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공항동 김장잔치 당일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공항동 김장잔치 | 한사랑교회

김장 당일 배추를 받으러 한사랑교회에 갔습니다.

한사랑교회 권사님과 부목사님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한사랑교회는 방화11복지관에 입사하고 인사드리지 못했던 교회입니다.

김장잔치 이전에는 관계가 없었던 곳입니다. 지경숙 님의 소개로 관계가 생겼습니다.

 

지경숙 님께서 직접 이번 김장잔치의 의미와 내용을 설명하시고 받은 배추 50포기와 김장 양념들입니다.

지역주민의 것으로 지역주민의 일로 이루는 김장잔치 이상의 의미입니다.

지역주민이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여 이루게 된 김장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사업가는 감사인사만 잘 드려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장이 끝나고 감사인사 드리며 한사랑교회와 관계를 잘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웃분들하고 김장 같이한다고 들었어요. 이번에 교회에서 김장하면서 양념도 좀 같이했어요. 우리 것 하면서 조금 더 같이 한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가지고 가요.”

 

본인의 것을 하면서 자연스레 이웃의 것을 함께 생각해주신 마음이 고맙습니다.

배추와 양념, , 소금물까지 챙겨주셨습니다.

김장하면서 어떻게 수육이 빠질 수 있겠냐며 현금을 주셨습니다.

어떤 의미로 마을 잔치를 하는지 잘 들었다고, 꼭 수육을 사는 데 써서 많은 분께 나눠 주라고 하셨습니다.

 

한사랑교회 성도님들의 나눔으로 김장잔치에 수육까지 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역주민의 소개로 알게 된 한사랑교회 권사님, 부목사님, 마을 잔치의 의미를 더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공항동 김장잔치 | 함께하는우리교회

한사랑교회에서 배추, 양념, , 소금물을 챙겨 함께하는우리교회 작은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함께하는우리교회에서는 김장잔치 장소를 빌려주셨습니다.

도서관에 들어가자마자 김장에 필요한 큰 돗자리, 테이블, 신문지, 대야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김장잔치를 생각하며 준비해주신 마음이 참 감사했습니다.

 

복지관의 일로 생각하여 장소만 빌려주실 수도 있었습니다.

함께하는우리교회 김영경 목사님이 이번 잔치를 주민의 일, 주민의 잔치로 생각해 주심이 보였습니다.

김장잔치 당일 이전 과정이 떠올랐습니다.

김영경 목사님께서는 김장에 필요한 재료, 물품이 뭐가 있는지 물어봐 주시고

교회에서 준비해주실 수 있는 것들을 점검해주셨습니다.

잔치 당일, 김장잔치 시작 전부터 마냥 즐겁습니다. 주민들과 함께하니 신이 납니다.

 

 

 

공항동 김장잔치 | 배추 절이기

이번 김장잔치를 이춘섭 님께서 이끌어주기로 하셨습니다.

잔치 당일, 교회에 있는 재료를 물어보시며 집에서 양파와 채소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배추 절이는 날은 이춘섭 님, 김영경 목사님, 목사님 사모님, 교회 정 집사님께서 함께 해주기로 하셨습니다. 짧은 인사를 하고 배추 절이기를 시작했습니다.

 

배추를 얼마나 어떻게 칼로 자르는지, 얼마나 소금물에 절이고 물을 빼는지 꼼꼼히 알려주셨습니다.

김영경 목사님도 이렇게 김장을 잘하시는 전문가는 처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어쩜 이렇게 김장을 잘하시고 요리에 지식이 많으신지 여쭤봤습니다.

 

젊은 나이에 시집와 시집살이를 하다 보니 못하는 요리가 없어졌다고 하십니다.

시집살이로 고생하셨다고 말씀하시면서도 시집살이로 쌓이신 내공에 뿌듯해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이춘섭 님의 결혼 이야기부터 공항동에서 20년 넘게 살아오신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공항동에 오래 살면서 지경숙 님을 알게 된 이야기,

폐지를 줍거나 어렵게 사시는 마을 주민의 식사를 매일 챙겨주신다는 이야기,

내 것을 하면서 조금 더 해서 나누는 게 더불어 사는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이춘섭 님의 삶에서 더불어 사는 삶을 배웁니다.

 

삶이란 단어가 사람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이춘섭 님의 이야기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기 때문입니다.

 

마을 이웃들과 인사하고 지내고,

내 것을 나누며 지내는 일에 감사함을 전하는데 그게 사람 사는 거지라고 대답을 주셨습니다.

 

배추를 절이며 이춘섭 님께 사람살이를 배웁니다.

사람이 있어야 삶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함께 살아야 하고 어울려 지내야 사람살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배추 절이기가 끝나고 다음 날 속을 넣고 김장을 완성하기로 했습니다.

이춘섭 님은 5시간 이후 절인 배추를 뒤집어야 한다고 교회 도서관에 다시 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일정이 맞지 않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중

김영경 목사님과 이춘섭 님께서 자연스레 약속을 잡으셨습니다.

 

복지관의 일이 아닌, 주민의 일로 생각해주심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절인 배추 뒤집기는 이춘섭 님과 김영경 목사님께서 이뤄주시며 김장잔치 첫날 막이 내렸습니다.

 

 

공항동 김장잔치 | 김장 속 넣기 & 수육

함께하는우리교회 도서관으로 가기 전에 정육점으로 향했습니다.

