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로] 바둑으로 남녀노소 하나 되었던 제1회 ‘우리동네 바둑대회’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24. 9. 25. 22:44
글쓴이 : 방소희 사회복지사
지난 9월 20일(금)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제1회 우리동네 바둑대회를 진행했습니다. 대표 경기로 진행된 바둑, 번외 경기로 진행된 오목 및 장기 총 3가지 종목에 23명의 선수가 출전하여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고 이웃과 어울리고 교류하는 화합의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각 종목 출전 선수 외에도 많은 지역 주민분들께서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참석해주셨습니다.
“바둑대회에서 3등을 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대회가 더욱 활성화 되길 기원합니다. 화이팅!”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이 행복한 것임을 알았습니다.”
바둑대회에 참여한 주민분들께서 전해주신 소감입니다. 글에서 전해지는 것처럼 모두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을 만큼 대회의 열기는 참 다정하고 따뜻했습니다. 이번 바둑대회를 진행하게 된 배경과 준비하며 있었던 여러 이야기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바둑모임 회원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지역에 펼칠 방법 고민하기
우리 복지관에는 바둑에 관심있는 주민분들께서 매주 모여 함께 어울리는 바둑모임이 있습니다. 다양한 급수의 모임 회원분들께서 바둑알을 맞대며 일상에 즐거움을 더해가고 계십니다. 바둑모임 회원분들의 강점을 꼽으라면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제일가는 강점은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는 점입니다. 모임에 참여하시며 공통의 취미를 함께할 이웃이 있다는 즐거움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싶은 마음을 늘 갖고 계십니다. 회원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방화동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사회복지사로서 어떤 것을 거들어드리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모임 회원분들과 함께 바둑대회를 개최해보면 어떨지 제안드렸습니다.
“여러분! 저희 바둑대회 해보면 어떨까요? 분명 우리 동네에도 바둑에 관심있는 분들이 꽤 많으실텐데, 바둑대회를 개최하면 그런 분들과 재밌게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모임 홍보도 되서 신규 회원분들도 모집할 수 있고요.”
“바둑은 급수도 다양하고, 규칙도 잘 생각해서 해야 하는데 괜찮겠어요? 사람이 많이 모일지 걱정이에요. 잘 되면 너무 즐겁고 재밌을 것 같네요.”
회원분들께서 이런저런 걱정되는 상황들을 말씀해주시면서도 바둑대회가 잘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바둑대회 준비를 위해 담당 사회복지사는 참가 선수 모집을 적극적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회원분들께서는 모집된 선수의 급수를 바탕으로 대진표를 구성하고, 대회 전반에 필요한 규칙과 경기방식을 계획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공정한 경기 진행을 위해 모임 대표로 조상효 님께서 심판도 봐주기로 하셨습니다.
대국의 열기로 가득했던 우리동네 바둑대회 현장!
대망의 제1회 우리동네 바둑대회 당일입니다.
바둑 종목에 선수 15명, 장기 종목에 선수 4명, 오목 종목에 선수 4명 총 23명의 선수가 최종적으로 대회 접수를 마치고 토너먼트 형식으로 대국을 펼쳤습니다. 바둑의 경우 비슷한 급수와 겨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사전 접수받은 급수를 기준으로 3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예선전 대국 상대는 공정하고 투명한 경기 진행을 위해 추첨 프로그램을 활용했습니다. 맞붙을 상대 선수가 스크린에 게재될 때 마다 선수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약간의 긴장이 감돌았습니다.
예선을 마치고 본선, 3위 결정전, 결선에 진출할 때 마다 다음 경기 진출권을 전달하며 경합을 겨뤘습니다. 바둑돌 두는 소리가 울려퍼진 2시간 남짓의 대국을 마친 결과, 1등은 박후균·최혜옥·홍영하(바둑 부문), 정윤석(장기 부문), 전민호(오목 부문) 선수가, 2등은 최경식·박경복·이정운(바둑 부문) 선수가, 3등은 도남호·김규현·박준환(바둑 부문) 선수가 차지했습니다.
시상식에서는 상장과 푸짐한 시상품을 전달하며 수상 선수를 축하했습니다. 우승하지 못했지만 대국에 참여하여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선수들께도 참가 선물을 전달하며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주민들을 비롯한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하여
이번 바둑대회가 주민분들께서 일상의 즐거움과 행복을 더해가는 뜻깊은 의미가 있었던 것처럼, 담당 사회복지사인 저에게도 깊은 울림과 성찰이 있었습니다.
“선한 마음을 보태주신 방화동 내 지역주민분들, 유관기관에 감사합니다.”
바둑대회 대진표를 구성하며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했습니다. 바둑대회인 만큼 예선, 본선, 결선 형식으로 대회를 진행하려면 사전에 접수한 선수들이 한꺼번에 예선전을 치룰 만큼의 바둑판과 돌이 필요한데, 바둑모임에서 갖고 있는 물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부족한 바둑판을 마련하기 위해 방화11단지아파트 경로당 김석립 회장님, 오명근 님, 최경식 님, 방화2종합사회복지관, 방화6종합사회복지관,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김은희 부장님께서 바둑판을 기꺼이 대여해주셨습니다. 선뜻 당신의 소중한 물품을 내어주시는 것이 부담스러우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역 안에서 주민분들과 의미있게 즐거운 일들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마음에 힘을 보태어 주시기 위해 함께 해주셨습니다.
“고민과 어려움을 나누며 동행할 수 있는 주민과 동료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지역주민분들과 여러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아 바둑판을 마련했지만, 제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고민은 바로 ‘대회 당일 참가 선수 인원에 차이가 생겨 대진표를 다시 짜야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였습니다. 머릿속으로 여러 해결책을 생각해봤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바둑모임 회원분들과 나눴습니다. 회원분들께서도 제 마음을 알아주시며, 당일에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대진표 구성을 도와줄테니 너무 걱정말라며 다독여주셨습니다.
바둑대회를 준비하다보니 상품, 대회 물품, 바둑판 배열 등 여러 모로 챙겨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대회는 다가오는데 준비된 것이 없다고 느끼는 막막한 순간에 곁에있기 부서 동료들이 제 일처럼 발벗고 나서서 도와준 덕분에 바둑대회를 잘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처럼 이번 바둑대회는 지역사회 곳곳의 선한 마음을 갖고 계신 주민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성황리에 진행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마음껏 느낄 수 있게 해주신 바둑모임 회원분들을 비롯한 주민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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