다고 합니다.
동네 마당발인 이운장 님 덕분에 많은 주민분이 함께 잔치하며 음식을 나누는
풍성한 잔치가 될 것 같습니다.
바뀌는 계획
"떡을 각자 집에 가져가면 쪄먹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잔치를 준비하던 중 이운장 님이 해주신 말입니다.
말씀처럼 혼자 사시는 남성분들 중에는 집에서 혼자 떡을 찌기 어려운 분들도 있겠다 싶습니다.
어떻게 할지 다시 의견을 나누다가 방법을 조금 바꾸기로 했습니다.
추석 잔치의 중심이었던 송편은 직접 만드는 대신 떡집에서 송편으로 맞추자고 합니다.
추가로 동태전 이외에 다른 음식들을 더 많이 하기로 했습니다.
송편을 만드는 과정은 함께 어울리는 수단이었을 뿐 방법이 달라도 목적만 이뤄진다면 어떤 형태든 좋습니다.
이 점을 생각하고 제안해주신 해주신 이운장 님께 감사합니다.
잔칫날
"이운장님이 잔치하는 데 도와달라고 해서 왔어요. 저도 이런 활동 좋아해서 알겠다고 하고 왔어요."
이운장 님이 초대해주신 주민분들이 하나둘 모였습니다.
익숙한 얼굴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시고 더운 날씨에도 불 앞에서 요리를 해주시려는 마음이 귀합니다.
이운장 님 덕분에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오시자마자 동태전을 만들기 위해 앞치마부터 두릅니다. 넉넉하게 하려고 가스레인지도 4개나 준비해뒀는데 예상보다 더 요리를 해주셔서 손이 남습니다. 여유가 되는 분들은 떡을 나누고 손님을 대접하며 다른 일들을 돕기로 했습니다. 제가 직접 도와주실 분들을 찾았어도 이렇게 많은 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주민분들께 부탁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낍니다.
"저기 반찬가게에 김밥 주문해뒀어요. 나중에 그것만 가져다줄 수 있어요?"
이번 잔치는 송편과 절편, 동태전, 고구마튀김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당일이 되니 더 많은 것들을 나누고 싶었던 이운장 님이 김밥을 준비해뒀다고 합니다.
저에게도 전혀 말씀해주시지 않았던 일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적은 양이 아니었기에 부담이 크실 것 같아 염려되는 점을 말씀드려도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하십니다.
이웃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대단합니다.
세상 사람이 모두 이운장 님처럼 나누고 지내면 다들 즐겁게 어울리며 살 수 있겠다고 생각듭니다.
이운장 님은 잔치가 중반쯤 접어들 때 1층에 내려가서
복지관 앞을 지나다니는 주민분들에게 먹고 가시라고 제안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잔치동안 40분이 넘는 주민분들이 왔다 가셨습니다.
떡과 음식이 많아 나중에 많이 남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요구르트 드시면서 하세요."
"잔치 오고 싶어서 밥도 조금만 먹었어요."
잔치에 오시는 분 중에는 고생한다며 요구르트를 사 들고 오는 분도 있고,
잔치에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부러 식사를 적게 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모두 이웃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실 겁니다.
평소 이웃과 계기가 없어 어울리지 못했지만 어울리고자 하는 마음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
잔치를 마치고 이운장 님을 다시 만나 잔치에 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야기 나누면 나눌수록 이웃과의 잔치, 나눔에 진심으로 즐거움을 느끼시는 분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우리 이웃에 이렇게 좋은 분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런 주민분이 많아져서 이웃들이 함께 어울리고 즐겁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직접 이렇게 잔치 준비하시니 어떠셨어요?”
- 아유 너무 좋죠. 이렇게 잔치하고 나면 사람들끼리 만나고 웃을 수 있잖아. 같이 음식도 나눠 먹고요.
- 이운장 님이 같이 해보자고 하길래 했어요. 저는 봉사 하는거 좋아요. 이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고 나면 뿌듯하잖아요.
- 지금은 건강이 안 좋아서 못하지만 옛날에는 복지관에서 많이 활동했었어요. 그때마다 좋더라고요.
“그렇죠. 저도 이런 모습들이 너무 좋더라고요. 혹시 잔치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있으세요?”
-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왔다 갔으면 좋겠어서 계속 1층에서 사람들을 불렀어요. 그렇게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잔치 다녀가시라고 이야기 드릴 수 있었던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 저야 원래 경로당도 나가고 즐겁게 지내는데 다들 그렇진 않잖아요. 그래서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게 좋았어요.
- 요리하느라 바빴던 게 기억에 남아요.
“다음에 이런 잔치가 있으면 또 하실 수 준비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그럼요. 언제든지 말만 해요. 이렇게 나누는 것을 좋아해서 시간만 되면 많이 하고 싶어요.
- 도울 일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꼭 잔치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게 있으면 뭐든지요.
- 그때 몸 상태를 봐야겠지만, 될 수 있다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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