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4동 수육 잔치 이야기
- 하는 일/실천 이야기
- 2018. 12. 2. 18:45
1104동 수육 잔치 이야기
수육 고기 사기
4동 뽀롱이 할머니, 유득례 할머니께 수육 잔치 제안했습니다.
수육 잔치 하루 전 날에 할머니와 함께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할머니께서 보해마트 정육점 고기가 좋다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이틀 전에 보해마트 정육점에 인사드리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에 할머니를 뵈었을 때
제가 고기 볼 줄을 모르고 정육점도 모르니
같이 가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오늘 일도 나갔다가 병원 다녀오니 피곤해서 잠시 잠들었어.
깨어나니 수육 잔치가 생각나는거야. 그래서 바로 전화했지."
할머니와 천천히 걸어 보해마트로 갔습니다.
빨간 예쁜 옷에 화장까지 하신 모습이 아름다우셨습니다.
할머니께서 당당하게 사장님께 인사했습니다.
사장님께서도 할머니를 알고 계셨습니다.
"수육 할건데 좋은 고기 내어 주세요.
여기 사장이 바뀌면서 고기 맛이 좋아졌어요.
동네 장사이니 돈을 조금 더 받더라도 좋은 고기를 써야 해요."
할머니께서 고기 살피고 중량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결제하고 짐만 들었습니다.
고기는 유득례 할머니 옆 집 구효순 할머니 댁에 바로 갔다 놓으셨습니다.
"내일 내가 와서 요리할테니까 건들지 말고 여기에 가만히 냅둬요."
구효순 할머니.
지난 번 추석 잔치 때 전부치기 함께 하셨습니다.
매일 1층에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인사하시는 분인데
당신 집에서 추석 잔치 하시니 볼 때마다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감사 인사 드릴 때 다음에 또 하자고
3만원을 내어 놓으시기도 했습니다.
이웃과 함께하는 수육 잔치
약속한 11시가 조금 넘어 할머니 댁에 방문했습니다.
유득례 할머니께서 불편한 표정으로 음식을 준비하며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9호한테 고기 건들지 말라고 했는데 요양보호사 불러서 요리를 다 해놨어.
소주도 좀 넣고 된장도 넣어야 하는데 다 안넣었대."
당신께서 장을 보셨고 생각대로 조리하려 했는데
이미 다 되어 있으니 마음이 상하신 겁니다.
9호 구효순 할머니는 멋쩍게 웃으셨습니다.
"할머니, 괜찮아요. 다함께 나눠먹는게 더 좋아요.
새우젓은 직접 하신 거에요? 맛있어요."
많은 이웃을 초대했는데 초대한 사람이 다 못오셨다고 합니다.
"사람이 초대를 했는데 이렇게 안오면 안돼."
초대한 이웃은 오가며 만나고 직접 찾아가서도 초대하셨습니다.
핸드폰 사용이 서투르셔서 전화번호 등록도 안되신 듯 했습니다.
"할머니 괜찮아요. 우리끼리 맛있게 먹어요."
2층 할머니, 3층 할머니와 인사했습니다.
두 분은 서로 얼굴은 아는데 인사는 하지 않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오늘 이렇게 만나 얼굴과 말을 트셨습니다.
"2층은 내가 찾아가서 불렀어.
내가 보일러를 안 때니 바로 윗층이 손해일거야.
미안해서 이번에 찾아갔지."
평소 초대하고 싶은 이웃과 함께 하신 겁니다.
두 분은 공항동 성당에 다니셨습니다.
11단지는 공항동 성당 구역이라 모두 여기로 다닌다고 하셨습니다.
이사온지 8년 정도 되었는데
옆 집 사람과도 인사 나누기도 어렵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젊은 사람이 사는데 만나기도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에 2층 3층 할머니를 따로 찾아뵙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2,3층 다른 이웃도 만나 가볍게 차 한잔 하는 모임도 해보고 싶습니다.
배불리 수육을 먹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시는 구효순 할머니께서 먼저 흥겹게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유득례 할머니께서 젓가락으로 장단을 맞추셨습니다.
다른 분들은 박수하셨습니다.
저도 노래 한 곡 뽑았습니다.
출장이 있어서 인사 드리고 먼저 나왔습니다.
할머니 다섯 분이 더 담소 나누셨을 겁니다.
수육 잔치가 좋은 이웃을 만나는 구실입니다.
모르는 분도 알게 되고 가까운 분과 정이 더 깊어졌습니다.
글쓴이 : 권대익
주민만나기 / 생활복지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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