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단지 추석잔치 준비이야기


소박한 명절잔치를 꿈꾸다


뜨거운 여름이 지났습니다. 

한가위 명절, 추석이 다가옵니다. 


보통 추석은 가족과 친척과 함께 보내지만 

이웃과도 명절을 함께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회복지기관들은 명절 행사를 

복지관에서 복지관 예산을 쓰면서 

대량으로 음식을 만들어 나눠주는 방식으로 합니다. 


이번에는 주민의 일상적인 공간에서 

주민들의 나눔과 참여로 명절을 보내기를 바랐습니다.


특히 평소 아파트를 오가며 

한 층에 여러 주민들이 함께 만나는 공간인

엘리베이터 앞 복도에서 함께 음식을 나눠먹으면 어떨지 상상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구수한 전부치는 냄새가 나고 

오가는 주민들이 조금씩 준비물과 재료를 가져와 함께 나눠먹고  

둘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명절잔치를 진행한 선행연구를 살피고

그동안 명절잔치를 이루어 온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명절 잔치를 어떻게 이루면 좋을지 함께 모여 의논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각 동마다 부탁드릴 만한 주민과 명절 잔치를 함께 이루기로 했습니다. 

주민의 일상에서 명절잔치를 하니 주민이 잔치를 이루어갑니다. 


"주민에게 부탁만 하면 되니 우리는 얻어먹기만 하면 되겠어요."


행복한 상상을 했습니다. 

이렇게 명절잔치 방향성을 세웠습니다. 




주민 리더 김연옥 님 이정자 님을 만나다 


동네 곳곳에서 소박한 추석잔치를 이루어 갑니다. 


11단지를 중심으로 추석잔치를 하되 

12단지에서도 한 모둠 정도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 방화마을 합창단에서 좋은 관계로 함께 하고 있는 

김연옥 님과 이정자 님이 생각났습니다. 


두 분은 같은 동 7층과 9층에 살고 있어서 서로 자주 왕래하며 가깝게 지내고 계십니다. 

김연옥 님은 통장 활동을 하기도 하셨고 두 분 다 오래 사셨기 때문에 아시는 이웃들도 많았습니다. 

두 분을 찾아뵙고 이번 추석잔치를 설명하면 함께 하실만한 분들과 잘 이루어가시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추석잔치로 의논하고 싶어요. 7층 이정자 님 댁에서 만나면 어떨까요?"

"좋지요. 언제든지 오세요."


약속시간을 정하고 이정자 님 댁으로 찾아갔습니다. 


지난 단기사회사업 사례발표에서 동네 아이들이 이정자 님 댁에서 화초 구경하는 사진을 보고 

저도 구경하고 싶어 일부러 이정자 님께 집으로 찾아가도 되는지 여쭙고 부탁드렸습니다.   



맛있는 간식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오메기떡과 자두, 베트남에서 온 과자, 몸에 좋은 복분자를 준비해주셨습니다. 

배가 불러 다 먹지 못하고 나온게 무진장 아쉽습니다. 


"이번 추석 때 어떻게 보내세요? 이웃과 함께 추석 음식 만들어 먹으면 좋겠어요. 

1103호에서도 통장님과 몇명 이웃들이 함께 만들어 먹기로 했어요. 

여기 12단지에서도 하면 좋겠어요.

이번 추석잔치는 복지관에서 하지 않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하면 어떨까요?

재료나 준비물도 각자 집에서 조금씩 가져와서 소박하게 만들어 먹고요."


"권 선생은 맨날 이렇게 우리한테만 시켜. 복지관에서는 일 안하고 우리가 다 해야 한다는 거죠?

평소에도 친한 몇명과 서로 집을 오가면서 음식을 나눠먹기도 해요. 

이렇게 엘리베이터 앞에서 해본 적은 없어요. 

힘들긴 하겠지만 오가는 분들과 인사나누고 수다 떨면서 만들면 재미있겠어요.

간단한 김치전을 만들어요. 

그런데 잔치를 하면 사람들이 모이고, 재료도 여러가지를 넣어야 맛있어요. 

따로 복지관에서 재료비를 지원해주지는 않나요?"


통장 활동도 하시고 복지관에서 여러 활동을 오랫동안 해오신 분이라 

일부라도 지원되는 예산이 없는지 물으신 겁니다. 


"이번에는 복지관 예산이 없어요. 

동네에서 김치를 얻을 수 있는지, 혹은 재료를 나눠주신 분들이 있는지 알아볼게요."


이 날 이후 동네를 다니며 함께 나눠주실 이웃을 찾았습니다. 

보해마트에서 부침가루, 빚은 떡집에서 식혜와 수정과 나눠주셨습니다. (클릭) 



추석잔치 날짜를 정했습니다. 


명절 전 주에는 가족과 함께 보낼 명절 준비로 바쁘셔서 

조금 이른 날에 이웃과 함께 추석잔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합창단 회원 초대하기 


김연옥 님과 이정자 님은 방화마을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회원 중에 11단지에 살고 계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김연옥 님께 이 분들도 함께 초대하면 어떨지 여쭈었습니다. 


"누구든 와도 좋아요. 함께 나눠 먹어요."


11단지에 살고 계신 합창단 회원 분들께 연락드렸습니다. 

홍해명 님, 김희선 님, 정진숙 님, 신경숙 님께 연락드렸습니다. 

정진숙 님과 신경숙 님은 일정이 있으셨고 홍해명 님과 김희선 님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합창단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 정기연습 때 만납니다. 

서로 가까이에 살고 계시니 평소에도 더 가깝게 지내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안했습니다. 

좋은 이웃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웃과 함께하는 소박한 추석잔치. 

당사자의 생활터전인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마을잔치. 


이번 추석잔치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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