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오슈” 말 한마디면 ok!!

(글쓴이 : 이예지 사회복지사)

 

5월 17일 손혜진 선생님과 3동 통장님댁에 방문했습니다. 두 번째 만남이었습니다.

 

통장님은 너무나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맛있는 양파전, 호박전도 부쳐주시려고 준비해놓으셨습니다. 


통장님과 양파랑 호박을 밀가루와 계란을 입히며 함께 부쳤습니다.
함께 요리하며 이야기 나누니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습니다.

 

맛있게 만들어진 양파전, 호박전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복지관에서 주민을 만날 때 사용할 강점인터뷰지도 보여드렸습니다.
먼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알려드렸습니다.


통장님께도 한 부 작성하며 다른 지역주민이 작성할 때 보기 괜찮은지, 수정할 내용은 없는지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여분으로 몇 장 더 가져온 것도 이웃 분들에게 받아주신다고 해주셨습니다.

 

 


세 번째 만남입니다. 오늘도 너무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직접 담근 시원한 오미자차를 한잔 주시며 요즘 어떻게 지내셨는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지난번 부탁드린 강점인터뷰지도 보여주셨습니다.

 

작성해주신 주민 분들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통장님이 어디론가 전화를 거셨습니다.
한 시간 뒤에 약속이 있다고 하셔서 바쁘신 건 아닌지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리오슈~” 단 네 글자만 말하고 전화를 뚝! 끊으셨습니다.
 
“이거(강점인터뷰) 작성해주신 할머니에요. 나이 차이는 많이 나도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요.”


그리고 몇 초 되지 않아 누군가 들어오셨습니다.


“아이고, 누가 와있으시네?”
“안녕하세요. 복지관 직원이에요. 통장님댁에 놀러왔어요.”

 

통장님표 시원한 오미자차 한잔과 함께 셋이 둘러앉았습니다.

 

옆집 5호 어르신께 강점인터뷰지에 대해 설명 드리며 복지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은 강점이 청소시구나.”
“별로 할 줄 아는 게 없어. 뜨개질을 좋아하긴 하는데 잘 하지 못하고 눈도 침침해서 하기 어려워. 아참! 이거 좀 꿰어줘. 눈이 침침해서 꿸 수 가 없어.”

 

5호 어르신은 실과 바늘을 가져와서 통장님한테 꿰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여러 번 부탁하고 도움주신 느낌이었습니다. 통장님 친구처럼, 가족처럼 편안하게 지내는 사이구나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뜨개방도 다녔어. 손재주가 없어서 예쁜 레이스 같은 건 못해도 재미있어. 요즘에 눈이 침침해서 못하고 있지만...”
“저도 복지관 어머님들이랑 자수모임을 하는데 손재주는 별로 없어도 그냥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같이 하는게 재미있더라고요.”
“맞아. 그렇지.”
“같이 하고 싶은 분이 7호 할머니시네요?
“그냥 친해서 적었어. 근데 모임을 하고 그러는 게... 이런저런 볼일 보고 그러면 힘들지.”

 

제가 느슨한 모임에 대해 설명하기도 전에 통장님이 먼저 설명해주셨습니다.


“이건 매일 매일 꼭 모여야 하는 게 아니라 동네사람 몇 명이 모여서 이런저런거 함께 하면서 이야기 하는 자유로운 모임이에요. 올 수 있을 때 오고,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어렵게 생각 안해도 돼요”
“아, 그런거야?

 

첫 번째, 두 번째 만남에 걸쳐서 복지관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 드려서인지 통장님은 너무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복지관 직원이 몇 번 이야기 하는 것 보다 통장님이, 주민의 언어로 한번 이야기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통장님께 너무 감사했습니다. 든든했습니다.

 

“9층 할머니가 손재주가 굉장히 좋대. 연세가 87세인데 아직도 뜨개질, 바느질에 영어도 잘한대.”
“연세는 많아도 계속 뭘 배우고 뭐든 열심히 하시는 분이에요.”

 

“통장님은 어디론가 또 전화를 거셨습니다.”
“여기로 잠깐 놀러오세요~”

 

짧은 통화가 끝나고 통장님은 9층 어르신에게 드릴 오미자차를 준비하셨습니다.
“아이고, 오미자차가 다 떨어졌네. 저기 안에 있는데 다 꺼내야 돼요. 빨리 가서 오미자차좀 가져와봐요.”
옆집 어르신께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고, 그냥 내꺼에 물 더 넣어줘. 귀찮아~”
“밍밍해서 안돼요. 빨리 갔다와요~”

 

5호 어르신은 금방 오미자차를 가져오셨습니다.

 

“두 분 정말 친구, 가족같이 너무 잘지내시는 것 같아 좋아 보여요.”
“단지 사람끼리는 알고 지낸지가 오래 되서 그렇게 지내요. 20년 이상 알고 지낸 사람도 많고요.”  

 

얼마 되지 않아 9층 어르신도 오셨습니다.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복지관 직원인데 통장님 댁에 놀러왔어요.”
“아이고, 이렇게 초대해줘서 너무 고마워”
“복지관에서 이런 모임 만들면서 같이 지낼 수 있게 거들어드리는데 어르신이 손재주가 너무  좋으시다고 이야기하다가 직접 모셨어요.
“하하, 그래? 영광이네요”

 

9층 어르신은 2만원어치 실만 사면 1년 동안 이것저것 만들고 주위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어 좋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받는 것 보다 주위사람한테 베푸는 게 너무 좋아. 예쁘게 만든거 주위사람에게 나눠주는게 너무 재미있어.” 
“어르신은 손재주가 좋은 것도 장점이지만 베푸는 그 마음이 더 큰 장점같아요.
“하하!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고마워.” 

 

어르신께도 강점인터뷰지 작성을 부탁드렸습니다. 
만들기, 여행, 외국어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인터뷰지를 작성하면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어르신처럼 재능 많은 주민이 같이 알려주기도 하고, 또 다른 주민에게 배우기도 하는 모임을 제안했고 흔쾌히 좋다고 하셨습니다.

 

지역주민에 대해 잘 아는 통장님 덕분에 마음 따뜻한 주민 두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리오슈~" 한마디면 왜인지 물어보지 않고 편히 왕래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저희가 돕지 않아고 이미 너무 잘하고 계셨습니다. 

‘자연스럽게 너무 잘 지내고 계신 분들인데 모임을 제안하는 게 부자연스러운게 아닐까?’ 순간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단지 내에는 이웃과 가깝게 지내며 더불어 사는 주민도 계시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계십니다.

잘하고 계신 분이 그렇지 못한 분들과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오늘 만난 긍정에너지 넘치는 어르신들과 다시 만나서 좋은시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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