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로] 7월 지역탐색 및 주민만나기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4. 8. 9. 08:51
글쓴이 : 방소희 사회복지사
동네로 7월 지역탐색 및 주민만나기는 동네 안에서 주민들과 함께 해 볼만 한 일들을 논의하며 지역을 다녔습니다.
내촌경로당과 함께하는 번개팅 논의하기
지난 5월, 내촌경로당을 이용하는 지역주민분들과 함께 부침개를 부쳐먹으며 즐겁게 번개팅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자주 이런 일이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주민분들의 의견에 따라 분기별로 번개팅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추석이 다가오고 있어 추석을 구실로 3분기 번개팅은 어떤 주제로 해보면 좋을지 최영복 회장님, 장경식·구순임 총무님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회장님, 총무님. 곧 있으면 추석이잖아요~ 추석이니까 다 같이 모여서 송편 빚어서 쪄 먹으면 어떨까요? 어르신들도 송편빚는 것 정도는 둘러 앉아서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송편 좋지~ 어르신들도 송편 빚으실 수 있을 거예요~"
"복지관에서는 송편 반죽이랑 소를 준비할게요."
"그럼 우리는 음료수 준비하면 되겠네~ 찜기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있으니까 그거 쓰면 되겠어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찜기가 있어요? 이름이 엄청 신기하네요!!"
"인터넷에 쳐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찜기가 아주 좋아~~"
임원진 세 분과 이야기를 나누니 3분기 번개팅 주제와 역할이 뚝딱 정해졌습니다! 회장님이 말씀해주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찜기를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따로 나오는 찜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회장님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찜기가 무엇인지 다시 여쭸습니다.
회장님께서 경로당 주방을 뒤적이시더니...!!!!
스테인리스 찜기를 꺼내셨습니다!
꽃처럼 찜기가 펼쳐져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임원진분들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情)에 대해 나누기
이 씨 어르신은 신대마을에 살고 계십니다. 건강이 좋지 않더라도 당신이 하실 수 있는 만큼 직접 일하러 다니실 만큼 책임감이 가득한 분이십니다. 최근 이 씨 어르신께서는 이사를 위해 은행과 주민센터에 자주 들르고 계십니다. 이 씨 어르신께서 은행에서 설명해 주는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우니 복지관에서 동행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이 씨 어르신과 은행을 가기 위해 만났습니다.
"아침 못 챙겨 먹었지? 커피랑 초코파이 좀 먹어요."
"어르신~ 이런 거 안 챙겨주셔도 괜찮은데요..."
"내 정이야 정. 고마워서 그래요."
"마음 써주셔서 감사해요.. 잘 먹을게요! 근데 어르신이 생각하시는 정은 어떤 건지 여쭤봐도 되나요?"
"생각해주고 아껴주는 마음이지."
주민분들을 만나다 보면 저로서는 사회사업가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을 차치하더라도 감사한 것은 감사한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려운 순간에 곁에 있어주는 누군가의 온기가 주민분들께 큰 힘과 용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씨 어르신께서 정을 나누어주신 덕분에 제 마음도 따뜻해졌습니다.
나에게 이웃이란? 우리 동네의 물리적 공간은?
지역탐색을 하던 중 내촌경로당에 들리자 구순임 총무님께서 반겨주시며 맛있는 커피를 내어주셨습니다. 총무님께서 타주신 커피를 마시며 동네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총무님, 제가 올해 개화동에 자주 나와서 주민분들과 같이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잖아요. 이런 내용들을 모아서 연말에 책으로 만들려고 하거든요. 그 책에 주민분들과 나눈 이야기들도 담고 있는데, 혹시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어려운 것은 아니에요!"
"허허 내가 도울 수 있을까? 한번 들어보지 뭐."
"제가 주민분들을 만나면서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 있어요. 첫번째는 우리 동네 주민분들께서 이웃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이웃? 편하고 불편함 없는 사람이지."
"이런 관계가 되기까지 얼마나 걸리셨을까요?"
"시간이 많이 걸리지. 나는 벌써 40년째 개화동에 살고 있어요. 1980년대에 여기가 다 판자촌이었는데 없애면서 부락을 만들었거든. 그 때 집짓고 들어왔으니... 공기 좋고 사람 좋은게 개화동 매력이야!"
"총무님 말씀대로 편하고 불편함이 없는 관계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40년이면 진짜 오래 계셨네요!! 총무님 그러면요. 총무님께서 생각하시는 우리 동네는 어디까지예요? 막 꾸미고 갖추지 않더라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그런 공간이요!"
"글쎄... 개화동 전체가 다 그런 것 같네!"
총무님이 생각하시는 이웃, 우리 동네의 물리적 거리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주민분들 한 분 한 분 만나며 이런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한 데 모아 정리하면 무언가 공통적으로 도출되는 키워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키워드가 정리된다면 앞으로 동네에서 어떤 지향을 갖고 해볼 수 있을지 좀 더 구체화될 겁니다. 그 날이 올때까지 열심히 지역을 다녀야겠습니다~
항상 동네에 나갈 때마다 반겨주시고 당신의 이야기를 나눠주시는 방화2동, 개화동 지역주민분들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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