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곳곳] 어르신 가을 나들이

 

 

 

 

 

나들이 준비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에 들어섰습니다. 지난 봄, 무의도 나들이가 좋았습니다. 좋은 날씨에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맛있게 식사했습니다. 변석희 목사님과 여러 이웃이 자연스럽게 만났습니다. 반찬이나 꾸러미만 전하다가 긴 시간 함께 나들이를 하니 조금 더 가까워졌습니다. 모두 가을에도 나들이를 가자고 했습니다. 가을 나들이를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원래 10월 중순에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몇 어르신께서 상황과 건강이 좋지 않았습니다. 나들이 일정을 조금 미루기로 했습니다. 114일 월)로 다시 날을 잡았습니다.

 

어르신과 나들이를 어디로 갈지 의논했습니다. 강화도와 장봉도 가운데 어디가 좋을지 살폈습니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장봉도가 좋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몇십년 만에 오랜만에 배를 탄다고 하셨습니다.

 

변석희 목사님과 의논했습니다. 목사님께서 가능한 날 가운데 여행 날을 잡았습니다. 교회 사역에 무리 되지 않는 선에서 일정을 잡았습니다. 목사님께서도 봄나들이처럼 어르신과 뜻있는 여행을 기대하셨습니다.

 

 

 

가을 나들이 이야기

 

아침 1010, 교회 앞에서 만났습니다. 교회 위치가 어르신들 집과 가까운 중간 지점입니다. 봄나들이에 함께했던 이정민 님, 박래운 님, 임성환 님과 이번에 새롭게 함께 하는 최봉자 님, 백중례 님까지 어르신 5명이 함께 모였습니다. 모두 공항동 5~6통 지역으로 같은 동네입니다. 이 만남이 이후에도 여러 모양으로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영종도를 향했습니다. 차 안에서 서로 인사하고 소개했습니다. 봄에 만났던 분들은 서로 낯이 익으니 좀 더 반갑게 인사 나누셨습니다. 봄에는 남성 분들만 함께 했는데 이번엔 여성 두 분도 함께합니다. 성품도 좋고 여행도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장봉도 들어가기 전에 영종도에서 먼저 식사했습니다. 영종도는 식당이 많지 않고 가격이 비싸 영종도에서 든든히 밥을 먹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가지 메뉴 가운데 어디로 가면 좋을지 의논해서 칼국수와 수육 집으로 정했습니다. 영종도에서도 유명한 곳으로 평일에도 줄을 서서 먹는 곳입니다. 다행히 11시 조금 전에 도착하니 바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칼국수도 시원하고 수육도 양이 많았습니다. 서로 앞치마와 밑반찬도 챙겨주며 식사했습니다. 든든하게 식사하니 뱃바람도 걱정이 없습니다.

 

바로 근처에 있는 삼목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미리 여러 번 확인한 신분증을 모았습니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이 없었습니다. 매표하고 차를 끌고 배에 탔습니다. 날이 좋습니다. 11월이라 춥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낮엔 맑고 좋았습니다.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었습니다. 박래운 님은 차에서 갈매기의 자생력을 잃는다고 먹을 것을 주면 안된다고 하셨는데 제일 먼저 새우깡을 뜯고 쉴새 없이 갈매기에게 던져주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동심에 돌아간 듯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서로를 향한 마음의 부담도 낮아졌습니다. 이정민 님은 배 곳곳을 살폈습니다. 때로는 먼 바다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나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트이고 좋다고 하셨습니다.

 

장봉도에 도착했습니다. 옹암해수욕장을 먼저 산책했습니다. 박래운 님은 해변 데크길을 먼저 걸으셨습니다. 다른 분들은 바다 가까이 들어갔습니다. 이정민 님께서는 갯벌 여러 생명체를 보며 옛 고향 해남에서 본 것과 비교하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바다와 갯벌은 역시 해남이 더욱 좋다고 하셨습니다.

 

무장애숲길로 이동했습니다. 휠체어도 오를 수 있는 나무데크길로 15분 정도면 정상까지 갈 수 있습니다. 들머리가 장봉도에서 가장 높이 오르는 차도에 있어 조금만 걸어도 넓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였습니다. 이정민 님은 다리가 아프다고 하시며 초입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백중례 님도 중간까지만 가셔서 쉬기로 했습니다. 박래운 님께 지난 봄처럼 노래 한곡을 부탁드리니 멋진 가곡을 불러주셨습니다. 다른 분들은 힘있게 걸어 정상까지 다녀왔습니다.

 

다음 일정은 작은 멀곳을 산책하려 했는데 고령에 다리가 아파 더 이상 걷지 않기로 했습니다. 적은 인원이니 그때그때 의논해서 일정을 변경하기 좋습니다. 아침부터 변석희 목사님께서 이웃들을 위해 차를 대접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장봉도 서쪽 끝에 카페에 가기로 했습니다. 작은 시골 섬에도 예쁜 카페가 있습니다. 동그랗게 둘러앉아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동네 이야기와 관심사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동네가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 이사를 어떻게 할지 어떻게 알아보시는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서로 정보도 얻고 생각도 나누셨습니다. 목사님 덕분에 따뜻하게 차 한잔하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선착장을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배에서도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겼습니다. 몸이 차가워질 때 즈음 배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서로 감사를 나누며 공항동으로 돌아왔습니다.

 

 

 

뒷이야기

 

나들이 마치며 소감과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저도 여행을 좋아해요. 특히 섬 여행을 하고 싶어 신문 기사를 매번 스크랩하고 책을 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장봉도가 저에게 첫 섬 여행이에요. 여러 섬을 다녀보고 싶다는 제 버킷리스트 첫 시작을 오늘 이루었어요. 좋은 사람들과 넓은 바다를 보니 노래가 절로 나와요. (박래운 님)

 

배를 타고 섬에 들어온 건 30년이 넘었어요. 밖을 나와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고향이 해남이라 바다로 오는 것을 좋아해요. 올해 목사님께서 여러 가지로 살펴주셨는데 이렇게 함께 오니 좋네요. (이정민 님)

 

나이가 들고 혼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이웃들과 나오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사람은 혼자 있으면 안돼요. 자꾸 만나야 하고 왕래해야 해요.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해요. (임성환 님)

 

나들이를 좋아해요. 작년에 1박 2일 속초 여행도 참 좋았어요. 평소 오가다가 예성교회를 자주 봤어요. 저도 여기 가까이 예목교회를 다니거든요. 갈매기도 보고 바다도 보니 가슴이 뻥 뚫려요.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또 꼭 불러주세요. (최봉자 님)

 

이렇게 저도 불러주어 고마워요. 나이도 있고 모르는 것도 많은데 혼자라면 못왔을거에요. 복지사 님들도 다들 친절하고 좋아요. 동네 사람들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니까 좋고요. (백중례 님)

 

 

하루 나들이지만 어르신들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예성교회 변석희 목사님께서 부활절과 추석에 여러 꾸러미를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셨고, 그 이웃들과 이렇게 함께 나들이를 나왔습니다. 같은 동네에서, 함께 마음을 모아주시는 분과, 여러 가지 구실로 꾸준히 만나는 방식이 좋습니다. 특히 나들이로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고 같은 추억을 쌓는 것이 서로를 좀 더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내년에도 공항동 5~6통 어르신들과 꾸준히 만날 수 있는 여러 구실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서로 조금씩 더 가까워지면 동네를 오갈 때 서로 인사할 수 있고 나아가 평소에도 집으로 초대해서 간식과 식사를 나눌 수 있는 이웃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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