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공항동 김장잔치 이야기 준비

(글쓴이 : 정해웅 사회복지사)

 

공항동 김장잔치 | 어떻게 할까

설날, 추석, 복날, 김장철은 이웃과 인사하기 좋은 구실입니다.

코로나19로 더 삭막해진 마을 안에서 이웃과 관계를 주선하기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김장철이 되면서 마을 곳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김장을 준비합니다.

주민 모두가 준비하는 김치를 구실로 이웃 관계를 주선하고 싶었습니다.

 

옛날처럼 마을 곳곳에서 고소한 냄새가 퍼지고 웃음소리가 가득한 잔치면 더 좋겠지만

소박한 나눔이어도 좋겠습니다.

일상 속에서 자신의 것을 나누는 잔치를 시작으로 소박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공항동 김장잔치 | 떠오르는 주민

다음으로는 어떤 이웃 관계를 도울지 궁리했습니다.

공항동에 아는 사람이 없고 건강이 좋지 않아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시는 김00님이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다. 조리사 일을 하셨고 요리에 관심이 많은 김00, 바로 전화했습니다.

 

 

“김00님, 혹시 집에 김치 있으세요? 김치 좋아하세요?”


“좋아하죠, 없어서 못 먹어요”


“혹시 마을에서 이웃분들하고 같이 김장하고 음식 나눠 먹는 건 어떠세요??
공항동 이웃분들도 소개해드리고 싶어서요”

 

“좋죠, 김장하면 내가 뭘 도울 수 있을까요, 가봤자 옆에서 무나 썰 수 있을 거 같은데 괜찮을까요”

 

 

이웃분들과 함께하는 잔치에 자신의 역할까지 생각해 주셨습니다.

오히려 뭘 도우면 될지 물어보십니다.

건강이 좋아지면 많은 마을 활동을 하며 이웃과 인정을 나누고 싶다는 김00, 고맙습니다.

 

다음으로 김장잔치를 이끌어주실 분을 찾던 중 지경숙님이 떠올랐습니다.

지경숙님은 마을에 많은 이웃을 알고 계신 분입니다.

옆집에 혼자 사는 이웃이 있으면 먼저 말도 붙여주시는 인정이 넘치는 분이십니다.

 

 

“지경숙님, 복지관 정해웅입니다.
공항동에서 이웃분들과 김장잔치 하면서 인사하고 지냈으면 해서요.
아시는 이웃도 많고, 김치도 잘 만드실 거 같아 연락드렸어요.”


“김치? 나는 할 줄 모르는데, 근데 주변에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을 거 같긴 해.
내가 알아보고 바로 연락할게요.”

 

 

얼마 지나지 않아 지경숙님께서 김장을 알려주실 수 있는 이웃분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만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마을잔치를 함께 의논할 이웃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누구와 하면 좋을지 여쭤볼 이웃이 있습니다.

발 빠르게 인사드리고 제안해 드리며 발로 뛰어야겠습니다.

 

 

공항동 김장잔치 | 주민 만나기

지경숙님의 소개로 이춘섭님을 만났습니다.

이춘섭님은 평소 주변 이웃들을 위해 반찬을 요리해주기로 한다고 하십니다.

올해 김장 계획이 있으시면 김장하실 때 이웃과 나눌 만큼 조금 더 하시면 어떨지 여쭤봤습니다.

 

아쉽게도 요즘은 김장 계획이 없지만,

함께 김장을 구실로 이웃과 알고 지내며 음식을 나누는 건 좋다며

배추만 구해주면 김장잔치를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김장은 구실일 뿐, 이웃과 인정을 살리는 일에 관심과 공감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지경숙님, 이춘섭님과 잔치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하던 도중

지경숙님이 한사랑 교회에 전화하셨습니다.

 

 

이번에 교회에서 김장하죠? 배추 50포기만 빼놔주실 수 있어요?

공항동에서 이웃분들하고 같이 김장잔치 하려고 해요.

필요한 분들에게 나눠도 드리고 싶은데 배추 여유가 좀 있을까요?”

 

 

전화 한 통으로 배추가 구해졌습니다.

지경숙님께서 평소에 이웃들과 얼마나 많은 인정을 나누시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을에서 함께하는 김장잔치에 배추를 선뜻 나눠주신 한사랑 교회 성도님들, 고맙습니다.

 

이춘섭님께서는 배추가 구해지자 필요한 재료를 알려주셨습니다.

이춘섭님이 준비해주실 수 있는 재료는 준비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50포기 김장에 필요한 고춧가루는 부담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본인께서 할 수 있는 것과 부담이 되는 부분을 알려주심에 감사합니다.

부담되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실 수 있게 거들고 싶습니다.

그래야 나누고자 하는 그 마음 오래갈 수 있음을 믿습니다.

 

고춧가루는 마을 안에서 또 다른 분께 여쭤보고 부탁해봐야겠습니다.

이춘섭님께서 마을 안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이웃에게 연락해본다고 하셨습니다.

복지관에서는 김장잔치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올해 떡국 잔치, 송편 잔치할 때 장소를 빌려주셨던 함께하는 우리 교회가 떠올랐습니다.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흔쾌히 함께하는 우리 교회 도서관장소 사용을 허락해주셨습니다.

교회 목사님께서는 교회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주민들의 것이라 말씀해주셨습니다.

많은 주민이 이용하여 동네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항상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바라봄에 배움을 얻습니다.

 

사회사업가는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는 과정에서 배웁니다.

잔치의 의미를 생각하며 함께할 수 있는 이웃을 떠올려주시는 지경숙, 이춘섭님, 자신의 것을 하면서

이웃의 것도 생각하여 나눠주시는 한사랑 교회 성도님들,

이웃과 인정을 나누는 일에 항상 함께해주시는 함께하는 우리 교회 목사님, 고맙습니다.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참 귀합니다.

귀한 마음 많은 이웃분과 나누면 좋겠습니다.

공항동 곳곳을 더 많이 발로 뛰고 싶습니다.

인사하고 물으며 귀한 주민들의 마음을 연결해드리고 싶습니다.

 

 

공항동 김장잔치 | 주민의 일로

1113(), 지경숙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한사랑 교회에서 김장하면서

주시기로 한 배추 50포기 분량의 김장김치 양념도 만들어주셨다는 연락이었습니다.

 

김장김치 양념이 상하기 전에 빨리 김장하자고 제안해주셨습니다.

함께하기로 한 이춘섭님과도 일정을 조율했으니

함께하는 우리 교회 도서관 장소 사용만 확인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주민의 것으로 주민의 일로 잔치를 진행하다 보니

사회사업가는 필요한 부분을 거드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묻고 의논하다 보니 김장 재료부터 장소까지 구해지고 함께하실 분들이 생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회사업가는 마을의 생태를 살피고 이웃 관계를 잘 주선했는지 돌아봅니다.

재료부터 함께할 수 있는 분들까지 모두 당사자분들이 스스로 떠올리고 찾아 묻고 부탁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사회사업가의 것이 아닌,

지역 주민의 것으로 지역 주민의 일을 이룰 수 있도록 잘 돕고 싶습니다.

 

1118() 공항동 김장잔치, 잘 돕고 싶습니다.

그 과정을 잘 이끌어주시는 지경숙, 이춘섭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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