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기웃] 행복한 자조모임(알코올회복모임)

# 행복한 자조모임 소개

 

매주 수요일 11시부터 12시 복지관 3층 공유부엌에서 ‘행복한 자조모임’이 진행됩니다.

2019년부터 강서구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하여 시작한 알코올회복모임입니다. 

 

센터 김아름 선생님이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참여자분들이 한 주 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안부를 나누고, 

음주와 관련한 책자를 활용해 자기 삶을 돌아보고 생각을 나눕니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작은 실천을 해보는 모임입니다.

 

 

# 함께하고 싶어 하셨던 우 씨 아저씨의 비보

 

지난해 참여자분들과 함께 동네에 홍보를 다녀왔습니다. 

삶이 무료해서 술을 마시게 된다며 모임에 관심을 보이셨던 우 씨 아저씨.

그 후로 모임 때 종종 연락을 드렸지만 코로나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꺼려진다며

나중에 참여하겠다고 미루셨습니다. 

 

올해 3월 모임을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우 씨 아저씨가 떠올라 연락드렸습니다. 아내분이 받으셨습니다.

지난해 가을 우 씨 아저씨가 건강 악화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돌아가시기 4개월 전에 뵈었는데, 그 사이에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신 겁니다. 

아저씨의 무료한 삶에 이웃과 대화하는 즐거움이 있기를,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부디 지금은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꼭 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술을 계속 드시며 건강이 나빠져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행복한 자조모임이 그분들 삶에 작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바라봅니다. 



# 2022년 3월 재시작

 

코로나19로 작년 7월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모임을 많이 기다리셨을까요? 첫 모임에 7명이 모였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모임에 기대하는 바를 나누었습니다. 

 

“술을 줄여서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임이 되길 바랍니다.”

 

“올해는 절제를 이야기하고 시도해 보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술을 약처럼 생각하고 의지하면 안 돼요. 나는 강서구에서 알아주는 주당이었어요.

예전에 동네는 서로 보듬는 문화가 없었는데 이 모임은 서로 격려해 주는 모임이 되길 바랍니다.”

 

모임 없는 동안 술을 많이 마셨다며 솔직하게 고백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쉽지 않은 일임을 모두가 알기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야기 들어드렸습니다. 

오늘 모임에 오셨으니 그러면 됐다고 앞으로 모임 잘 이뤄가자고 서로 다독였습니다. 

 

#  다양하고 깊어진 행복한 자조모임

 

3월 첫 모임 이후 매주 수요일 11시에 만났습니다. 

조금은 출석률이 들쑥날쑥했지만 많은 분들이 꾸준히 참여하셨습니다. 

올해는 방화2동이 아닌 강서구 다른 지역에 사시는 분들도 모임에 오셨습니다. 

강서구에 유일한 알코올회복모임이라 강서구정신건강복지센터 소개를 받고 오신 겁니다. 

 

술로 인해 건강, 관계,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있어 스스로 변화를 다짐하며 모임을 찾으셨습니다.

20대 청년, 40대 직장인, 60대 주부까지 모임 구성원이 다양해졌습니다. 나누는 삶의 모습도 더 다양해졌습니다. 

참여자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자극을 받고 자기 삶을 더 되돌아보게 되셨습니다. 

 

“처음에는 모임에 나오는 게 부끄러웠는데 제 결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모임에 나와서 자극받으려고 해요.”

 

“이렇게 젊은 청년도 이런 마음으로 노력하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 있겠어요? 나도 더 노력해 봐야겠어요.”

 

“서로 이야기 듣고, 서로 다잡아주니까 좋아요. 이 모임 때문에 술자리 거절하기도 해요.

내가 여기 아니면 한 시간 동안 어디 가서 뭘 하겠어요?”

 

 

모임을 시작할 때 알코올중독에서 회복 중인 회복자 선생님이 함께했었습니다. 

회복자 선생님은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혼자서는 단주가 힘들다며 공간과 모임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방법을 모르고 모임을 몰라서, 자신을 술 먹고 죽어야 하는 인생으로 체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습니다. 

회복자 선생님 말씀을 듣고 행복한 자조모임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늘 똑같은 이야기만 하는데 모임 안 갈래요’ 하시던 분이 요즘에는 

‘여기 오는 만큼은 술을 안 마시게 돼요’ 하시며 꾸준히 참여하고 계십니다.

매주 수요일 11시, 술 없이 건강하게 이야기 나누는 모임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행복한 자조모임이 음주 당사자 분들이 자기 삶을 돌아보고, 

이웃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모임이 되길 바랍니다. 

 

 

술을 끊자는 모임이 아니고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서 이야기 나누는 모임이에요.

관심 있으면 한번 오세요.”

 

지난해 남기남 님이 이웃들에게 모임을 홍보하며 하신 말씀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오세요~!

 

(글쓴이 : 곁에있기1팀 손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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