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 설날 잔치 감사2 | 시집을 나누는 이웃 관계

(글쓴이 : 정민영 사회복지사)

 

지난 설날 잔치 이후 오랜만에 허은숙 님을 만났습니다.

허은숙 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이전이랑 똑같이 지내고 있어요. 주원이 중학교 입학 준비하고 잠깐 일할 때 빼고는 거의 아이들이랑 집에만 있어요.”

 

1) 감사는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의 마땅하고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는 감사로써 완성됩니다. 감사를 잘해야 지속할 수 있습니다. 복지요결감사

 

엽서로 전하는 감사 인사

 

설날 잔치 때 찍은 사진을 인화한 엽서에 편지를 써서 허은숙 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허은숙 님 제가 설날 잔치 때 찍은 사진을 엽서로 만들었습니다. 뒤에는 제가 편지를 썼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이렇게 사진으로 엽서를 만들어 주실 줄은 몰랐어요.”

허은숙 님과 함께 엽서에 있는 사진을 보면서 떡국 잔치를 회상했습니다.

 

복지관에 떡국 떡이 들어왔다며 함께 떡국 끓여서 이웃에게 전하자고 제안 드렸을 때 어떠셨어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저도 여기 아는 사람 많이 없고 선생님이 나이 비슷한 분을 소개해 주신다고 하니까 했던 것 같아요.”

허은숙 님이 직접 잔치해보시니 어떠셨어요?”

어려운 거는 없었어요. 떡국 끓이는 거는 괜찮았는데 맛이 있을까 걱정을 했어요. 처음 만나는 분에게 대접하다 보니 맛이 없을까 봐 계속 걱정을 했어요.”

잔치 이후로 김경옥 님과 만나신 적은 있으세요?”

아니요. 따로 본 적은 없어요. 설날 지나고 선생님이 같이 만나자고 하셔서 언제 연락을 하시나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올해 설날 잔치 외에도 복날 잔치, 추석 잔치, 김장 잔치 등 다양한 잔치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때 기회가 된다면 또 참여할 수 있으실까요?”

. 그때 가서 상황 보고 가능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떡국 통에 애호박전을 담아 오신 김경옥 님

 

허은숙 님께 설날 잔치 감사 인사를 전하고 나니 김경옥 님이 양손 무겁게 짐을 가지고 도착하셨습니다. 

김경옥 님께도 엽서를 전했습니다.

선생님이 설날 지나고 연락 주신다고 했는데 연락이 빨리 안 와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연락 주셨을 때 좋았어요.”

허은숙 님처럼 김경옥 님 역시도 만나자는 연락을 계속 기다리고 계셨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받은 떡국 맛있게 잘 먹었어요. 오는게 있으면 가는게 있잖아요.

빈통으로 돌려드릴 수 없어서 떡국 담아주신 통에 제가 애호박전 만들어 왔어요. 

이거는 저희 친정어머니가 보내주신 집 된장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김경옥 님이 직접 만들어오신 애호박전을 보자마자 감탄했습니다.

애호박전을 그냥 달걀 물에 묻혀서 부치신 게 아니네요. 가운데에 뭐가 들어간 것 같아요.”

맞아요. 떡갈비를 다져서 애호박전 가운데에 넣었어요.”

정말 맛있게 보여요. 만드는 법 좀 알려주세요. 제가 자취를 하는데 저도 이번 주 주말에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어요.”

김경옥 님께서 자세하게 만드는 법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보다 요리를 훨씬 잘하시네요. 저는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떡국도 맛이 없을까 봐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저 떡국 맛있게 잘 먹었어요. 괜한 걱정을 하셨네요. 아 그리고 이 애호박전 간장소스 만들어 찍어 드세요. 간장을 찍어 먹어야 간도 맞고 더 맛있어요.”

김경옥 님이 애호박전의 양념까지도 꼼꼼하게 챙기셨습니다.

 

양도 정말 많아요. 언제 이거를 다 만드셨어요?”

어젯밤에 만들었어요. 어제 언니 집에 갔었어요. 언니가 자고 가라고 했는데 이거 만들려고 늦게 집에 왔어요.”

김경옥 님의 마음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키운다고 하셔서 이것도 가져왔어요. 고양이한테 주세요.”

허은숙 님이 고양이를 키운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고 고양이 영양제까지 챙겨오셨습니다.

김경옥 님이 허은숙 님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 화수분처럼 쏟아졌습니다.

김경옥 님이 허은숙 님을 위해 준비하신 선물
애호박전 통이 되어 돌아온 떡국 통

시집을 주고받는 허은숙 님과 김경옥 님

 

저번에 저한테 시집 주셨잖아요. 저도 교보문고 가서 시집 한 권을 샀어요. 시계라는 책이랑 이 책이랑 둘 중에서 고민을 하다가 이거를 샀어요.

제목이 ‘고마워요! 내사랑’인데 여기서 사랑은 가족, 친구, 연인도 포함되고 이웃도 될 수 있어요.

이웃이 될 수 있어서 이 책으로 골랐어요.”

 

김경옥 님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제목을 고르는 모습에서도 묻어납니다.

시집을 선물 받으신 허은숙 님의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그리고 저한테 그때 편지도 써주셔서 저도 편지를 썼어요."

"감사합니다. 집에 가서 읽어볼게요."

김경옥 님은 시집 뿐만 아니라 직접 쓴 편지도 허은숙 님에게 전하셨습니다.

 

학창 시절 교환일기를 썼던 이야기, 자녀 이야기 등 대화 주제가 다양합니다. 

김경옥 님, 허은숙 님 두 분 다 낯을 가리시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이야기도 꺼내며 나누십니다. 

 

“저 전화번호 알려주세요.”

허은숙 님이 먼저 휴대전화를 꺼내 김경옥 님께 전화번호를 물으셨습니다. 두 분이 연락처를 교환하셨습니다.

 

“나중에 저희 집에 초대할게요. 놀러 오세요.”

사실 놀랐습니다. 허은숙 님은 누군가 집에 방문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하셨는데 먼저 김경옥 님을 집으로 초대하셨을 때 관계가 움트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김경옥 님이 허은숙 님에게 선물한 시집 한 권


허은숙 님과 김경옥 님의 주민 모임

 

김경옥 님이 요리를 잘하시니 허은숙 님에게 요리를 알려드려도 좋을 것 같아요.”

좋아요. 저 집에서 빵도 만들어요. 전자레인지나 밥솥으로도 빵을 만들 수 있어요.”

허은숙 님은 캘리그라피 전문 자격증을 가지고 계시니까 김경옥 님에게 캘리그라피를 알려주실 수도 있네요. 두 분 다 재능이 많으시니 서로의 재능을 공유하고 배우면 좋겠네요. 올해부터 복지관에서 이웃 동아리 사업도 하잖아요. 두 분이 동아리를 만드실 수도 있고요.”

안 그래도 선생님이 지난번에 말해서 말해주셔서 생각은 해봤어요. 저는 한 가지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서로 배울 수 있는 동아리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김경옥 님과 허은숙 님이 이웃 동아리를 만들기로 하셨습니다. 

설날 잔치를 구실로 두 분의 관계가 움트게 되었고 이웃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분의 이웃 동아리 활동을 잘 거들겠습니다

 

김경옥 님과 허은숙 님

"올해 두 분의 동아리 활동이 정말 기대가 되네요."

"저도 재밌을 것 같아요. 선생님이 이렇게 저희를 연결해주신 덕분에 동아리도 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이웃을 소개시켜서 주셔서 감사해요."

 

 

 

 

지난 설잔치 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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