한사랑교회에서 주신 현금으로 수육을 구매했습니다.

두 손 무겁고 즐거운 마음으로 둘째 날 김장잔치를 시작했습니다.

 

둘째 날 김장잔치는 이춘섭 님, 김영경 목사님, 목사님 사모님,

교회 정 집사님과 함께하는우리교회 성도 두 분이 더 함께 해주셨습니다.

 

저와 정 집사님은 배추를 씻고, 사모님은 배추 물을 빼고 썰어주시고,

이춘섭 님과 목사님, 성도분들께서는 배추에 속을 넣었습니다.

수육은 이춘섭 님께서 가지고 오신 재료로 삶으며 잘 익어갔습니다.

 

 

처음 김장잔치를 구상했던 이유를 돌아봅니다.

김장잔치를 구실로 김00 님의 이웃 관계를 돕고 싶었습니다.

잔치 당일 옆에서 무라도 썰며 함께하고 싶다고 하셨던 김00 ,

아쉽게도 건강이 좋지 않아 잔치 당일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렇다고 김00 님의 관계를 돕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마을에 김00 님이 계심을 알고 이제는 안부를 여쭤볼 이웃이 생겼습니다.

 

이춘섭 님, 김영경 목사님, 함께하는우리교회 성도분들과도 관계가 생겼습니다.

동네에서 노랑머리라는 별칭으로 유명했던

지경숙 님의 재료준비 과정을 잔치에 함께한 주민 모두가 잘 압니다.

 

지경숙 님과도 관계가 생겼습니다.

평소 알았던, 몰랐던 주민들과 잔치를 통해 관계가 쌓이며 더불어 사는 마음을 배웁니다.

 

 

얼마 만에 이렇게 북적이니까 사람 사는 거 같고 좋네,

이렇게 잔치하자고 제안해줘서 고마워요. 마을 이웃분들하고도 함께할 수 있어 참 좋네요.”

 

김영경 목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인원이 모일 수는 없습니다. 모일 수 있는 만큼, 소박하게라도 잔치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교회가 주민의 것인데, 이렇게 주민들이 많이 와서 정을 나누니 좋다고 하셨습니다.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김장 도중 이어주기 팀 권대익 팀장님과 강수민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공항동에 이웃을 생각하시는 따뜻한 주민을 알고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이셨을까요.

두 분이 함께해주시니 더 풍성한 잔치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동료 사회사업가로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번 잔치를 온전히 당사자의 이야기로 바라봐 주시고 물어봐 주셨습니다.

당사자분들도 신이 나서 설명합니다.

 

요리를 잘하는 비법부터 평소에 이웃과 어떻게 지내시는지 듣습니다.

마을 이야기와 이런 잔치를 함께 하고 싶은 이웃을 이야기합니다.

 

자연스러운 사람살이 모습이 보입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함께 일은 하지 못하지만, 옆에서 김장을 구경하는 마을 어르신들도 계십니다.

자연스레 안부를 묻고 김치를 나눕니다. 푹 삶은 수육을 함께 먹으며 동네에 아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다 함께 수육을 배불리 먹고 김치를 포장하며 누구에게 김치를 나눠드리면 좋을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잔치를 구실로 이웃 관계를 돕고 싶었던 김00 ,

김장잔치 재료 준비 과정을 이끌어주신 지경숙 님, 지경숙 님이 평소에 돕고 있으신 이웃 어르신,

교회에서 평소 돕고 있으신 어르신 등 많은 분이 떠올랐습니다.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많을 것 같았던 50포기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함께 나누고 싶으신 분들을 많이 생각해주심에 감사했습니다.

 

김영경 목사님께서 다솔경로당과 장미경로당은 어르신들이 많으니

김치와 수육을 한 접시만이라도 드리며 인사드리면 좋겠다 제안해주셨습니다.

목사님 덕분에 이번 구실로 두 경로당에 인사도 드렸습니다.

 

샬롬의 집을 포함하여 총 23명의 지역주민에게 김치를 나눴습니다.

모두 잔치에 함께해주신 주민분들께서 생각해주신 주변 이웃이었습니다.

 

김장 재료를 준비해주신 지경숙 님은 허리가 좋지 않아 김장하는 일에는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김장이 끝나갈 때 김치 배달을 돕겠다고 리어카를 끌고 와주셨습니다.

그렇게 직접 리어카로 김치 배달을 해주셨습니다.

지경숙 님은 항상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명확하게 말씀해주십니다.

허리를 굽혀야 하는 김장은 못 하지만 할 수 있는 배달은 돕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항상 할 수 있는 만큼 본인의 것을 내어주시고 이웃을 생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장 이후 김장을 배달하고 나누는 일까지 지역주민의 일로 잘 마쳤습니다.

지역주민의 잔치로 잘 마무리 했습니다. 어느 한 분의 도움으로만 이룬 잔치가 아니었습니다.

재료부터 공간, 김장 기술 나눔 등 주민분들의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모여 이룬 잔치였습니다.

 

누군가의 관계를 돕고자 모인 주민들의 관계가 생동했습니다.

 

이웃에게 묻고 의논하다 보니

사회복지사가 부탁드리지도 않은 것들이 채워지는 마을 잔치를 경험했습니다.

 

함께해주신 한사랑교회 권사님 부목사님, 함께하는우리교회 김영경 목사님, 사모님, 지경숙 님, 이춘섭 님, 정 집사님, 함께하는우리교회 성도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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