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기웃] 방구석영화모임에 진심인 유 씨 할머니

 

지난번 오 씨 할머니 댁에서 방구석 영화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다음 달에는 우리 집에서 모여요. 우리 집은 TV 잘 나와요.”

 

당시 모임에 참여하셨던 유 씨 할머니의 바람대로

이번에는 유 씨 할머니 댁에서 둘레분들과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유 씨 할머니께서 집이 지저분하다며 모임을 순간 망설이셨지만,

이번 기회에 집을 청소할 수 있겠다며 이웃 맞이할 준비를 하셨습니다.

모임을 위해 유 씨 할머니께서 날을 잡아 복도와 안방 물건들을 옮기셨습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물품들도 있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볼 공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이번에는 같이 성당에 다니는 이웃분들만 모시기로 했습니다.

 

모임 날 볼 영화를 선정하기 위해 유 씨 할머니와 영화편성표를 찾아봤습니다.

영화편성표가 변경될 경우를 대비해 무료 VOD 영화도 둘러봤습니다.

유 씨 할머니께서 모임 당일 둘레분들의 의견을 물으며 VOD 영화를 고르자고 제안하셨습니다.

 

같이 보는 거니까 모이면 다 같이 정해요~”

 

모임 시간은 점심시간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점심에 우리 집에서 다 같이 식사하면서 영화 봐도 좋겠어요

 

식사는 배달 음식을 준비하시기로 하셨습니다.

유 씨 할머니께서 아드님한테 용돈을 받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집에서 모이는 거니까 맛있는 거 사 먹어야죠.”

 

이웃분들께는 유 씨 할머니께서 직접 연락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모임 당일, 약속한 시각에 유 씨 할머니 댁에 갔습니다.

할머니 댁은 며칠 전보다 더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하는 김에 청소 또 했어요. 깔끔하고 보기 좋잖아요.”

 

방구석 영화모임을 위해 한 달 동안 집안 곳곳을 정리하신 유 씨 할머니의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초대받은 이웃분들도 유 씨 할머니의 마음을 알아주셨습니다.

 

언니, 집이 엄청 깨끗해졌어

아이고, 우리 온다고 고생했네

 

유 씨 할머니께서 미리 배달 음식도 주문해 놓으셨습니다.

유 씨 할머니의 초대로 이웃 네 분이 모이셨습니다.

TV편성표가 변동되어서 어르신들과 무료 VOD 영화 중 한편을 선정했습니다.

어르신들께서 영화 내안의 그놈을 고르셨습니다.

영화 포스터가 분홍색이라 눈에 띄었다고 하셨습니다.

줄거리를 읽어드리니 어르신들께서 재미있겠다며 안방에 모여 앉으셨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배달 음식이 유 씨 할머니 댁으로 도착했습니다.

점심 메뉴는 자장면과 탕수육이었습니다.

식사를 이미 하신 분들도 계셔서 음식을 다 먹기에 양이 많았습니다.

유 씨 할머니께서 옆집에 혼자 사는 이웃이 있다며 음식을 덜어다 드리기로 하셨습니다.

옆집 할머니께서 식사하셨다며 마음만 받기로 하셨습니다.

유 씨 할머니의 이웃을 생각하시는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옆집 할머니께 음식을 전하는 유 씨 할머니

 

 

영화가 재밌었지만, 유 씨 할머니께서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셨습니다.

유 씨 할머니는 식사가 끝나자 영화를 볼 새도 없이 후식으로 과일을 준비하셨습니다.

수박, 토마토, 참외를 먹기 좋게 잘라서 주셨습니다.

커피도 타다 주셨습니다.

유 씨 할머니께서 부지런히 손님을 맞이하시다 보니

그릇이 선반에서 떨어져 깨지고, 커피포트의 물을 엎지르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유 씨 할머니께서 아무 일도 아니라며 해맑게 웃으시며 정리하셨습니다.

이웃분들이 영화에 집중하시도록 배려해주셨습니다.

 

후식으로 수박을 준비하시는 유 씨 할머니

 

청력이 좋지 않은 조 씨 할머니를 위해 이 씨 할머니와 오 씨 할머니께서 영화를 해설해주셨습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는 어르신이 없었습니다.

유 씨 할머니 노고 덕에 둘레분들이 즐겁게 영화를 보며 시간을 나누셨습니다.

 

영화 재밌게 잘 봤어요. 영화가 이렇게 긴 줄 몰랐네.

혼자 보면 재미없어서 끝까지 다 못 보는데, 같이 보니까 끝까지 다 봤어요.”

 

방구석영화모임을 위해 한 달 전부터 방 청소를 하고 고생해주신

유 씨 할머니께 마음을 전한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너무 고생했어. 덕분에 잘 보고 가. 몸살 나는 거 아니야?”

 

다음 달은 오 씨 할머니 댁에서 모임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에는 우리 집에서 드라마 봐요

 

모임이 끝나고 유 씨 할머니께서 둘레분들을 승강기까지 배웅해주셨습니다.

 

 

배웅하시는 유 씨 할머니

 

 

한 번의 모임을 위해 당사자 어르신은 한 달 전부터 이웃을 맞이할 준비 하셨습니다.

둘레분들의 식사와 간식거리를 챙기며 분주하셨습니다.

유 씨 할머니는 오늘 영화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웃음 가득한 얼굴로 귀가하시는 둘레분들의 모습은 기억나실 겁니다.

 

 

글쓴이 : 원종배 사회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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